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 음악 관련

인생길(노래 : 양정원)

道雨 2013. 9. 2. 13:45

 

* 이 블로그의 배경음악 리스트에서 '인생길'을 반복으로 클릭하고 가사를 음미하면서 노래를 감상하시기 바랍니다.

 

 

 

 

                인생길

 

 

                                      노래 : 양 정 원

 

 

          인생은 멀고 먼 방랑길

          혼자서 가야만 하는 길

 

 

          기나긴 시간 속에 우린 아니라 하지만

          누구나 한번은 꼭 가야만 하는 길

 

 

          인생은 멀고 먼 하늘끝

          혼자서 보아야만 하는가

 

 

          멀고 긴 시간 속에 우린 아니라 하지만

          누구나 한번은 꼭 보고도 모르는 길

 

 

          우리들 누구나 한번은 가고도 모르는 길

          모두가 한번은 보고도 보고도 모르는 길

 

 

          인생은 함께 가는 사랑길

          혼자서 가기엔 외로워

 

 

          멀고 긴 세월 속에 우린 아니라 하지만

          한순간 돌아보니 혼자만 외로웠네

 

 

 

* 2010년제천국제음악영화제 심사위원 특별상을 수상한 음악영화 [어이그 저 귓것]의 주제곡인 <인생길>이다.

 

** 제주섬 유수암리의 작은 점빵(구멍가게)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네 남자의 소박한 일상과 음악을 향한 뜨거운 열정을 그린 영화 <어이그 저 귓것>의 메인 테마곡인 <인생길>이다.

<어이그 저 귓것>의 엔딩 크레딧을 장식하는 <인생길>은, 영화 속 주연배우이자 <삼춘>,<비야 비야 오지 마라>라는 수많은 히트곡을 탄생시킨 가수 양정원의 1집 앨범(삶, 그리고 사랑의 노래)에 담긴 곡으로, 아름다운 기타 선율과 인생을 ‘누구나 한번은 꼭 가야만 하는 외로운 방랑길’에 비유한 가사로, 많은 이들의 공감을 자아내며 제주에서는 큰 인기를 끌었던 곡이기도 하다. 

 

***  가수를 꿈꾸는 철 없는 사내 ‘뽕똘’과 댄서가 되고 싶은 소심한 남자 ‘댄서 김’ 이, 아픈 몸을 이끌고 고향에 내려온 가수 ‘용필’에게 노래를 배우기까지의 유쾌한 여정이, 잔잔한 기타 선율과 감미로운 멜로디와 함께 더해져 음악영화로서의 풍성한 매력을 보여준다.

또한 여기에 아무데서나 누워 자서 혼이 나는 귓것 하르방과 점빵 할망의 에피소드가 코믹한 웃음을 선사하며 유쾌한 재미를 더한다.

짙은 녹음 아래 펼쳐진 눈부시게 아름다운 제주의 풍광과 시간이 멈춘 듯한 제주 섬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희로애락이 잔잔한 포크음악과 함께 어우러진 영화 <어이그 저 귓것>은 노래를 통해 위안을 얻는 제주의 시간, 제주의 사람들을 삶을 보여주며, 바쁘고 치열한 우리 삶에 잠시나마 쉼과 위로의 시간을 선사해준다.

 

**** 제주 오멸 감독의 2009년작 '어이그 저 귓것'과 2010년작 '뽕돌'이 대중과 눈맞춤을 시작했다.

 제작비 800만원으로 만든 '어이그…'는 시도 때도 없이 점빵 할망한테 혼나는 최고령 귓것 하르방과 부푼 꿈을 안고 서울로 갔지만 아픈 몸으로 고향으로 다시 돌아온 가수 용필, 자식 기저귀까지 외상으로 달아놓는 철없는 아비 뽕똘, 뽕똘과 함께 기타를 배우러 용필을 쫓아다니는 소심한 성격의 댄서 김이 보여주는 제주의 삶은 느리고 더디지만 도시의 사람들은 결코 가질 수 없는 여백의 일상을 선사한다.

 

그보다 더 적은 500만원을 들여 만든 '뽕돌'은 영화감독을 꿈꾸는 제주사나이 뽕돌과, 어떻게든 배우가 되고 싶은 여행자 성필이 만나 영화를 만들기까지의 파란만장한 시간을 공유한다.

영화 속 영화로 이제는 사라져버린 전설의 물고기 돗돔과, 옛부터 전해 내려오는 산방산 바위굴의 여신산방덕의 슬픈 설화를 코믹하게 재현해 내는 등, 제주의 과거와 현재를 유쾌하고 독특한 유머로 그려내고 있다.

 

***** 제주의 아픈 과거, 제주4.3사건을 다룬 영화 '지슬'은 웃음과 슬픔을 동시에 전해주는 묘한 매력의 영화다. 60여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논쟁이 끊이지 않는 묵직한 과거사를 다뤘지만 뜻밖에 웃음이 터져나오는 순간이 꽤 많다.

 

'지슬'이 던지는 웃음의 8할은 '용필이 삼춘'에게서 나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제주말로 찰진 욕을 내뱉으며 어리바리한 경준을 구박하는 용필 역은 배우 양정원이 맡아 열연했다.

그는 '지슬'을 연출한 오멸 감독의 페르소나라 불린다. '지슬'에 출연하게 된 계기도 오멸 감독의 인연 때문이었다.

 

양정원은 "오멸 감독의 작품 '어이그 저 귓것', '뽕똘'에 주연으로 참여했다"며, "이번에 오멸 감독이 제주도의 아픔을 다룬 영화의 시나리오를 쓰면서 나와 많은 얘기를 나누다, 주민 역할로 출연하면 좋겠다고 해서 참여하게 됐다"고 밝혔다.

 

'지슬'이 전하는 제주4.3사건은 엄연한 역사적 비극이지만 그리 많은 이들에게 잘 알려진 사건은 아니다. 양정원은 제주4.3사건을 '좌우 이념에 의해, 국가권력에 의해 아무 영문도 모르는 사람들이 학살당한 사건'으로 설명했다. 이어 "60여년이 지났는데 아직도 희생자, 유족분들은 마음에 아픈 상처가 남아있다"고 말했다.

 

영화의 제목인 '지슬'은 감자를 이르는 제주도방언이다.

극중 토벌군인들을 피해 큰넓궤동굴로 피신한 마을 주민들은 감자를 나눠먹으며 도란도란 이야기꽃을 피운다. 무지막지한 군인의 칼에 피흘리며 죽어가던 노모는 떨리는 손으로 아들 내외를 위해 챙겨둔 감자를 끌어안는다. 주민을 잡아오지 않았다는 이유로 눈밭에 벌거벗고 벌을 선 일병을 위해 이병이 몰래 건넨 것도 감자였다.

영화 속 모든 인물들이 '감자'를 통해 희망을, 이웃 간의 정을, 슬픔을 나눈 것이다.

 

영화를 통해 간접적으로나마 4.3사건 당시의 제주민을 경험한 양정원은 지슬, 즉 감자를 '희망'이라 말했다. 그는 "감자를 하나 파올리면 하나만 나오는 게 아니다. 덩달아 줄기째 나온다"며, "우리의 희망도 하나만 툭 건져오는 게 아니고, 여러 사람들이 모다들어, 모두 모이면 그 희망이 대한민국의 큰 등불이 되지 않을까 한다"고 밝혔다.

 

 

****** 양씨는 1989년 해병대 전역 후 음악활동을 하다, 불의의 교통사고로 양손가락과 오른쪽 하지 등이 마비되는 장애인이 됐다. 이후 기타 하나에 의지한 채 제주어로 창작가요를 만들어 대중에게 전파해왔다.
지금까지 1집 ‘삶 그리고 사랑의 노래’, 2집 ‘제주인의 삶을 노래하다’, 3집 ‘고백’, 4집 ‘모다들엉’ 등 4장의 창작 음반을 냈다.

2011년에는 대한민국 장애인 예술대상 대중예술상(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