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상식

‘외교’까지 부적절한 발언, 윤석열 토론 나와 검증받아야

道雨 2021. 12. 30. 10:27

‘외교’까지 부적절한 발언, 윤석열 토론 나와 검증받아야



윤석열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가 28일 “한국 국민, 청년들 대부분은 중국을 싫어한다. 중국 청년 대부분이 한국을 싫어한다”고 말했다.
윤 후보는 이날 주한미국상공회의소 간담회에서 ‘한국이 미-중 사이에서 어떤 입장이어야 하느냐’는 질문을 받고 이런 답을 내놨다. 그러면서 “과거에는 그렇지 않았다. 현 정부에 들어서 중국 편향 정책을 들고 미-중 중간자 역할을 한다고 했지만 결과는 안 좋게 끝났다”고 덧붙였다.

 

 
도무지 한 나라를 이끌어보겠다는 유력 대선 후보의 입에서 나온 말이라고는 믿어지지 않는 발언이다.
문재인 정부를 공격해야 득표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더라도, 할 말과 하지 말아야 할 말 정도는 가릴 줄 알아야 한다. 박근혜 정부의 사드 배치와 중국의 ‘한한령’ 맞대응 등으로 한-중 간의 비호감도가 높아진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걸 유력 대선 후보가 공개적인 자리에서 얘기하는 건 매우 부적절한 일이 아닐 수 없다. 한-중 양국의 갈등을 기정사실화하고 불신만 조장한다.
 
미국 기업인들 앞에서 우리 정부의 ‘중국 편향 정책이 문제’라는 일방적 주장을 한 것도 우려스럽다. 미-중 경쟁이 격화될수록 외교적 균형 감각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건 두말할 필요가 없다. 미국에 잘 보이겠다고 한-중 관계에 부담이 되는 말을 즉흥적으로 쏟아내는 것은 대단히 위험한 일이다.
만약 대통령이 되어서도 이런 모습을 보인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생각만 해도 불안하다. 윤 후보는 언제까지 이런 경솔한 발언으로 국민들에게 걱정을 끼칠 건가. 국가 지도자를 꿈꾼다면 정제된 발언을 하는 것부터 배우기 바란다.
 
윤 후보는 밖에서 자꾸 엉뚱한 소리를 할 게 아니라, 티브이(TV) 토론에 나와 자질과 식견, 정책에 대해 국민들의 검증을 받아야 한다. 그런데도 계속 얼토당토않은 이유로 토론을 피하고 있다.
 
28일 한국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선 ‘이재명 후보와의 토론 거부가 국민의 알권리를 침해한다는 지적이 있다’는 질문에 “(대장동 의혹 관련) 중범죄가 확정적인 후보가 물타기하려는 정치 공세적 토론 제의를 받아들이는 건 야당 후보로서 취하기 어려운 태도”라고 주장했다.
 
아직 피의자로 입건되지도 않은 경쟁 후보를 ‘중범죄자’라고 공격한 것도 도의에 어긋날뿐더러, 이를 토론 거부의 이유로 대는 것은 구차해 보이기까지 한다. 이런 태도로는 윤 후보가 토론에 자신이 없어서 피하는 게 아니냐는 의심만 키울 뿐이라는 걸 명심하기 바란다.

 

[ 2021. 12. 30  한겨레 사설 ]



원문보기:
https://www.hani.co.kr/arti/opinion/editorial/1025293.html#csidx42d463d1196084582902f922c132693 

 

**************************************************************************************************************

 

TK 찾은 윤석열 폭주 “대선도 필요없다, 곱게 정권 내놓고 물러가야”



TK 찾은 윤, 막말 폭주. 안동 선대위 출범식서 즉흥연설
“토론 같잖다” “조사하면 감옥 갈…” 연이틀 이재명 향해 비난 퍼부어
문 정부 겨냥 “무식한 3류 정권” “바보들 데려다 나라망쳐”
“북 주사이론 집단” 색깔론도… 민주당 “대선 진흙탕 몰아넣어”

 
 
 
 
29일 1박2일 일정으로 대구·경북 지역을 찾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문재인 정부를 향해 “무식한 3류 바보들을 데려다 나라를 망쳐놨다”며 “독재 정부가 산업화 기반을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두고는 “(대장동 의혹을) 조사하면 감옥에 갈 (사람)” “(이 후보와) 토론하는 것은 어이없고 같잖다”며 비난을 퍼부었다.
최근 부인 김건희씨 허위 경력 파문 등으로 지지율 하락세가 뚜렷하자, 보수층에 호소하려 발언 강도를 위험수위까지 끌어올린 것으로 보인다.
 
윤 후보는 이날 경북 안동의 경북도당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에 참석해, 원고 대신 즉흥연설로 문재인 정부 비판을 시작했다. 윤 후보는 “저와 제 처, 누이동생까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서) 통신 사찰을 당했다는 통보를 받았다”며 “검찰개혁 해서 권력 남용 막고 국민 위한 공정한 검찰 만들겠다며 공수처를 만든 거 아닌가. 결국 국민을 속였다. 사찰 정보기관으로 바뀌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당 의원들 60% 정도가 통신 사찰을 당했다”며 “제가 볼 때는 대선도 필요 없고, 이제 곱게 정권 내놓고 물러가는 게 정답이지”라고 했다.
 
색깔론도 서슴지 않았다.
그는 현 정부를 겨냥해 “좌익 혁명 이념, 북한의 주사이론 배워서 민주화운동 대업에 끼어 마치 민주화 투사인 것처럼 지금까지 끼리끼리 서로 도와가면서 이렇게 살아온 그 집단들이 이번 문 정권 들어서서 국가와 국민을 약탈하고 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전문가 들어오면 자기들이 해먹는 데 지장이 있으니, 무식한 3류 바보들 데려다가 정치를 해서 나라 경제 망쳐놓고 외교·안보 뭐 전부 망쳐놨다”며 “권위주의 독재 정부는 우리나라 산업화 기반 만들었다. 이 정부는 뭐 했나. 정말 가지가지 다 하는 무능과 불법을 동시에 다 하는 엉터리 정권”이라고 맹비난했다.
 
문재인 정부가 추진 중인 종전선언에 대해서는 “북은 핵개발 계속하고 미사일 펑펑 쏘는데 종전선언 하면 뭐 하나. 떡이 나오나, 국민의 먹거리가 나오나”라며 비난했다.
이어 “자유민주주의 지키려고 하는 것인지 이 나라를 사회주의로 끌고 가려고 하는 것인지”라며 색깔론을 동원하며 종전선언을 비판했다.
 
윤 후보는 전날에 이어 이재명 후보를 원색적으로 비난하며 토론 제안을 거부했다. 그는 “(이 후보가 대장동) 특검을 왜 거부하느냐. 죄를 지었으니까 거부하는 것이다. 진상을 밝히고 조사를 하면 감옥에 가기 때문에 못 하는 것”이라며 “민주당에서 후보가 저보고 토론을 하자고 하더라. 제가 바보입니까”라고 말했다. 그는 “민주당 후보를 둘러싸고 있는 음습한 조직폭력배 이야기, 잔인한 범죄 이야기를 다 밝히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이재명 후보의 공약 수정을 언급하면서 “집권여당 후보는 잘하는 게 한가지 있다. 변신술이다” “제가 이런 사람하고 국민들 보는데 토론을 해야겠나. 어이가 없다. 정말 같잖다”고 말했다.
 
윤 후보는 전날도 이 후보를 “중범죄가 확정적인 후보자”라고 칭했다. 윤 후보는 이 후보가 대장동 사업의 핵심이며 “관여한 사람들이 줄줄이 자살한다”며 “억울한 죽음에 대해 진상규명하고 불법적으로 약탈해 간 재산을 국민에게 어떻게 해야 하나”라고 말했다.
 
윤 후보는 당원들에게 “뭉치면 정권교체고 흩어지면 국민약탈”이라며 “정권을 회수하지 못하면 정말 한국이 돌이킬 수 없는 불행에 빠진다”고 지지를 당부했다.
 
민주당은 “윤석열 후보가 마지막으로 기댈 것은 네거티브 전략밖에 없냐”며 윤 후보를 비판했다. 조오섭 선대위 대변인은 논평에서 “자신의 잘못으로 돌아서는 민심을 되돌리기 위해, 경북까지 내려가 경쟁 상대에게 색깔론을 덧씌우고, 독재의 낙인을 찍으려는 것”이라며 “윤석열 후보는 대통령선거를 진흙탕으로 몰아넣고 대한민국의 미래를 어둠으로 덮으려는 무책임한 책동을 중단하기 바란다”고 밝혔다.
 
앞서 윤 후보는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공사가 중단된 경북 울진의 신한울 3·4호기 원자력발전소 건설 현장을 찾아 공사 재개를 약속했다. 그는 원자력발전 비중을 30%대로 유지하고 원전 수출을 통해 일자리 10만개를 창출하겠다고 말했다.
 
 
울진 안동/배지현 기자, 최하얀 기자 beep@hani.co.kr



원문보기:
https://www.hani.co.kr/arti/politics/politics_general/1025302.html?_fr=mt1#csidxad4f2b840161a10b752b0ff1a29e2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