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인 사찰 관련

동향보고서=미행 보고서? '청와대 흥신소', MBC '스트레이트' 탐사 보도

道雨 2018. 10. 15. 14:19




MBC '스트레이트' 탐사 보도


동향보고서=미행 보고서? '청와대 흥신소' 2부 충격 보도




14일(일) MBC '탐사기획 스트레이트'에서는 '청와대 흥신소' 2부가 전파를 탔다.


이날 MB 정권 당시 공직윤리지원관실에 제출된 한 공무원의 '동향 보고서'가 공개됐다. 40일 동안 한 공무원을 쫓아다니며 분(分) 단위로 기록해 만든 이 '동향 보고서'는 '미행 보고서'라고 불려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세세했다.



- 5월14일 저녁 7시50분 ○○동 1번지 유료주차장에 주차
- 10분 뒤 △△△ 식당에서 김치찌개에 소주 1병을 겸한 식사
- 대화 시 이□□가 김◎◎에게 존칭을 생략하는 경우가 많았음
- 식사 대금 1만7천 원은 김◎◎가 계산
- 19일 저녁 7시11분 이□□는 시큰둥한 표정으로 천천히 걸어가 김◎◎ 차에 승차
- 4분 뒤, ◇◇◇호텔에 도착해 지하 4층에 주차



이 공무원은 공직윤리지원관실로부터 한 공사 산하기관의 직원을 감찰하라는 지시를 받았다. MB 정권 인사가 넣은 취직 청탁을 거절한 직원이었다.

그런데 감찰을 지시받은 공무원이 5차례나 사찰을 했는데도 청탁을 거절한 직원의 약점을 잡아내지 못하자, 공직윤리비서관실은 감찰 책임자를 미행·사찰한 것이었다. "정권에 협조하지 않는다"는 게 이유였다. 이 공무원은 보고서가 작성된 다음 달 결국 사직서를 제출했다.


뿐만 아니라 공직윤리지원관실은 정치적 반대 세력의 약점을 찾기 위한 사찰도 시행했다. 공직윤리지원관실의 설립 목적을 살펴보면 '노무현 정권 코드 인사들의 음성적 저항으로 인해 VIP의 국정 수행에 차질'이라고 명시되어있다.


'청와대 흥신소'를 이명박 대통령이 직접 만들었다는 사실은, MB 정권 실세인 박영준 전 차관의 메모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그 메모에는 "대통령께서 그 분의 의지로 공직윤리 조직을 만드셨고, 지금까지 유용하게 활용하셨다."고 적혀있었다.


그런데 '청와대 흥신소'는 꼭 이명박 대통령 단 한 사람만을 위해 움직인 것은 아니었다. MB 정권 실세들의 민원 해결사 역할도 했다. 공직윤리지원관실을 이끌었던 이영호 청와대 고용노사비서관, MB의 집사 김백준 청와대 총무비서관 등이 지시·청탁하는 일이라면, '청와대 흥신소'에 파견된 공무원들은 팔을 걷고 나서야 했다. "현 정부에 대해 비판적인 인사들을 사찰해서 숨을 죽이고 입을 막고, 더 중요한 일은 소위 비선 실세들이 정부 각 부처, 산하 기관, 공기업에 이권 청탁해서 말 안 듣는 분자들을 또 사찰하고, 그게 더 중요한 업무"라는 게 MB 정권 핵심에 있던 한 인사의 증언이다.


올해 초 '청와대 흥신소'라 불리는 공직윤리지원관실의 불법 행위에 대한 검찰의 수사가 다시 시작됐다. '스트레이트'는 이번 수사를 통해 누가 어떻게 어디까지 개입되어있는지 명명백백히 밝혀져야 할 것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포기 없는 추적 저널리즘 MBC '탐사기획 스트레이트'는 매주 일요일 밤 11시 5분 방송된다.




iMBC 김은별 | 화면캡쳐 MB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