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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르마 십자가, 치유의 베개와 기도방석, 그리고 DMZ 철조망 십자가(평화의 십자가)

道雨 2021. 10. 30. 10:52

로마에 온 DMZ 철조망 십자가…문대통령 "전쟁이 끝난다면"

 

폐철조망 녹여 만든 십자가로 전시회…문대통령 "평화 염원 담겨"

박용만 "2018년 평화 가능성 봤다…십자가 의미있는 곳 전달"

 

LED 촛불 점등식 하는 문재인 대통령

(로마=연합뉴스) 최재구 기자 =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29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로마 산티냐시오 디 로욜라 성당에서 열린 '철조망 평화가 되다' 전시회에서 한반도를 형상화한 전시작품의 LED 촛불 점등식을 하고 있다. 2021.10.29 jjaeck9@yna.co.kr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이탈리아를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 부부는 29일 오후(현지시간) 로마 산타냐시오 성당에서 열린 ' 철조망, 평화가 되다' 전시회를 관람했다.

이 전시회에는 비무장지대(DMZ)에서 사용됐던 폐철조망을 녹여 십자가 형태로 만든 '평화의 십자가' 136개가 전시됐다.

한국전쟁 휴전 이후 68년 동안 남북이 분단의 고통을 겪었다는 점을 고려해, 68의 두 배인 136개의 십자가를 사용한 것으로, 남북이 하나로 힘을 모아 평화를 이룩한다는 뜻을 담고 있다고 청와대는 설명했다.

전시회에는 행사를 주관한 통일부 이인영 장관, 작품을 만든 권대훈 서울대 조소과 교수, 이번 전시회 아이디어를 낸 것으로 알려진 박용만 재단법인 '같이걷는 길' 이사장(두산경영연구원 회장) 등이 함께 했다.

 

문 대통령은 전시회에서 "성경에 전쟁을 평화로 바꾼다는 상징으로, 창을 녹여 보습을 만든다는 구절이 있다"며 "이 십자가는 헤어진 가족을 만나고 싶다는 이산가족의 염원, 평화롭게 지내고 싶다는 대한민국 국민의 염원을 담았다"고 말했다.

이어 "상상해 보십시오"라며 "군사분계선과 비무장지대의 철조망이 철거되고 남북한 전쟁이 영원히 끝난다면, 그곳에 남북한을 묶는 국제기구 사무실, 유엔의 평화기구, 남북 연락사무소가 들어서서 국제 평화지대로 변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 부부는 한국과 이탈리아의 복사 어린이(미사를 도와주는 역할을 하는 어린이)들로부터 촛불을 건네받아, 한반도를 형상화한 전시작품의 마지막 점등을 하기도 했다.

청와대는 "임무를 다한 폐철조망을 활용해 분단 극복과 평화를 염원하는 마음을 작품으로 승화했다"며 "이런 마음을 전 세계인과 나누겠다는 의미에서 전시가 기획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행사가 열린 산타냐시오 성당은 2019년에도 한반도 평화를 주제로 한 음악회가 열리는 등, 한국과의 인연을 계속 이어가고 있다고 청와대는 전했다.

 

간담회 하는 박용만 회장

(로마=연합뉴스) 최재구 기자 = 박용만 전 대한상의 회장이 29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로마 프레스센터에서 산티냐시오 디 로욜라 성당에서 열린 '철조망 평화가 되다' 전시회와 관련해 간담회 하고 있다. 2021.10.30 jjaeck9@yna.co.kr

 

한편 박 이사장은 대한상의 퇴임 이후 신앙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DMZ 철조망 십자가는, 노동에 대한 위로의 뜻을 담아 동대문 시장에서 쓰던 손수레로 만든 십자가, 수녀들의 해진 수녀복으로 만든 베개에 이어, 세 번째 프로젝트다.

전시회에 동행한 박 이사장은 "전쟁은 멈춘 지 오래됐지만, 남북의 대립과 갈등은 너무나도 당연한 것처럼 우리는 생각하면서 살아왔다. 우리의 생각과 시선을 조금은 바꿔보고자 하는 생각에는 이 프로젝트 기획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두 개의 다른 나라, 다른 체제로 살아가면서, 총칼을 앞세운 대립이 꼭 전제되어야만 할 필요가 있을까"라며 "우리는 3년 전 평화의 가능성을 봤다. 대립과 갈등의 상징인 휴전선의 철조망을 평화를 염원하는 십자가로 바꾸기로 했다"고 밝혔다.

박 이사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이번 전시회에 쓰인 십자가들은 서울로 가져와 의미 있는 곳에 전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북측에 보낼 계획이 있는가'라는 물음에 박 이사장은 "북한에 종교의 자유가 없어서 생각하지 못했지만, (보내는 것을) 생각해보겠다"고 대답했다.

 

(로마=연합뉴스) 임형섭 박경준 기자 =

hysup@yna.co.kr

kj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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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녹슨 철조망이 '평화의 십자가' 변신…그렇게 평화가 오길"

 

통일부 주관 '철조망, 평화가 되다' 전시회, 산티냐시오 성당서 열려
DMZ 폐철조망 소재 십자가 136개 전시…박용만 "십자가로부터 평화 뿌리내리길"

 

* 이탈리아 로마 산티냐시오 성당에서 열린 '철조망, 평화가 되다' 전시회에 한반도 모양으로 십자가 136개가 전시돼 있다. (청와대 제공) © 뉴스1

 


문재인 대통령은 29일(현지시간) "군사분계선과 비무장지대의 철조망이 철거되고 남북한 전쟁이 영원히 끝난다면 그곳에는 남북한에 있는 국제기구 사무실들이 위치하고, 유엔 평화기구들이 들어서고, 남북 연락사무소가 들어섬으로써 그야말로 국제 평화지대로 변모할 수 있다"고 말했다.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 계기 유럽 순방 중인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이탈리아 로마 산티냐시오 성당에서 개최된 '철조망, 평화가 되다' 전시회 개관행사에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

 

 

 

통일부가 주관하는 이 전시회에는 비무장지대(DMZ)에서 철거된 폐철조망을 소재로 만들어진 '평화의 십자가' 136개가 전시된다. 136이라는 숫자는 한국 전쟁 이후 68년 동안 남북이 겪은 분단의 고통이 하나로 합쳐져(68+68) 평화를 이룩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문 대통령은 "한반도를 가로지르고 남북한을 하나로 묶는 250㎞ 군사분계선과 비무장지대에는 수없이 많은 철조망이 설치돼 있다"며 "철조망에는 아시다시피 아주 날카로운 가시들이 촘촘하게 달려 있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오고 갈 수 없다는 극지의 선이면서 적대와 대립의 상징이 철조망"이라며 "우리 정부 들어 남북한 대화가 이뤄지고 군사합의로 적대행위를 중단하기로 합의함으로써, 남북한 군사적 긴장이 많이 완화되고 그만큼 평화가 점진됐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에 따라 정부는 철조망 일부를 철거했는데, 그 녹슨 철조망이 이렇게 아름다운 평화의 십자가로 변신한 것"이라며 '전쟁을 평화로 바꾼다는 상징으로 창을 녹여서 보습을 만든다'는 성경 구절을 인용했다.

문 대통령은 "오늘의 이 십자가는 그 의미에 더해서, 이제는 고향으로 돌아가 헤어진 가족들을 만나고 싶다는 수많은 남북한 이산가족들의 염원, 이제는 전쟁을 영원히 끝내고 남북 간 서로 평화롭게 지내고 싶다는 우리 대한민국 국민들의 간절한 염원과 기도가 담겨 있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평화의 십자가'를 기획한 박용만 재단법인 '같이 걷는 길' 이사장과 제작을 맡은 권대훈 서울대 교수 등 관계자들에게 감사를 전했다.

앞서 문 대통령이 프란치스코 교황을 예방하면서 교황에게 '평화의 십자가'를 선물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평화의 십자가'의 의미를 설명하며 "다음에 꼭 한반도에서 뵙길 바라겠다"고 말했다.

* 문재인 대통령이 29일 바티칸 교황청에서 프란치스코 교황과 단독 면담을 위해 만나 악수를 나누고 있다. © AFP=뉴스1

 


이날 개관행사에서 박 이사장은 "한반도에는 남북 대립과 갈등이 가장 큰 아픔이었다"며 "전쟁은 멈춘 지 오래됐지만 남북 대립과 갈등은 너무나 당연한 것처럼 생각하면서 살아왔다. 그런 우리의 생각과 시선을 조금 바꿔보고자 하는 생각에서 이 프로젝트를 계획하게 됐다"고 말했다.

박 이사장은 "우리는 그 평화의 가능성을 3년 전에 보았다"며 "그 가능성을 만들었고, 다른 대통령보다 평화를 위해 노력한 문 대통령 내외를 모시고 전시하게 돼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러면서 "십자가로부터 평화가 뿌리 내려 우리 사회에 자리잡길 기원한다"고 덧붙였다.

권 교수는 "장벽은 서로 양쪽에서 쳐다볼 수 있지만 다가갈 수 없어서 더 마음을 아프게 하는 것 같다"며 "어떻게 우리 아픔을 십자가에 담을 수 있을까, 또 어떻게 평화의 메시지를 동시에 십자가에 담을 수 있을까 많은 고민을 했다"고 말했다.

권 교수는 "날카롭고 거친 이 재료로부터 약간의 측은지심이 어느 순간 들었다"며 "억지로 하기 싫은 것을 하고 돌아온, 땀에 흠뻑 젖은 어린아이 느낌을 재료로부터 받았다"고 회고했다.

권 교수는 "그 이후 고민하지 않았고, 작가의 개입을 최소화하고 재료가 가진 그대로 모습을 보여주면 되겠다고 생각했다"며 "충분히 이 재료는 분명히 한반도 아픔을 그대로 말해줄 수 있고, 평화 메시지를 그대로 전달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전시를 계기로 왜 이 십자가는 철조망으로 만들어졌어야 했는지, 왜 우리는 철조망이 필요했는지(라는) 생각을 관람객 모두가 다시 생각하는 기회가 됐으면 한다"고 말을 끝맺었다.

* 이탈리아 로마 산티냐시오 성당에서 열린 '철조망, 평화가 되다' 전시회에 한반도 모양으로 십자가 136개가 전시돼 있다. (청와대 제공) © 뉴스1

 


이번 전시회 개관행사에서는 한반도 모양으로 전시된 십자가에 LED 촛불으로 점등하는 의식이 치러졌다. 문 대통령 부부와 피터 턱슨 추기경,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흰 옷을 입은 한국과 이탈리아 어린이 복사(服事)들로부터 평화를 염원하는 마음을 상징하는 촛불을 건네받고 아이들과 함께 십자가 주변을 돌았다.

문 대통령은 서울 위치에, 턱슨 추기경은 평양 부근에, 이 장관은 백두산, 김 여사는 한라산 부근에 각각 촛불을 내려놓고 눈을 감으며 잠시 기도했다. 문 대통령은 아이들의 손을 잡고 자리로 돌아왔다.

마지막 식순으로 빈첸조 다다모 산티냐시오 성당의 주임신부가 십자가 전시에 대한 주의 축복을 빌며, 모든 공동체가 미움과 폭력, 서로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하고 평화를 이루기를 기원했다.

이날 개관행사에는 정의용 외교부 장관과 서훈 국가안보실장, 이호승 청와대 정책실장, 추규호 주교황청대사 내외, 주이탈리아대사 내외, 주이탈리아 한국문화원장, 정연정 교황청립 한인신학원장, 민주평통 이태리 지회장 등도 참석했다.

정부는 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각국 주요 인사들이 속속 방문하는 로마에서 이번 전시회를 통해, 한반도 종전과 평화 정착 필요성에 대한 국제사회의 인식을 높이고,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추진 동력이 확보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전시회는 이날부터 11월7일까지 열흘 동안 산티냐시오 디 로욜라 성당에서 개최된다. 136개 십자가와 함께 한반도의 DMZ와 작품 기획 의도, 제작 과정을 소개한 영상도 감상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로마=뉴스1) 박혜연 기자, 조소영 기자
hypar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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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만, 이번엔 '철조망 십자가'로 교황을 감동시켰다

 

[로마=뉴시스] 김진아 기자 = 박용만 전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29일 이탈리아 로마 한 호텔에 마련된 프레스센터에서 ‘철조망 평화가 되다’ 전시회 관련 간담회를 하고 있다. 2021.10.30.

 


"첫 번째는 노동, 두 번째는 질병, 그리고 세 번째로 제가 택한 주제는 갈등이었습니다."

'구르마 십자가'와 '수녀복 베개'를 기획해 우리 사회에 큰 울림을 줬던 박용만 '같이 걷는 길' 이사장(전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이번엔 '철조망 십자가'로 한반도 평화를 기원했다.

박 이사장은 29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로마 시내의 한 호텔에 마련된 프레스센터에서 청와대 출입기자단과 간담회를 갖고 "제가 몇 년 전부터 이런 프로젝트를 계속해서 해 오고 있다"며 "이번이 세 번째 프로젝트인데, 3개의 공통점은 우리 사회가 가지고 있는 아픔들을 소위 부활이란 개념을 이용해 프로젝트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이사장은 문재인 대통령과 프란치스코 교황의 만남에 동행했다. 박 이사장은 3년전(2018년 10월18일)에도 문 대통령의 바티칸 교황청 방문을 수행하며 프란치스코 교황을 만났다.

 

[바티칸=뉴시스] 김진아 기자 = 바티칸 교황청을 공식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이 29일(현지시간) 프란치스코 교황과 단독 면담 후 선물을 보며 대화 하고 있다. (사진=바티칸 제공) 2021.10.29. *재판매 및 DB 금지

 

문 대통령은 이날 교황에게 비무장지대(DMZ) 철조망으로 만든 '평화의 십자가'를 선물했다. '평화의 십자가'는 DMZ에서 철거된 폐철조망을 소재로 만든 것으로, 한반도 평화에 대한 염원을 상징한다. 박 이사장이 기획하고, 권대훈 서울대 조소과 교수가 제작을 맡았다.

문 대통령은 교황에게 "한국의 허리를 가로지르는 군사분계선이 250㎞에 달한다"며 "그 철조망을 수거해서 이렇게 십자가를 만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이사장은 "첫 번째 구르마 십자가는, 동대문시장 근처에 거의 70~80년 이상을 쓴 수레가 있는데, 우리가 보통 구르마라고 부른다. 그걸 활용해 십자가를 만들었다"며 "그것은 거친 노동에 대한 위로이고, 노동의 도구를 십자가로 부활시킨 프로젝트였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두 번째는 평생을 기도와 헌신으로 보내신 수녀님들의 낡은 수녀복을 받아다 그걸로 치유의 베개를 만들었다"며 "평생 동안 남을 돌보고 기도를 하신 분들의 옷인데, 수녀복을 뒤집어 보면 속을 해진 것을 덧대고 덧댄 것이 또 해져 가지고 또 꿰매고, 보기만 해도 숙연해지는 그런 수녀복이다. 그걸로 치유 베개를 만들어서 불치의 병이나 난치의 병을 앓고 있는 분들에게 요구를 해 오시면 지금까지 제가 하나씩 드리고 있다"고 했다.

 

이어 "우리 사회의 아픔 중의 큰 것 중의 하나가 대립과 갈등인데, 우리 사회가 갖고 있는 갈등 중에 제일 큰 갈등이 무엇일까를 생각해 보니까, 역시 남북 갈등이란 생각이 들었다"며 "남북의 대립과 갈등의 가장 큰 상징은 휴전선의 폐철조망을 활용해 십자가로 다시 부활을 시켰다"고 말했다.

 

[로마=뉴시스] 김진아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9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로마 산티냐시오 디 로욜라 성당에서 열린 ‘철조망 평화가 되다’ 전시회에서 피터 턱슨 추기경과 한반도를 형상화한 전시작품의 LED 촛불 점등식을 하고 있다. 2021.10.29.

 

박 이사장은 특히 "저는 속으로 그동안에 쭉 준비를 하면서, 이 십자가가 진짜로 남북의 평화에 시각을 바꾸는 데 기여를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준비했다"며 "영상과 십자가가 거의 동시에 준비가 끝났다. 9월달쯤에 제가 그것을 (문 대통령께) 전해 드렸더니, 보시고 굉장히 좋으시다고 해서 오늘까지 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대통령께서 교황님께 평화의 십자가를 선물하셨는데, 저한테 악수를 하시면서 '이런 것을 만들어줘서 고맙다. 참 잘 만들었다. 앞으로도 이런 일 많이 해 달라'고 말씀하셨다"며 "저한테는 더없이 큰 영광이고, 또 한편으로는 마음이 굉장히 무겁고, 한편으로는 또 급해진 것도 사실이다. 교황님의 그런 생각을 저는 천주교인이기 때문에 조금 더 많은 사람들에게 전달해야 되겠다는 생각도 들었다"고 했다.

 

이날 로마 산티냐시오 성당에선 평화의 십자가 136개를 활용한 '철조망 평화가 되다' 전시회도 열렸다. 평화의 십자가 136개는 한국전쟁 이후 68년 동안 남북이 각각 겪은 분단의 고통(68년×2=136)이 하나로 합쳐져 평화를 이룩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로마=뉴시스] 김진아 기자 =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29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로마 산티냐시오 디 로욜라 성당에서 열린 ‘철조망 평화가 되다’ 전시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1.10.29.

 

 

이날 행사엔 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 이인영 통일부 장관, 정의용 외교부 장관,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등이 참석했다. 이번 전시는 DMZ에서 임무를 다한 폐철조망을 소재로 활용해, 분단 극복과 평화 염원을 주제로 하는 작품으로 승화시켜, 이를 통해 전 세계인과 공감한다는 의미로 기획됐다.

 

청와대 관계자는 "행사를 주관한 통일부와 권대훈 작가를 비롯한 우리 예술계는, 그간 분단의 아픔, 전쟁과 갈등의 상흔을 간직해온 DMZ를 소재로, 이를 극복하고 생명과 평화의 공간으로 회복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했다"고 말했다.

박 이사장은 "평화는 가까이 있고 우리 옆에 있는데, 설사 체제가 다르고 두 나라로 살아가더라도, 총칼을 앞세우지 말고 평화 속에 대화를 할 수 있는 것 아닌가. 서로의 차이점도 평화 속에 차이점을 가지고 갈 수 있는 것 아닌가. 그러니 평화은 마음먹기에 따라서 평화라는 플랫폼 위에 모든 일을 올려놓을 수 있지 않을까란 생각을 했다"며 "그런 생각이 이 십자가를 통해서 전해졌으면 하는 생각을 했다"고 강조했다.

 

로마(이탈리아)=정진우 기자 econpho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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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전선 철조망 십자가

 


십자가는 기독교에서 부활을 상징한다. 인류에의 사랑과 구원을 향한 예수 그리스도의 숭고한 희생이 십자가 위에서 부활로 거듭났다. 기독교 이전 고대 사회에서 영생·생명을 뜻하던 십자가는, 예수의 부활 이후 새 생명, 용서, 화해, 평화 등으로 그 상징성이 확장되고 있다.

철조망은 소통과 교류가 끊어진 대립을 뜻한다. 19세기 중반 미국 중서부에서 가축 보호를 위해 만든 것이, 사람 사이를 막고 갈라치는 장애물로 바뀌었다. 지금 휴전선이 있는 비무장지대(DMZ)에는 견고한 철조망이 놓여 있다. 남북한의 전쟁과 분단, 날선 대립과 갈등을 상징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29일 유럽 순방 중 첫날 일정으로 바티칸을 찾아 프란치스코 교황을 만났다. 문 대통령이 준비한 선물은 십자가다. 강원도 고성 일대의 휴전선 폐철조망으로 만든 ‘평화의 십자가다. 폐철조망이 십자가로 거듭난 ‘평화의 십자가’에는 한반도의 화해와 평화, 통일에의 간절한 염원이 담겼다.

이날 로마의 성 이냐시오 성당에서는 ‘철조망, 평화가 되다’란 전시회도 개막했다. 전시장에는 ‘평화의 십자가’ 136점이 설치됐다. 조각가 권대훈(서울대 교수)과 서울대 미대생들이 꼬고 녹이고 두드려 만든 작품들이다. 왜 하필 136점일까. 휴전 이후 분단된 남북한이 각각 갈라져 살아온 68년의 시간을 합친 숫자다. 이제는 서로 하나가 돼 평화를 이루자는 뜻이다.

‘평화의 십자가’ 프로젝트는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명예회장(한국몰타기사단 대표)의 기획으로, 지난 1월부터 준비됐다고 한다.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휴전선 철조망은 낯설지 않다. 2014년 8월 방한 당시 교황은 염수정 추기경으로부터 휴전선 철조망으로 만든 ‘가시면류관’을 받았다. 명동성당에서 남북한의 ‘평화와 화해를 위한 미사’를 집전한 자리에서다. 철조망의 뾰족한 가시들은 분단의 아픔과 고통을 뜻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2018년 10월 문 대통령의 바티칸 방문에 맞춰 성 베드로 성당에서 ‘한반도 평화를 위한 미사’를 봉헌했다. 특정 국가를 위한 미사는 이례적이었다. 나아가 방북 의사도 밝혔다.

 

한반도의 화해와 평화를 위한 프란치스코 교황의 소중한 역할을 바라본다. ‘평화의 십자가’에 담긴 뜻이 이 땅에 현실화되기를 기대한다.

 

도재기 논설위원



원문보기:
https://www.khan.co.kr/opinion/yeojeok/article/202110292222005#csidxd3686073d6ebfddb83c27539dc240f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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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르마 십자가」 
 

 

'구르마 십자가'는 지금으로부터 70~80년 전, 서울 동대문 인근을 달려온 구르마를 해체해 제작한 십자가이다. 지난 세월 동안 구르마와 수레꾼이 겪은 삶의 흔적들을 10개의 십자가로 재탄생시켰다. 
 
구르마 십자가는 2020년에 대한상공회의소 박용만 회장의 제안에 따라 공예가 최기와 홍수원 갤러리보고재 관장이 제작했다. 
 
박용만 회장은 "동대문 인근에는 70~80년을 달려 온 구르마가 있는데 그 구르마를 해제해 이를 끌던 이들의 고통까지 바라보던 예수님의 마음을 십자가로 담아내고자 했다."며 "반세기 넘도록 구르마를 거쳐 간 숱한 손길들과 오들도 묵묵히 삶의 무게를 견디고 살아가는 모든 이들이 열 개의 구르마 십자가의 주인공"이라고 설명했다.

 

[ 최영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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낡고 해진 수녀복, 기도방석·치유베개로 재탄생

 

박용만 회장 두 번째 신앙 프로젝트
'수녀복, 기도와 치유가 되다'전 개막
명동성당 요갤러리, 내달 13일까지

 

[서울=뉴시스]낡은 수녀복에서 새로 만들어진 치유 베개. (사진 = 요갤러리 제공) 2021.03.29.photo@newsis.com



낡고 해진 수녀복이 기도할 때 쓰이는 방석과 베개로 다시 태어났다.

명동성당 1898광장 디아트플랜트 요갤러리에서 29일 개막한 '수녀복, 기도와 치유가 되다'전(展)에서 만나볼수 있다.

박용만 두산인프라코어 회장이자 오더오브몰타코리아 회장이 직접 기획한 전시다. 지난해 4월 선보였던 '구르마, 십자가가 되다'에 이은 두 번째 신앙 프로젝트다.

전시에 선보인 방석과 베개는 마리아수녀회와 '영원한 도움의 성모 수도회'로부터 기증받은 가장 낡은 수녀복 스무벌로 만들어졌다.

마리아수녀회는 그늘 속의 아이들을 기도와 사랑으로 키우고 있으며, '영원한 도움의 성모 수도회'의 수녀들은 쪽방촌과 독거노인을 상대로 식사 봉사를 하고 있다.

한복디자이너 김영진(차이킴)은 마리아수녀회의 회색 수녀복과 '영원한 도움의 성모 수도회' 검은색 수녀복을, 낡고 해진 모습 그대로 기도 방석과 베개로 만들었다.

 

[서울=뉴시스]낡은 수녀복에서 기도방석으로 변신. (사진 = 요갤러리 제공) 2021.03.29.photo@newsis.com

 


이에 수녀복을 깁고 때우고 누빈 자국들이 그대로 남아있다. 45, 89 등 숫자는 종신서원 후 평생을 지니고 살아가는 수도자의 번호다.

2019년 선종한 미라이수녀회 고(故) 김옥순 미카엘라 원장수녀의 생전 마지막 수도복도 전시장 한 모퉁이에서 마주할 수 있다.

이날 개막식에는 염수정 서울대교구 추기경과 수녀복을 기증한 수녀들이 참석했다. 박용만 회장은 염 추기경과 수녀들을 향해 직접 전시작품에 대해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시를 준비한 오더오브몰타코리아는 로마에 본부를 둔 가톨릭 단체 '오더오브몰타'의 한국지부다. 전 세계 120개국의 소외계층을 상대로 의료·복지·구호활동을 펼치고 있다.

박용만 회장은 2015년 4월부터 오더오브몰타 한국지부의 초대 회장을 맡고 있다. 전시는 4월 13일까지.


[서울=뉴시스]박용만 회장과 마리아수녀회 수녀들. (사진 = 요갤러리 제공) 2021.03.29.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임종명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