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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타파·셜록, 서울고검 상대 '기자단 소송' 승소

道雨 2022. 6. 10. 10:59

뉴스타파·셜록, 서울고검 상대 '기자단 소송' 승소

미디어오늘에 이어 '기자단 소송' 두 번째 승소... "언론 자유·알 권리 진보 기대"

 

 

언론사 뉴스타파와 셜록이 서울고등검찰청을 상대로 낸 기자실 사용 및 출입증 발급 거부 취소 소송에서 승소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2부(재판장 정용석)는 9일 열린 선고 공판에서 "2020년 12월 10일 및 18일 피고 서울고검이 원고 뉴스타파와 셜록에 한 기자실 사용 신청 및 출입증 발급 신청에 대한 거부 처분을 취소한다"고 원고 승소 판결했다. 

뉴스타파와 셜록은 2020년 12월 초 법조 기자단 소속 매체와 같이 서울중앙지검 내 기자실을 사용하고 출입증도 발급해달라는 신청서를 서울고검에 제출했으나 서울고검이 거부 취지로 답하자, 지난해 3월 이 거부를 취소해달라는 행정소송을 냈다.  

두 매체는 "기자실은 국유재산법상 행정재산으로 검찰은 정식 언론사로 등록된 신청 매체에 기자실 사용을 허가하고, 이를 위한 출입증을 발급해줘야 한다"며 "임의 단체에 가까운 법조 기자단에 기자실 사용과 출입증 발급 권한 판단을 맡기는 건 위법·부당하다"고 주장했다. 



'언론 차별 말라' 인권위 권고에도 요지부동

이에 앞서 미디어오늘이 서울고법을 상대로 비슷한 취지의 소송을 냈고, 지난해 11월 승소했다. 당시 1심 재판부는 국가기관 청사 내 기자실과 출입증은 국유재산인데, 서울고법의 거부 처분은 국유재산법 등 관련 법과 규칙, 행정내규 등에 근거해 이뤄지지 않았다며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잘못이 있다"고 판단했다. 

서울고검은 위 판례에 대해 검찰과 법원은 사정이 다르다고 반박했으나, 재판부는 이 주장을 수용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서울고검은 소송 과정에서 '법조 기자단에만 제공하는 자료는 없다'거나 '법원은 기자실 설치 근거 조항 등을 내규로 정하고 있으나 검찰은 그렇지 않다'고 주장했다. 

소송을 대리한 최용문 변호사(법무법인 예율)는 9일 <오마이뉴스>와 통화에서 "서울고법을 상대로 한 소송과 이번 소송의 내용이 거의 같아 판결 요지도 흡사할 것"이라며 "다만 이번에는 '언론 취재 지원에 합리적 이유 없는 차별을 하지 말라'고 두 기관에 권고한, 지난 2월 9일 국가인권위원회 결정문이 증거로 제출됐다"고 밝혔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미디어언론위원회는 이와 관련 지난 4월 1일 서울고검과 서울고법에 공문을 보내 ▲인권위 판단과 의견표명에 동의하는지 ▲동의하지 않는다면 그 이유와 관련 사실을 대중에 공개할 것인지 ▲향후 제도 개선 계획 등에 대한 입장을 밝혀달라고 요구했다. 서울고법과 서울고검은 현재까지 답변을 하지 않았다. 

소송에 참여한 이명선 뉴스타파 기자는 "검찰은 '교육부, 국토부 등 다수 공공기관이 검찰과 유사하게 기자실을 운영하는 것은 이 방식이 가장 합리적이기 때문일 것'이라는 등의 주장을 했으나, 오늘 선고를 통해 검찰 주장이 합당하지 않다는 것이 확인됐다"며 "법조기자단 기자들의 언론 자유를 보장하기 위해 군소매체의 언론 자유를 제한해서는 안 된다. 오늘 선고로 언론 자유와 알 권리가 진일보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보경 셜록 기자는 "<미디어오늘>이 승소한 1심 판결과 인권위 의견표명 이후에도 법조 기자단이 폐쇄적으로 운영돼 아쉬웠다"면서 "이번 판결이 모든 언론 매체에 평등권 침해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법조기자단 운영과 정부 공보 활동에 영향을 주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손가영(gayo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