선관위 디도스·창원터널 공사, “작전세력 있었다?”
[리뷰] SBS ‘그것이 알고 싶다’, 디도스 사건의 비밀 편 방송… 2011년 김해을 보궐선거와도 연결고리
지난 11일 SBS ‘그것이 알고 싶다(그알)’에서 방송된 선거 2부작 시리즈 중 1편 “작전; 설계된 게임 - ‘디도스 사건’의 비밀”에선, 2011년 10월26일 서울시장 보궐선거와 6개월 전 김해을 보궐선거가 연결돼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2011년 박원순 민주당 후보와 나경원 한나라당 후보의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가 해킹당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이에 박 후보를 지지하는 젊은 유권자들의 투표를 막기 위한 한나라당 등 윗선의 개입이 있었을 거라는 의혹이 쏟아졌고 결국 ‘디도스 특검팀’까지 꾸려졌다.
그러나 90일 간 20억 원을 들여 100명이 넘는 인력이 동원된 특검은 결국 윗선의 존재를 부정하고, 최구식 전 한나라당 의원의 수행비서관인 공현민씨의 우발적인 단독 범행이었다고 결론 내렸다.
박태석 선관위 디도스 사건 특별검사는 “한나라당 국회의원 비서 등 정치인이나 단체 등 제3자 개입 의혹에 대하여는 최구식 전 국회의원 개입 의혹, 나경원 전 의원 보좌관 등 기타 정치인들의 개입 의혹은 무혐의 내사 종결했다”고 밝혔다.
11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 |
‘그알’은 “당시에 제기된 가장 큰 의혹은 배후에 관한 것이었다. 박희태 전 국회의장의 보좌관이었던 김아무개씨가 최구식 의원에게 공현민씨를 비서로 소개해 줬고, 공씨는 불법 도박 사이트를 운영하던 강아무개 대표에게 범행을 지시해 강 대표가 디도스 공격을 실행했다”며 “보좌관 김씨의 공모 혐의는 무죄로 판결이 났고, 최구식 의원과 박희태 의장은 개입 증거를 찾지 못해 ‘관련 없음’으로 결론, 결국 공씨와 강 대표 두 사람만 남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명 ‘진주팀’이라고 불렸던 선관위 디도스 해커들은 공씨의 지시를 받고 손쉽게 선관위 홈페이지에서 투표소 검색을 불가능하게 만들었다.
투표 당일 디도스 공격으로 투표소 검색이 안 됐다는 것은, 선거 정보를 잘 아는 누군가가 설계한 은밀한 시나리오일 수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평일에 치러진 서울시장 보궐선거 투표소 2206곳 중 무려 305곳의 투표소가 바뀌었다.
‘그알’ 제작진에 따르면, 강 대표는 특검 수사를 받는 과정에서 친분이 있던 김성호 목사에게 “목사님 저는 이렇게 범죄를 저지를 때에도 아무 대가 없이 이용되었다. 그런데 구속돼서부터 특검을 받기까지와 지금도 계속 정치적으로 이용되고 있는 것인지요?”라는 자필 편지를 보냈다.
시사저널은 지난달 11일 “선관위 디도스 공격, 여당 수뇌부가 조직적으로 지시했다” 기사에서, 실제 선관위 디도스 공격을 실행한 ‘진주팀’ 외에 다른 팀이 존재했고, 디도스 공격 외에 다른 해커들의 해킹이 있었다고 보도했다.
조해수 시사저널 기자는 ‘그알’ 제작진과 인터뷰에서, 당시 한나라당으로부터 직접 의뢰받은 해커를 만나 확인한 얘기라고 설명했다.
조 기자는 “당시 선관위 디도스가 3~4팀 운영돼 정부·여당에서 조직적으로 했고, 그 목표 자체도 총선, 대선이었다”며 “박희태 전 국회의장으로부터 직접 지시받았고, 자기는 실제로 공격수로 뛴 건 아니고, 다른 공격수들은 다른 루트를 통해서 공격팀이 만들어졌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박희태 전 의장은 “국회의장이 어떻게 시장 선거에 개입하느냐. 난 디도스에 대해선 지금도 뭔지 모른다”며 “전혀 나는 관심도 없었을 뿐 아니라 전혀 문제 되는 것도 없다. 전혀 개입도 안 했다”고 부인했다.
11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 |
‘그알’은 또 선관위 디도스 사건이 발생하기 6개월 전 2011년 4월27일, 한나라당 김태호 후보와 국민참여당 이봉수 후보가 맞붙은 김해을 보궐선거에서도 누군가 의도를 가지고 선거를 방해했다는 의혹을 전했다.
당시 김해을 선거구는 경남 지역에서도 야당이 상대적으로 우세한 상황이었는데, 젊은 유권자들이 집중돼 있던 장유 신도시에 거주하던 사람들이 출·퇴근하던 창원터널 통행을 선거 당일 누군가가 의도적으로 방해한 정황이 포착됐다는 것이다.
‘그알’ 제작진은 “‘터널 디도스’의 배후를 폭로한 손인석씨는 전 새누리당 청년위원장으로, 그의 진술서에 따르면, 당시 한나라당 중앙당의 요청으로 자신이 김태호 후보 캠프 측에 1억 원을 전달했다”며 “이 돈이 이 젊은 직장인들의 투표 참여를 방해하기 위해 창원터널에서 허위 공사를 하는 데 쓰였다”고 밝혔다.
선거 당일 공사를 한 곳은 뜻밖에 경찰서였다.
창원중부경찰서 관계자는 “26일 날 (공사)하기로 하고 그 전날 우리가 교통에 협조 요청까지 해서 그날 하기로 했는데 비가 오니까 못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왜 선거 날 차선을 막고 공사를 했느냐’는 질문엔 “거기까지는 우리가 일하다 보니까 생각을 못 한 것”이라며 “오늘 비오니까 내일 한다, 이 생각만 한 거다. 그러니까 내가 바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선관위 디도스 공격을 실행한 강 대표가 김태호 선거캠프에도 연루돼 있었다는 주장도 나왔다.
김성호 목사는 “강 대표가 2011년 4월에 김해에 가서 김태호 선거캠프에서 공현민도 만났다고 했다”며 “(선관위 디도스 공격 사건) 그 이전부터 알고 있었다. 그리고 김태호 선거캠프에서 뭔가 했다”는 강 대표 가족의 말을 전했다.
박원순 시장은 이른바 ‘선거 디도스’ 사건의 풀리지 않은 의혹에 대해 “사실 내가 피해자는 아니고 더 큰 피해자는 국민이라고 생각한다”며 “국민의 투표권과 주권 행사를 방해한 행위이므로 지금이라도 제대로 수사해야 한다. 정치권에서도 심각하게 다뤄야지 이런 게 그냥 지나가면 더 큰 선거 조작 있을 수 있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강성원 기자 sejouri@media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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