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김건희, 측근) 관련

"김건희 녹취록이 날조? 법적 조치 빨리 해달라"

道雨 2022. 9. 22. 09:44

"김건희 녹취록이 날조? 법적 조치 빨리 해달라"

[인터뷰] '도이치 주가조작 의혹' 심층취재 심인보 기자 "대통령의 거짓말 심각한 문제"

 
 

 

'조회수 2,552,392회(20일 오후 7시 기준)'

지난 2일 공개된 '김건희 도이치모터스 녹취록 공개... 대통령 거짓말 드러났다'라는 제목의 <뉴스타파> 영상보도 조회수다. 250만이 넘는 숫자에서 드러나듯 큰 반향을 일으켰다. 

대통령실 역시 이를 반영하듯 보도가 공개된 당일 "도이치모터스 관련 녹취록을 왜곡 해석 후 '대통령이 거짓말을 했다'는 식으로 허위 날조 보도를 한 데 대해 강력한 유감을 표한다"며 "강력한 법적 조치를 강구하겠다"라고 발표했다.

해당 뉴스를 보도한 심인보 기자는 19일 서울 중구 <뉴스타파> 본사에서 <오마이뉴스>와 만나 "(대통령실이) 보도에 대해 허위 날조라고 말했는데, 도대체 어떤 것이 허위이고 어떤 부분이 날조인지 좀 더 친절하게 설명해주셨으면 좋겠다"며 "법적인 조치를 하실 거면 빨리 해주시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소송을 당하면 개인적으로야 괴롭고 힘들죠. 하지만 법원에 가면 저희가 합법적으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사건) 자료에 접근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기기 때문에, 대통령실의 법적인 조치에 대해서는 매우 환영할 수밖에 없습니다. 오히려 더 좋은 취재 기회가 생기는 거니까요."

지난 5월 27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공판에서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 변호인은 김 여사와 증권사 담당 직원 간 통화 녹취록 내용을 공개했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1차 작전' 시기로 특정된 2010년 1월 12일 통화에서 증권사 직원은 김 여사에게 도이치모터스 주식 매수 의사를 물었고, 김 여사는 "네 그러시죠"라며 동의한다는 내용의 녹취록이다. '김건희 여사가 주가조작범에게 계좌 위탁관리를 맡겼는데, 그가 임의로 거래했다'던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 후보 시절 해명과는 어긋나는 대화였다.


심 기자는 지난 15일 다시 한번 '도이치 2차 작전 사무실서 '김건희 파일' 나왔다'라는 제목의 보도를 내놨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2차 작전' 시기인 2011년 1월 13일, 김건희 여사가 작전 세력에 계좌와 주식을 맡긴 정황이 담겨 있는 '김건희'라는 이름의 엑셀 파일이 A인베스트먼트 사무실 노트북에서 나왔다는 것. 해당 보도 역시 20일 기준 125만이 넘는 조회수를 기록하며 적지 않은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아래는 심 기자와 나눈 일문일답.
 

 



"도이치 주가 조작 의혹, 정권 중후반까지 갈 수 있다"
 

                          *   2일 <뉴스타파>가 보도한 "김건희 도이치모터스 녹취록 공개... 대통령 거짓말 드러났다" 기사 중.


  
 
- 9월 2일 보도가 큰 반향을 일으켰다. 8일과 15일에 공개된 후속 보도 역시 크게 회자되고 있다. 예상했나?

"이렇게까지 큰 반향이 일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 어쨌든 내 입장에서는 (2020년 2월) 이 사건에 대해 처음으로 문제를 제기한 뒤, 주요한 계기가 있을 때마다 지속적으로 보도를 해왔다. 이번 보도 역시 다르지 않다. 법정에서 어떤 이야기가 나오는지 취재했고 이를 순차적으로 보도했을 뿐이다. 


다만 시기적으로 의도했던 바가 아님에도,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검찰 소환 요구와 맞물려 정치적인 인화성이 생긴 거 같다. 물론 법정에서 나온 내용을 바탕으로 보도가 이뤄졌기 때문에, (시청자들 입장에서) '이제는 정말 사실에 가까운 이야기가 나오는구나' 생각해 더 관심을 가져준 면도 있는 거 같다." 
 


- 반향이 컸던 만큼 대통령실은 보도가 당일 '허위와 날조'라는 말을 써가며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는 격앙된 반응을 쏟아냈다. 

"도대체 어떤 것이 허위이고 어떤 부분이 날조인지 좀 더 친절하게 설명해주셨으면 좋겠다. 무엇보다 법적인 조치를 하실 거면 빨리 해주시길 바란다. 소송을 당하면 개인적으로야 당연히 괴롭고 힘들지만, 오히려 취재만 놓고 보면 훨씬 좋은 기회가 생기는 거다. 그러니 대통령실에서 소송을 걸어주면 법정에서 사실을 놓고 다툴 여지가 있으니 오히려 감사할 따름이다."


- 그 말은 대통령실에서 소송을 걸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뜻으로도 읽힌다.

"지금까지의 상황만 보면, (영부인 주가조작 의혹) 증거들이 계속 튀어나오고 있는데, 철저하게 무시 혹은 뭉개기 전략을 취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대통령실은) 정치적으로 보면 어떤 증거가 나와도 자신들을 신뢰하는 그 집단을 향해서만 호소하며, 지지기반만을 바라보고 가겠다는 뜻만 보이고 있다. 

하지만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에 대한 공소시효는 꽤 많이 남았다. 내가 알기로는 공범들이 기소가 되면 판결이 끝날 때까지 시효는 정지된다. 그렇게 역으로 계산해 보면, 현재 재판받고 있는 이들의 재판이 모두 끝나고 나서도 공소시효가 1년 정도 더 남는다는 의미다. 재판이 언제 끝날지 아직 모르는 상황이지 않나. 이 말은 영부인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사건이 윤석열 대통령의 임기 중후반까지도 계속 갈 수 있다는 뜻이다. 이렇게만 따지면 정권 차원에서 지금 당장 털고 가야 하는 문제다."


- 정권 차원에서 이 사건을 털고 갈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대통령실에서 과연 이 사안을 제대로 파악하고 있는지 의문이다. '(영부인이) 1차 작전은 선수에게 맡겨 전부 손실을 봐서 절연을 했고, 2차 작전은 전혀 연관하지 않고 주식을 다 팔았다'는 대선 후보 시절 및 캠프 시절 내놓은 입장과 달라진 게 없다. 그런데 이번 연속 보도로 대통령과 당시 캠프가 거짓말을 했다는 것이 확인됐다. 이는 대통령의 거짓말이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는 거다. 만약 대통령의 거짓말이 드러났다면, 후보가 되거나 당선될 수 있었을까?  대통령의 거짓말은 김건희 여사의 주가조작 여부와는 별개로 굉장히 심각한 문제라 생각된다."
 


"권오수와 김건희는 운명공동체... 검찰에만 맡겨선 안 돼"
  
 
- 민주당에서는 김건희 여사 주가조작 의혹 관련 특검법을 발의한 상황이다. 어떻게 보나?

"나는 정치인도 아니고 그냥 취재해서 기사 쓰는 사람이다. 그러니 이 사건의 진실을 밝히는 방법이 뭐가 더 좋은지는 잘 모르겠다. 특검이 좋은 건지, 아니면 야당이 얘기한 대로 특별감찰관 임명해 조사하게 하는 것이 좋은지, 그것도 아니라면 공수처에서 하는 게 좋은지 판단이 안 선다. 그럼에도 이거 하나만은 분명한 거 같다. 지금 검찰에는 이대로 맡겨두는 건 아닌 것 같다. 검찰이 결단을 못 내리고 정무적인 판단을 하면서 눈치를 보고 있는 정황이 너무 역력하다. 검찰한테 그대로 이 사건을 맡겨두면 과연 진실이 밝혀질지 솔직히 모르겠다."


- 왜 그렇게 보나?

"영부인과 마찬가지로 주가조작 과정에서 '전주' 역할을 한 사람들이 있다. 이들 중에는 지금 기소돼서 재판을 받고 있는 사람도 있다. 그러니 김건희 여사가 주가 조작의 공범인지 아닌지는 아직 판단할 수 없지만, 최소한 다른 사람들처럼 조사를 해봐야 하지 않나. 그런데 검찰에서 조사를 안 하고 있다.

지금까지 조사를 받은 사람들을 보면, 최소한 영부인과 관여 정도가 비슷하거나 또 관여 정도가 더 낮아 보이는 사람들도 적어도 검찰에 출석해 조사는 받았다. 법정에 나와서 증인으로 진술도 하고 있다. 그런데 김건희 여사에 대해서는 제대로 된 조사가 이뤄지지 않았다. 김건희 여사 본인이 억울하면 적어도 지금까지 나온 증거들에 대해서 조사는 받아야 하는 거 아닌가. 소명할 것이 있으면 소명하고 자신이 공범이 아니라는 것을 입증해서 불기소 처분을 받든가 해야 하는 거 아닌가. 법치국가인데."


- 지난 16일 법정에서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은 피고인임에도 미소를 잃지 않고 시종일관 여유가 넘쳤다. 

"나도 늘 법정에서 느꼈던 부분이다. 그래서 추측이지만 권 전 회장은 이렇게 생각하는 거 아닐까 싶더라. '나와 김건희는 운명의 공동체다. 그러니 나를 이대로 내버려 둘리가 없다. 어떻게든 도와줄 거다'라고. 왜냐하면 권 회장도 본인만의 패를 숨기고 있을 거다. 혹여 자신을 섭섭하게 하는 상황이 만들어지면 그걸 공개하는 상황까지도 준비할 거다. 그러니 법정에서의 권 회장의 여유 있는 모습은 아무래도 우리나라 최고 권력자와 영부인이 자신을 이대로 내버려 두지는 않을 것이라는 기대와 자신감 때문이 아닐까 싶다."

 
 
지난해 12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혐의로 구속 기소됐던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은, 지난 4월 13일 법원으로부터 보석 신청이 인용돼, 현재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고 있다. 

이날 심 기자는 '끝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느냐'는 질문에 "기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며 아래와 같은 말을 남겼다.

"내가 물 먹어도 좋습니다. 기자분들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사건에) 많이들 참전했으면 좋겠어요. 코끼리 사냥을 한다고 생각해보자고요. 누군가 먼저 창을 던졌습니다. 코끼리가 엄청 화를 내면서 창 던진 놈에게 달려들겠죠. 그때 옆에서 창을 든 사람들이 구경만 하고 있으면, 처음 창을 던진 사람은 밟혀 죽을 겁니다. 하지만 누군가 두 번째 창을 던지고, 또 다른 이가 창을 던지면 결국 코끼리는 쓰러집니다. 지금 대한민국 최고 권력자가 거짓말을 한 상황입니다. 저는 법정에서 나온 이야기만으로 취재해 쓴 거고요. 많이들 동참했으면 좋겠습니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사건에 대한 다음 공판은 오는 23일 10시 서울중앙지방법원 서관 311호 법정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