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실이 무덤 같다... 컴퓨터 없어 결재도 못 해"
이재명 "대통령실이 무덤 같다... 컴퓨터 없어 결재도 못 해"
[현장] 이재명 대통령의 첫 브리핑... 총리·비서실장 등 인선 발표
"꼭 무덤 같습니다."
4일 오후 2시. 오전에 국회에서 취임 선서와 주요 정당 대표 오찬을 마친 이재명 대통령이 용산 대통령실에서 첫 브리핑을 가졌다.
비상계엄 이후 굳게 닫혔던 대브리핑실의 문도 6개월 만에 처음 열렸고, 첫 브리핑인 만큼 기자들이 자리를 꽉 메웠다.
김민석 국무총리 내정자를 비롯한 5명의 새 인사들을 발표하기에 앞서, 이 대통령은 "언론인 여러분 낯이 익숙한 분들도 꽤 많다"며, 어색한 분위기를 누그러뜨리려 했다.
그러나 이내 이 대통령의 입에서는 뜻밖의 불만이 터져 나왔다.
"지금 용산 사무실로 왔는데 꼭 무덤 같습니다. 아무도 없어요. 필기도구 제공해 줄 직원도 없군요. 컴퓨터도 없고 프린터도 없고, 황당무계합니다."
처음 대통령실에 출근한 새 대통령실이 일할 수 있는 환경이 아니라는 것이다. 전임 대통령실 직원들이 책 잡힐 것을 우려해 모든 '증거'를 없애버린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이어 "그래도 다행히 준비된 게 있어서 인선을 발표하겠다"며, 내정자 인물 소개와 내정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나 이 대통령의 한숨은 발표가 끝난 후 기자들과의 일문일답에서 다시 터져 나왔다.
"손으로 써서 지장 찍어야 할지... 그런데 인주도 없다"
이재명 정부 대통령실의 직제 개편 방안을 묻는 질문에, 이 대통령은 "이것저것 고려할 게 많아서 시간이 조금 걸리지 않을까 싶다"더니 "행정에 연속성이 필요한데, 소개작전을 시행한, 뭐라 그럴까 전쟁지역 같아서 아무 것도 없고, 완전히 새롭게 해야 할 상황"이라고 볼멘소리를 했다.
그러면서 "서명을 해서 결재를 해야 하는데 결재할 시스템이 없다. 손으로 써서 지장을 찍어야 할지, 그런데 인주도 없다"며, 강훈식 비서실장에게 "급한대로 시행하라"고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또 "직업 공무원들을 (소속 부서로) 전원 복귀시켜 버린 모양인데, 원대복귀를 명령해서 전원 제자리하도록 하라"고도 지시했다. '필기도구 제공해 줄 직원도 없는' 이유가 있었던 것이다.
윤석열 정부의 대통령실 직원들은 전날 대통령 선거 직후, 신원식 국가안보실장과 윤재순 총무비서관, 그리고 이들을 보좌하는 실무 직원 등 인수인계를 위한 최소한의 인력을 제외하고 대통령실을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