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교과서 국정화

‘좀비 교과서’에 매달리는 수구언론·교육부

道雨 2017. 3. 4. 10:19




‘좀비 교과서’에 매달리는 수구언론·교육부





전국 유일의 국정 역사교과서 연구학교로 지정된 경북 문명고 입학식이 파행 끝에 열리지 못했다. 연구학교 지정에 반발하는 학생과 학부모들이 반대 시위를 벌이자, 학교 쪽이 2일 입학식을 취소했다.

역사 교사들마저 국정교과서 사용을 거부해, 학교 쪽이 국정교과서를 학생들에게 나눠주지 못했다고 한다. 그런데도 학교 쪽은 “합법적 절차를 밟았다”며 강행 의사를 굽히지 않고 있다.


전국의 5500여 중·고교 가운데 단 한 곳만 신청한 데서도 확인되듯이, 국정 역사교과서는 이미 온 국민과 학생·학부모들로부터 버림받은 지 오래다.

그럼에도 다 죽은 ‘좀비 교과서’를 살려보겠다고 일부 수구언론이 나서고, 교육부가 끌려다니는 식의 피곤한 소모전이 계속되고 있다.

교육부는 연구학교 운영에 더해 국정교과서의 보조교재 배포도 강행하겠다며 밀어붙이고 있다. 문명고 갈등에 이어 앞으로 보조교재를 둘러싼 현장의 반발과 혼선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국정교과서로 빚어진 수년간의 혼선과 갈등, 예산낭비 책임을 이준식 장관뿐 아니라 영혼없는 교육부 관료들에게 반드시 물어 책임행정을 뿌리내리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문명고 학생과 학부모들이 국정교과서를 거부하는 것은 물론 편향성 등 교과서 자체의 문제 때문일 것이다. 학교운영위 내부 절차상의 문제에다, 학교 내신 공부는 국정교과서로 하고, 나중에 수능시험은 검정교과서로 치러야 하는 이중의 부담도 걱정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그럼에도 <조선일보>는 마치 전교조 등이 부추겨 학생·학부모가 반대에 나선 것처럼 사건의 본질을 왜곡하고 있다. 친박 시위대의 노골적인 테러 위협보다 연구학교 항의 시위를 더 크게 대서특필하는 것은 언론의 상식에서도 한참 벗어난다.

독립운동을 홀대하고 친일과 독재를 미화한 편향 교과서로 평가받은 국정교과서에 이 신문이 유독 집착하는 것은, 대법원에서 ‘친일행위자’로 공인된 사주 일가를 의식한 게 아니라면 이해하기 어렵다.


교육부는 ‘박근혜 교과서’에 44억원의 국민 세금을 이미 낭비한 것도 모자라, 다시 보조교재라는 명분으로 현장 무료배포를 강행하려 하고 있다.

예산낭비일 뿐 아니라 교육 현장에 다시 한번 ‘갈등 폭탄’을 내던지는 무책임한 짓이다. 즉각 중단해야 한다. 강행할 경우 빚어질 법적·경제적 책임을 이 장관이 각오해야 함은 물론이다.



[ 2017. 3. 4  한겨레 사설 ]



원문보기:
http://www.hani.co.kr/arti/opinion/editorial/785031.html?_fr=mt0#csidxcf6808b3819dd1f86be0425c8afe21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