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김건희, 측근) 관련

국정원 2인자 의문의 사퇴, 검찰측근 재기용 말아야

道雨 2022. 10. 28. 11:19

국정원 2인자 의문의 사퇴, 검찰측근 재기용 말아야

 

 

 

조상준 국가정보원 기획조정실장의 돌연 사퇴를 둘러싼 의문과 뒷말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27일 “(조 전 실장이) 과중한 업무를 감당하기 어렵다고 해서 사의를 수용했다”며, 사퇴 이유는 “(공개하기 어려운) 일신상의 사유”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를 곧이곧대로 수긍하기엔 석연찮은 점이 한두가지가 아니다. 조 전 실장의 후임은 또다시 윤 대통령이 잘 아는 검사 출신 변호사로 채운다는 말이 나오는데, ‘인사가 망사’라는 호된 비판을 받고도 전혀 변하지 않은 인식이 우려스럽다.

 

조 전 실장은 검사 시절부터 윤 대통령과 호형호제할 만큼 가까운 사이로 알려져 있다. 그런 그가 기조실장에 부임하고 불과 4개월 만에, 그것도 국회의 국정원 국정감사 바로 전날인 지난 25일 갑자기 사의를 밝혔다. 보통 한 정권에서 국정원 기조실장 자리는 2~3명 정도가 맡았던 전례에 비춰 보면 이것만 해도 매우 이례적이다.

 

그런데 사표 제출 과정에서 상급자인 김규현 국정원장을 건너뛰고 대통령에게 직접 전달한데다, 사표 수리가 곧바로 이뤄졌으며, 내정된 후임자는 미리 물색이라도 한 것처럼 신속하게 언론에 보도됐다. 불과 하루 사이에 이 모든 일이 벌어졌다.

 

사퇴 과정은 물론 배경까지 의문이 증폭되면서 여러 추측이 무성하다.

국정원 내부 인사를 둘러싼 ‘원장 패싱설’부터 비위 인책설, 건강 이상설까지 다양한데, 국정원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어 “내부 인사 갈등설 등은 전혀 사실무근”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김 국정원장이 대통령실의 ‘사후 통보’ 전까지 조 전 실장의 사직 자체를 모르고 있었다는 것은 어느 모로 보나 정상이 아니다.

 

사실상 국정원 2인자인 기조실장은 인사와 예산 등을 책임지는 핵심 보직이다. 조 전 실장의 후임으로 거론되는 김남우 김앤장 변호사는 윤 대통령이 서울중앙지검장이던 시절 수석부장인 형사1부장을 지냈다고 한다. 또 검찰 출신에, 또 ‘아는 사람’을 권력기관의 요직에 앉히려 한다는 비판이 나올 상황이다.

 

윤 대통령은 국정 지지도가 취임 직후 52%에서 최근 27%(한국갤럽, 지난 21일 발표)까지 떨어진 요인 중 ‘인사 잘못’이 큰 몫을 차지한다는 점을 모르지 않을 것이다.

국정원 기조실장이 검사 출신 법률가로 채워야만 하는 자리도 아니다.

아는 사람, 써본 사람에 집착하는 인사는 무엇보다 윤 대통령 스스로에게 무익하다는 점을 깨달을 때도 됐다.

 

 

[ 2022. 10. 28  한겨레 사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