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 "무장 군인, 괴한도 못 막은 이재명... 정치 혼란 끝냈다"
외신 "무장 군인, 괴한도 못 막은 이재명... 정치 혼란 끝냈다"
'이재명 당선'긴급 타전... "국가 통합 과제... 생존본능 발휘해야"
제21대 대통령 선거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 당선이 확실시되자, 주요 외신이 일제히 긴급 뉴스로 보도하며, 한국의 정치적 혼란이 마침표를 찍었다고 전했다.
AP통신은 3일(현지시각) "이재명의 승리는, 탄핵당하고 물러난 보수 지도자 윤석열 전 대통령의 짧지만, 충격적인 계엄 선포로 촉발된 수 개월간의 정치적 혼란을 끝낼 것"이라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소년공 출신에서 성공한 정치인의 감동적인 서사로 유명한 이재명은, 한국 보수 기득권층에 대한 신랄한 비판, 그리고 더욱 적극적인 외교 정책을 구축해야 한다는 주장으로 인기를 끌었다"라며 "이런 수사적 발언 덕분에 전면적인 개혁을 추진하고 한국의 뿌리 깊은 경제적 불평등과 부패를 바로 잡을 인물이라는 이미지를 얻었다"라고 소개했다.
AFP통신도 "가난에서 성공으로 이어지는 이재명의 개인사는, 수많은 한국 정치 엘리트들과는 확연히 다른 배경을 보여준다"라며 "소송과 스캔들, 무장 군인, 흉기를 든 괴한조차도 그가 소년공에서 대통령직 문턱까지 올라서는 것을 막지 못했다"라고 강조했다.
영국 BBC방송은 "한국이 계엄 선포 이후 혼돈의 6개월 끝에 대선을 치렀다"라며 "국가를 통합하고 국민에게 민주주의에 대한 확신을 심어주는 것이 새 대통령의 중대 과제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또한 "이재명은 계속되는 사법 리스크로 대선 출마가 좌절될 위기에 처했으나, 헌법적 위기로 모든 것이 바뀌었다"라며 "윤 전 대통령이 계엄을 선포하려다가 실패한 사건이 발생했고, 이를 계기로 이재명이 대통령에 오르는 길이 열렸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재명은 가난한 가정 환경 탓에 한국 상류층의 비웃음을 샀지만, 밑바닥부터 정치 경력을 쌓아 올린 덕분에 노동 계층 유권자와 정치 엘리트에 소외감을 느끼는 사람들의 지지를 얻었다"라고 분석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도 "이재명이 윤 전 대통령의 계엄령에 따른 대중의 '분노의 물결'을 타고 대선에서 승리했다"라며 "한국 유권자 일각에서는 윤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치러진 이번 대선을 건전한 민주주의의 증거로 보고 있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재명은 깊은 상처를 입은 국가를 물려받게 됐다"라며 "한국을 정치적 혼란에서 구해내기 위해 뛰어난 생존 본능을 발휘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과 일본, 중국까지 다 잡겠다는 이재명 '실용외교'

외신은 이재명의 외교 정책에 주목했다.
AP통신은 "이재명의 대통령 당선이 한국의 외교 정책에 중대하고 즉각적인 변화를 가져올지는 불확실하다"라며 "그는 과거에 미국과 일본을 등지고 중국과 북한에 더 가깝다는 비난을 받아왔지만, 한국의 외교 정책의 근간은 미국과의 동맹이라고 거듭 강조했다"라고 전했다.
또한 "이재명은 북한과 더 나은 관계를 만들겠다고 말하면서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정상회담이 가까운 시일 내에 성사되기는 매우 어려울 것이라고 인정했다"라며 "이는 이재명이 북한과의 관계 개선을 위해 과감한 행동은 하지 않을 것임을 의미한다"라고 분석했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이재명은 균형 잡힌 실용 외교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라며 "국가 안보를 기반으로 한미 동맹을 유지하면서도, 경색된 중국, 북한과의 관계를 개선하겠다고 약속했다"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끊임없는 압박에 대응하는 것이 한국의 시급한 외교적 과제라면서, 이재명이 "필요하다면 트럼프 다리 밑으로 기어가서라도 협상하겠다"라고 말한 것을 전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재명은 미국과 중국 간 균형 외교를 원한다"라며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 견제 정책을 복잡하게 만들 가능성이 있다"라고 전망했다.
이어 "이재명은 한미동맹 강화, 일본과의 협력, 북한 인권 문제 제기 등 윤석열 정권의 외교 정책 기조를 일부 계승하겠다고 공약했지만, 한미 관계가 중국 및 러시아와의 관계를 배제하기를 원하지 않는다"라고 보도했다.
<가디언>은 "이재명은 급진적 개혁가라는 평가에도 불구하고, 외교 정책에서는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였다"라며 "실용주의를 앞세워 한미 동맹을 지지하고, 한미일 파트너십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라고 전했다.
일 언론 "한일 관계 전망하기 어려워" 긴장

일본 언론은 일본과의 관계 개선에 적극적이었던 윤 전 대통령이 물러나고, 이재명의 외교 정책이 한일 관계에 미칠 영향에 촉각을 세웠다.
교도통신은 "이재명이 윤석열 정부의 대일 정책을 '굴욕외교'라고 비판했으나, 이번 선거에서는 일본이 중요한 협력 파트너라고 강조했다"라며 "한일 협력에 의욕을 보이고 있지만, 지지 기반은 일본에 엄격한 입장이어서 양국 관계를 전망하기 어렵다"라고 평가했다.
NHK방송은 "일본 정부는 이재명 정권과도 안정적인 한일 관계를 구축하고 싶은 생각이지만, 그가 과거 일본에 엄격한 발언을 거듭했기 때문에, 외교 노선을 신중하게 파악하면서 대응해 나갈 방침"이라고 보도했다.
또한 "이재명이 대선에서 한미일 협력을 강조해 왔기에, 일본 정부 내에서는 동아시아의 안보 환경을 냉정하게 고려할 때, (이재명 정권이) 현재의 한일 관계를 급격히 바꾸지는 않을 것이라는 견해가 있다"라고 전했다.
일본 외무성 관계자는 "한국 내 여론조사나 분위기를 봤을 때, 이재명의 당선은 어느 정도 예상된 결과였기에 겸허히 받아들이고 있다"라면서 "그가 어떤 자세로 한일 관계에 나설지 주목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한일 간 협력은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기 때문에, 한국의 새로운 대통령과도 관계 개선의 흐름이 계속되기를 기대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