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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내년 성장률 외환위기 후 가장 낮게 전망 : 일본에 뒤져

道雨 2022. 12. 22. 11:06

내년 성장률, 25년 만에 일본에 역전…정부, 민간지원 ‘안간힘’

 

 

 

성장률 전망 1.6%로 하향…25년 만에 일본에 뒤져
정부, 수출·투자지원 대폭 확대…민생지원은 빈약
“내년 하반기 재정공백에 추경 편성 가능성”

 

 

 

정부가 ‘2023년 경제정책방향’에서 전망한 내년 경제상황은 한마디로 살얼음판이다. 기획재정부는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지난 6월 정부 출범 직후의 2.5%에서 1.6%로 0.9%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외환위기 이후 25년 만에 처음으로 장기 저성장이 고착화한 일본(경제협력개발기구 내년 전망치 1.8%)에 역전당하리라는 것이다.

1970년 이후 일본 경제성장률이 한국을 앞선 건 1·2차 오일 쇼크를 겪은 1972년과 1980년, 외환위기가 닥친 1998년 등 3차례뿐이다.

 

정부는 내년 경제 운용의 초점을 위기 극복과 재도약에 맞추고, 역대 최대 규모의 정책 금융 공급, 수출·투자 지원, 규제 완화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그러나 민간을 통한 경기 방어에 한계가 큰데다, 고금리에 따른 부채 부담 등으로 서민·중산층의 어려움이 가중될 가능성이 높아, 추가경정예산 편성 가능성도 제기된다.

 

정부가 21일 발표한 내년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 1.6%는 주요 기관들 중에서도 가장 낮은 쪽에 든다. 한국개발연구원(KDI)과 한국은행이 지난달 제시한 내년 성장률 전망치는 1.8%, 1.7%다. 대체로 정책 의지를 반영해 높은 전망치를 내놓던 정부가 외려 더 낮은 수치를 제시한 건 이례적이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최근 세계 경제 상황이 더 나빠지고 있어서, 이를 기초로 솔직하고 객관적으로 국민들께 수치를 제시한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내년 수출과 설비 투자가 올해에 견줘 4.5%, 2.8% 일제히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내년 세계 경제의 성장 전망(2.2%)이 22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굴러떨어지고, 반도체 등 주력 산업 전반에도 먹구름이 잔뜩 껴서다. 민간 소비 증가율은 올해 4.6%에서 내년 2.5%, 취업자 증가 규모는 올해 81만명에서 내년 10만명으로 확 꺾일 것으로 봤다.

 

특히 내년 상반기가 고비다. 정부는 내년 재정 지출의 65%를 상반기에 앞당겨 풀고, 공공기관 투자(63조3천억원)도 상반기 중 55%를 집행할 방침이다. 금융시장 안정, 중소기업 및 수출 지원을 위한 정책 금융은 올해보다 45조원 늘린 540조원 규모로 역대 최대액을 공급한다.

 

한국전력공사의 눈덩이 적자로 기업 지원 여력이 떨어진 산업은행엔, 이달 중 정부 보유 주식 5천억∼6천억원 규모를 출자해 자본을 확충해주고, 수출입은행에도 내년 상반기 주식 현물 출자를 통해 기업 지원을 위한 실탄을 보강할 계획이다. 지방자치단체가 보증 선 채무에 변동이 생기면 중앙부처와 협의해야 하는 절차를 신설해, 강원도 ‘레고랜드 사태’ 재발 방지책도 마련했다.

 

부동산 경기 악화로 투자 수요가 급감한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사업의 단기 기업유동화기업어음(ABCP)을 장기 대출로 바꿀 수 있는 보증을 새로 만들고, 내년 1분기 국고채 순발행(발행액-상환액) 규모는 올해의 절반으로 줄여 채권 공급 축소, 시장 금리 하락을 유도하기로 했다.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의 비과세 대상 금융상품에 회사채를 추가하고, 신용등급이 낮은 투기 등급(BBB+ 이하) 채권에 주로 투자하는 ‘하이일드 펀드’ 투자 시 세제 혜택을 제공해, 민간 자금을 회사채 시장에 끌어들이는 방안도 추진한다.

 

1조원 규모의 기업구조혁신펀드를 추가 조성해 구조조정 기업 투자를 늘리고, 한계 기업에 저리 자금·보증 등 모두 1조1천억원을 지원한다. 그러나 기재부의 한 관계자는 “지금으로선 어떤 게 위기의 트리거(방아쇠)가 될지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반면 고물가·고금리에 어려움 겪는 민생 안정 대책은 빈약하다. 서민·취약계층 지원엔 정부 재정이 투입돼야 하지만, 내년도 예산안을 경제 전망이 지금처럼 어두워지기 전인 지난 8월 말 일찌감치 편성한 까닭이다.

정부는 공공 일자리를 내년 상반기 조기 시행하고, 농축수산물 관세 인하 연장, 내년 1학기 대학 학자금 대출 금리(올해 1.7%) 동결, 대중교통 신용카드 소득공제율 상향(80%) 6개월 연장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내년 전기·가스 요금 등 공공요금 인상에 대비해, 한전의 전기요금 복지 할인 대상을 늘리고, 에너지 바우처 지원 단가도 올린다.

내수 소비 활성화를 위해 ‘관공서 공휴일 규정’ 시행령을 개정해 내년부터 부처님 오신 날(음력 4월8일)과 성탄절(12월25일)이 달력의 ‘빨간 날’일 경우 대체 공휴일 지정도 추진하기로 했다.

 

수출·투자 지원도 확대한다. 내년 정책금융 중 무역금융 지원액을 역대 가장 많은 360조원으로 늘리고, 내년에 한 해 기업의 시설투자 증가액(직전 3년 평균 투자액 대비)에 대한 세액 공제율을 기존 3∼4%에서 10%로 높인다. 세금 지원 우대를 받는 세법상 국가전략기술엔 디스플레이를 추가했다. 또 금융공기업을 통해 기업에 50조원 규모의 시설 투자 자금을 지원하고, 바이오헬스·모빌리티·에너지 등 규제 완화도 속도를 내기로 했다.

 

정부는 내년에 노동·교육·연금 등 3대 구조개혁, 금융·서비스·공공 등 3대 혁신도 본격적으로 추진해 중장기적인 경제 체질을 개선하겠다고 했다. 미래 모빌리티, 우주 탐사, 양자 기술 등 15대 프로젝트 중심의 신성장 4.0 전략 추진을 통해 ‘국민 소득 5만달러’ 달성이라는 장기 청사진도 내놨다.

 

이번 경제정책방향은 한국 경제가 내년 상반기 경기 하강을 겪고 하반기엔 회복하리라는 전제를 깔고 있다. 내년 소비자 물가 상승률(전년 대비)이 3.5%로 올해(5.1%)보다 안정세를 보일 것이라는 예상도 반영했다. 하지만 경기 불확실성이 워낙 큰 탓에 전망이 뒤집힐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내년 상반기 재정을 몰아 썼다가 하반기 경기 하강이 이어져 추경 편성에 나설 수밖에 없으리란 가능성이 제기되는 것도 이런 까닭이다.

 

조영무 엘지(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주요국별로 경기 침체에 빠지는 시기가 다른데다, 내년 초나 상반기에 금리 고점에 도달한다면, 금리의 실물 경제 여파 시차를 고려할 때, 한국 경제는 내년에 ‘상고하저’의 경기 흐름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며 “내년 상반기에 재정을 당겨썼다가 하반기에 재정 공백이 발생해 추경을 해야 한다는 얘기가 나올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

 

 

 

박종오 기자 pjo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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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내년 성장률 외환위기 후 가장 낮게 전망

 

KDI·한은보다 낮은 1.6%…물가 상승 3.5% 둔화 예상

취업자 올해 81만명↑ 내년 10만명↑…증가폭 낮아질 듯

 

 

 

 

정부는 내년 우리 경제가 1.6%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물가 상승률은 3.5%로 올해 예상치인 5.1%보다 크게 낮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기획재정부가 21일 발표한 '2023년 경제정책방향'에 따르면 정부는 내년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1.6%로 예상했다. 지난 6월 '새정부 경제정책방향'에서 제시한 전망치(2.5%)보다 0.9%포인트 낮췄다.

정부가 경제정책방향 등을 통해 2% 미만의 성장률을 제시한 것은 이례적이다. 앞서 정부는 2020년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서 2020년 성장률을 0.1%, 2009년 하반기 경제운용방향에서 2009년 성장률을 -1.5% 내외 등으로 전망한 바 있다.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가 닥친 1998년 초에는 IMF와의 협의를 거쳐 거시경제 관리 지표로서 1998년 성장률을 1%로 제시했다. 새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로는 25년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그만큼 내년 경제 상황과 그에 대한 정부의 인식이 엄중하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번 전망치는 정책 효과가 반영되지 않은 수치다.

주요 기관과 비교해보면 한국개발연구원(KDI·1.8%), 경제협력개발기구(OECD·1.8%), 한국은행(1.7%) 등보다도 낮다. 아시아개발은행(ADB·1.5%)보다는 높았다.

방기선 기재부 1차관은 "한은과 KDI는 10월 산업생산활동 결과가 나오지 않은 시점에서 발표했다"며 "10월 산업활동 감소가 생각보다 크게 나와서 한은과 KDI보다는 조금 더 비관적으로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지난 10월 전(全)산업 생산(계절조정·농림어업 제외)은 전월보다 1.5% 줄어 2020년 4월(-1.8%) 이후 30개월 만에 가장 큰 감소 폭을 기록한 바 있다. 가파른 금리 인상, 에너지 수급 불안 등의 영향으로 세계 경제의 성장세가 위축되는 만큼 한국 경제도 그 여파를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다. 정부는 다만 내년 상반기 잠재성장률을 하회하는 수준에서 하반기에 대외 여건 개선 등으로 회복 흐름이 나타날 것으로 기대했다.

정부는 내년에 주요 부문 지표들이 올해보다 둔화하거나 감소로 돌아설 것으로 내다봤다.

수출(통관 기준)은 내년에 4.5%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전 세계 교역과 반도체 업황의 위축 등으로 2020년(-5.5%) 이후 3년 만에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민간 소비는 금리 상승에 따른 상환 부담, 고용 둔화, 자산 가격 하락 등의 영향으로 올해 4.6% 증가에서 내년 2.5% 증가로 증가 폭이 둔화할 것으로 봤다. 내년 설비투자는 2.8%, 건설투자는 0.4% 각각 감소하며 올해에 이어 부진할 것으로 예상했다. 대외 불확실성 확대, 부동산 경기 위축 등이 악재로 꼽혔다.

정부는 올해 성장률의 경우 2.6%에서 2.5%로 전망치를 소폭 내렸다.

 

 




물가 상승률은 올해 5.1%에서 내년 3.5%로 둔화할 것으로 전망했다.정부는 원자재 가격 하락, 수요 둔화 등에 따라 물가 오름세가 점차 낮아질 것으로 봤다. 다만 전기·가스요금의 현실화 등에 따라 공공요금 상방 압력이 커지면서 물가 상승세의 둔화 폭은 완만할 것으로 예상했다. 주요 원자재 수급 여건 등의 불확실성도 상존한다는 지적이다.

정부는 물가가 당분간 높은 수준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하면서 당분간 거시 정책의 중점을 물가 안정에 두겠다는 계획이다.

◇ 취업자 수, 올해 81만명↑ 내년 10만명↑…증가폭 둔화

정부는 내년 취업자 수가 10만명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올해 예상되는 취업자 수 증가 폭(81만명)에서 대폭 낮아진 수치다. 한은(9만명)과 KDI(8만명) 전망치보다는 높다. 정부는 통계적 기저효과가 크게 작용해 실제 고용 상황보다 둔화 폭이 크게 나타나는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내년 15∼64세 고용률은 68.7%로 올해(68.5%)보다 소폭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인구 감소 등의 영향이다. 실업률은 같은 기간 3.0%에서 3.2%로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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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상규 에디터



출처 : 세상을 바꾸는 시민언론 민들레(http://www.mindl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