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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참담한 일이...

道雨 2010. 3. 4. 11:50

 

 

 

                                        아가야, 할 말이 없구나

 

- 엄마, 아빠 인터넷 게임 중독으로, 태어난 지 석 달 된 딸 굶어죽어

- 아이 혼자 안방에 두고, 부부가 함께 하루 6~12시간 PC방 살이

 
엄마는 오지 않았다. 너무도 배가 고파 목이 터져라 울었지만 아빠도 나타나지 않았다. 어느 날은 6시간, 또 어떤 날은 12시간을 꼬박 굶었다. 그러나 비정한 부모는 생후 3개월 된 딸을 외면했다. 굶주림에 지치고 지친 아기는 서서히 말라가다가 결국 목숨을 잃었다.

 

한 부부가 인터넷 게임에 중독돼 자신들의 갓난아기를 돌보지 않다가 결국 아기를 굶어죽게 만든 사건이 일어났다.

 

2008년 인터넷 채팅을 통해 만나 결혼한 남편 김아무개(41)씨와 부인 김아무개(25)씨 부부는, 지난해 6월2일 경기도 양주에서 딸을 얻었다. 아기는 함께 사는 외할머니와 외할아버지의 보살핌까지 받으며 예쁘게 자랐다.

그러나 이 아기의 행복은 지난해 9월 초 경기도 수원으로 이사를 하면서 부서졌다. 엄마와 아빠가 모두 인터넷게임에 중독돼 아기를 돌보지 않은 것이다. 이들 부부는 하루에 최소 6시간에서 12시간까지 피시방에서 살았다.

 

김씨 부부는 아기를 혼자 안방에 놔둔 채 거의 매일 밤 인근의 피시방으로 향했다. 엄마젖도 우유도 충분히 먹지 못한 아기는 밤새 배를 곯았다. 아기들은 보통 하루에 10번 이상 젖을 먹어야 하지만, 이 아기는 하루에 두세번도 젖 구경을 하기 어려웠다.

아기의 몸이 이렇게 돼도 김씨 부부의 피시방 방문은 계속됐고, 아기는 결국 지난해 9월24일 밤 굶주림을 이기지 못하고 숨졌다. 이튿날 아침 피시방에서 돌아온 김씨 부부는 겁에 질려 이를 경찰에 신고했다.

 

당시 김씨는 “아침에 아기가 일어나지 않아 확인해보니 죽어 있었다”고 경찰에서 진술했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들은 숨진 아기가 ‘미라’처럼 말라 있었던 점을 의심해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부검을 의뢰했다.

한달 뒤 나온 부검 결과는 ‘장시간 음식물을 섭취하지 못해 아사(굶어죽음)한 것으로 보인다’는 내용이었다.

 

경찰은 즉시 김씨 부부의 체포에 나섰지만, 아기가 숨진 지 이틀만에 장례를 치른 이 부부는 이미 잠적한 상태였다. 경찰은 이들을 추적해 5개월만인 지난 2일 붙잡혔다. 처가 등에서 숨어지내다 붙잡힌 이들은 경찰 조사에서 “죄책감 때문에 지난 5개월 동안 피시방에 가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경기도 수원서부경찰서는 3일 유기치사 혐의로 김씨 부부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사건을 담당한 한상윤 수원서부서 강력팀장은 “숨진 아기의 모습이 마치 굶주림에 시달리는 가난한 나라 아이같았다”고 말했다.

 

<수원/김기성 기자 player009@hani.co.kr >

 

 

 

 

    신생아 굶겨 죽인 부부, 사이버 가상 딸엔 '지극정성'

 

[수원=CBS노컷뉴스 박슬기 기자]

인터넷 게임에 빠져 신생아 딸을 방치, 굶어 죽게 한 40대 부부가 매일 밤 PC방에서 즐긴 게임은 온라인 상에서 여자아이를 키우는 '롤플레잉(역할수행) 게임'인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결국 이들은 자신의 3개월 된 딸은 굶긴 대신 가상의 딸에게 더 집착, 양육에 신경써 온 것이다.

경찰에 따르면 신생아 딸을 굶어 죽게 한 혐의(유기치사)로 지난 3일 구속된 A(41) 씨 부부가 즐긴 게임은 '프리우스 온라인'으로 확인됐다.

 
 
이 게임은 레벨 10 이상이 되면 이용자가 기억을 잃어버린 '아니마'라는 소녀 캐릭터를 데리고 다니며 키울 수 있는 자격을 얻게 된다.

이후 게임 유저들은 아이템 샵 등을 통해 아니마 캐릭터에게 옷과 장신구를 사주거나 블로그에 육아일기까지 쓰면서 딸처럼 키우는 것으로 알려졌다.

A 씨 부부 또한 게임 레벨이 높아 아니마를 키울 수 있는 자격을 얻어 이 소녀 캐릭터를 양육하고 있었다.

경찰 관계자는 "인터넷 게임에서 캐릭터를 키우는데 빠져 내 자식을 굶어 죽게 했다는 게 도저히 이해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앞서 경기도 수원서부경찰서는 지난 3일 3개월된 딸을 혼자 집안에 둔 채 인근 PC방에서 장시간 게임을 즐기다 결국 굶어 죽게 한 A(41) 씨 부부를 유기치사 혐의로 구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