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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FM 인수 주체는 코링크PE가 아닌 '익성'이었다

道雨 2023. 1. 31. 10:05

WFM 인수 주체는 코링크PE가 아닌 '익성'이었다

 

 

 

[조국 사태의 재구성] 11. WFM 인수 주체는 코링크PE 아닌 익성이었다

불법과 편법으로 판쳤던  WFM 인수 과정

코링크PE 기준으로 인수자금은 ‘0원’

인수자금을 낸 곳은 ‘익성’과 사채업자

애초 인수 계획에서도 ‘자금은 익성이 부담’

결국 WFM의 실제 인수자는 익성

 

앞서 살펴봤듯이, 사실상 코링크PE 재판이었던 조범동 재판에서 확인된 코링크PE 범죄의 진실은 조국 부부는 전혀 상관이 없었고, 심지어 범죄에 깊이 관여한 조범동조차도 단독범이 아닐 뿐더러, 드러난 여러 정황상 주범이 아닌 종범에 불과해 보인다는 것이다.

 

코링크PE를 실제로 움직인 것은 명의상 대표인 이상훈도, ‘총괄대표’ 명함을 썼던 조범동도 아닌, “이봉직, 이창권 등" 익성 일당이었다. 조범동의 1, 2심 재판부들은 기소되지 않은 이들을 조범동의 “공범들”로 규정하고, 범죄 수익 대부분도 이들이 가져갔다고 명시했다.

 

그리고 이번에는 코링크PE의 최대 프로젝트였던 WFM 인수 역시 이 익성 일당이 주도한 여러 사실들을 살펴보고, 아울러 최대주주 자리와 경영권을 양도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 WFM 전 대표 우국환도, 실질적으로는 최대주주 자리를 유지했을 뿐만 아니라, 외견상 경영권 양도 이후에도 익성과 범행을 공모한 정황들을 살펴보도록 하겠다.

 

인수 이전 WFM 상황과 인수계약 발표

 

2017년 6월 익성의 자회사 IFM이 설립된 즈음, 익성의 이봉직, 이창권과 조범동은 코링크PE를 이용해 인수할 다른 상장기업을 물색하고 있었다. 그러다 2017년 9월에 영어교육업체 ‘에이원앤’(이후 WFM으로 상호 변경)의 실소유주이자 신성석유의 대표인 우국환을 만나 인수 협상을 진행해 10월에 인수 계약을 체결했다. 그런데, 이 인수 계약 이전의 ‘에이원앤’의 상황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 에이원앤과 WFM 회사 로고

 

 

‘에이원앤’은 코스닥 상장 업체로, 그 이전의 이름은 ‘에듀박스’였다. 우국환은 2014년 12월에 ‘이보영의 토킹클럽’으로 유명했던 영어 교육 업체 ‘에듀박스’를 인수한 후, 이듬해 스스로 대표이사 회장 자리에 오르며 회사명을 ‘에이원앤’으로 변경했다.

2017년부터는 교육사업과는 거리가 먼 건강식품사업에 진출, 쌀눈 제품 판매 사업을 벌이기도 했지만, 에이원앤은 주력 분야인 영어교육 사업에서 지속적으로 매출이 줄어들고 영업이익도 적자로 돌아선데다, 주식 시장에서 관리종목으로 지정되기까지 하는 등 경영 상황이 악화됐다.

 

2017년 우국환은 이런 에이원앤을 매각하기로 결심하고, 그해 8월에 에이원앤의 주식 800만주를 ‘IGT라이팅코리아’ 등에 352억원에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했다(주당 4,400원). 하지만 이 계약은 불과 2주만에 인수자 측 대금 미지급으로 인해 불발되어 버렸다. 

이 거래 불발로 인해 에이원앤은 불성실공시 법인으로 지정되고, 이어서 전환사채 발행까지 잘 되지 않자, 벌점 누적으로 거래정지까지 될 큰 위기에 몰려 있었다. 이렇게 곤란한 시기에, 익성 일당이 코링크PE를 앞세워 인수를 제안해온 것이다.

 

                             * 2017년 10월 14일 WFM 주식 양수도 계약 공시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코링크PE와 우국환은 2017년 10월 14일에 “경영권 및 주식양수도 계약”을 맺고 그 사실을 공시했다. ☞ 에이원앤, 코링크PE에 경영권 매각 추진

이 계약의 내용은 코링크PE가 우국환 보유 WFM 주식 470만 주(발행주식 수의 21%)를 두 차례에 걸쳐 주당 5천원, 총 235억 원에 인수하는 내용이었다. 이 계약 체결 보름 후인 10월 30일에 ‘에이원앤’이라는 회사명을 ‘WFM’으로 변경했다.

 

또한 이 계약을 전후하여 코링크PE는 새로운 펀드 “한국배터리원천기술코어 밸류업 1호“(이하 ‘배터리펀드’)를 설립하고, 80억 원의 투자를 유치하고는 투자금 전액으로 WFM의 지분을 사들였다. (구체적으로 배터리펀드가 보유하게 된 WFM 주식 수는 우국환의 기존 주식 매수로 80만 주, 유상증자로 신주 971,174 주를 확보하여 총 1,771,174주였다.) 이 배터리펀드의 WFM 주식 매수는 코링크PE-우국환 사이의 주식 양수도 계약과는 별개의 물량이다.

 

그런데, 우국환이 에이원앤을 ‘IGT라이팅코리아’에 매각하려 했을 당시 주가는 6천 원대였는데, 이 계약에서 주당 가격은 4,400원으로서 시가보다 크게 낮았다. 이렇게 당시 시가보다 낮은 가격에 경영권을 넘기려는 사실이 알려지자 주가가 급락하기 시작했고, 그 계약이 불발까지 되자 주가는 3,600원대까지 추락해 있었다. ☞ 에이원앤, 최대주주 변경 계약해지 급락

 

이런 상황에서 코링크와 두 번째로 매각 계약을 맺은 것인데, 이번 계약에서는 주당 5,000원으로 도리어 인수가가 시가보다 높았다.

요컨대, 시가 6천원 대일 때 4,400원에 매각하려던 계약이 해지된 지 불과 1.5개월만에, 시가가 3,600원대로 떨어진 상황에서 시가보다 훨씬 높은 5,000원에 매수하려는 코링크PE라는 회사가 나선 것이다. 

 

이렇게 연이은 두 차례 경영권 매각 시도에서 해당 시점의 시가 대비 매각 금액이 크게 상반된 사실만 보더라도, 두 번째 계약인 코링크PE와의 계약이 정상적인 경영권 양수도 계약과는 거리가 멀었다는 점을 알아챌 수 있다.

 

WFM 인수 1차 자금 출처는 익성, 그리고 사채

 

그런데, 코링크PE 측에서 WFM의 주식을 처음 사들인 ‘배터리펀드’는, 이후에 밝혀진 바 80억 원 출자금 전부가 WFM 경영권을 매각하는 우국환 본인이 출자한 것이었다. 우국환은 40억 원은 WFM 주식 현물로 출자하고 나머지 40억 원은 현금으로 출자했는데, 이 40억 원은 전액 WFM 유상증자에 참여하여 다시 WFM 주식을 사들였다.

 

이 사실은 공개되지 않은 이면의 거래로서, 계약의 외형상으로 경영권을 코링크PE에 넘기는 것으로 되어 있는 우국환이, 실제로는 경영권을 완전히 넘길 생각이 없었음을 보여주며, 동시에 배터리펀드를 설립하고 우국환의 주식을 사실상 차명으로 보유한 코링크PE도 우국환과 이 같은 계획을 상호 공유했음을 보여준다. (이 이면 합의에 대해서는, 다음 글에서 더 자세히 살펴볼 것이다.)

 

배터리펀드가 아닌 코링크PE 자체 명의로 지분을 인수한 것은 같은 해 10월 31일이 처음으로, 이 날 코링크PE는 우국환으로부터 100만 주(50억 원)를 인수했다. 그런데 코링크PE는 당시 이 50억 원을 정상적으로 마련할 능력이 전혀 없었다.

더욱이 WFM 인수 계약을 하던 2017년 초에 코링크PE는 정경심 교수로부터 추가로 5억 원을 더 빌려서, 투자와는 거리가 먼 사무실 임대료, 직원 월급 등 회사의 기본적인 유지 비용에 다 써버린 상태였다. 즉 코링크PE는 회사의 기본 유지 비용조차 쪼들리고 있었던 깡통 회사였던 것이다. 코링크PE는 2016년과 2017년 연속으로 당기순손실을 기록하기도 했다. 

그런 코링크PE가 갑자기 수백억 원의 주식 인수 대금이 생겼을까. 전혀 아니었다.

 

코링크PE가 우국환으로부터 1차로 WFM의 100만 주를 인수한 대금 50억 원의 출처는 조범동 1심 판결에 자세히 명시되어 있다. 먼저 익성 법인이 무담보로 24억 원을 대여했고, 레드펀드 운용 수익금 5억 원, 나머지 21억 원은 사채로 조달했다.

 

여기서 가장 먼저 눈길을 끄는 부분은, 1차 주식대금 중 가장 큰 부분인 24억 원, 전체의 거의 절반을 익성이 무담보로 코링크PE에 대여했다는 것이다. 익성은 공식적으로는 코링크PE와 아무런 관계가 없데도 WFM 지분 인수를 위해 초반부터 거액을 무담보로 빌려줬다는 점에서, 익성이 WFM 인수의 실질적인 배후가 아니었는지 하는 의심이 드는 것이 당연하다.

 

                               * ‘코링크PE 회장’ 이봉직 (MBC PD수첩, 익성 홈페이지)

 

 

더 깊이 들어가보면 이런 의혹은 더욱 깊어지게 된다. 이 50억 원 중에 레드펀드 수익금 5억 원은 조범동 1심 판결문에 “레드펀드 청산으로 발생한 운영성과 보수”로 표시되어 있는데, 앞서 10회에서 살펴봤듯이, 레드펀드의 자금 운용은 사실상 익성 일당이 진행한 것이다.

 

이 레드펀드는 2017년 11월 초에 금융감독원에 청산보고서를 제출하고 2018년 3월에 청산종결 되었는데, 레드펀드가 이봉직의 경영권 방어를 위해 매입 후 보유하고 있던 13억5천만 원어치의 익성 주식은 우국환과의 계약 시점인 2017년 10월에 우국환에게 40억 원에 매도했다. 따라서 레드펀드 수익금은 익성 주식을 비싸게 판 차익의 일부일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즉 우국환과의 WFM 계약이 체결되던 2017년 10월 당시 레드펀드는 이미 청산을 하고 있었고, 그 청산의 목적이 바로 WFM 인수였던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익성이 무담보로 빌려준 것으로 되어 있는 24억 원은 바로 레드펀드가 보유했던 아큐픽스 지분을 처분한 대금으로 판단된다. 익성이 아큐픽스 인수를 위해 설립한 레드펀드를 청산하고 그 청산 자금으로 이번엔 WFM 인수에 나선 것이다.

 

이렇게 레드펀드로부터 나온 29억 원 외에 나머지 21억 원은 사채로 충당했다. 그런데 사채를 빌려 쓰려면 담보가 필요한데 코링크PE는 무엇을 담보로 제공했을까? 코링크PE는 기막히게도 바로 2주 전에 우국환이 배터리펀드에 현물로 출자한 WFM 주식 80만 주를 사채업자들에게 담보로 맡기고 21억 원을 빌렸다.

 

배터리펀드는 코링크PE 산하의 사모펀드이지만, 법적으로 별개의 유한회사 법인이므로, 배터리펀드의 자산인 주식 80만 주를 코링크PE의 주식 인수를 위해 사채업자에게 담보로 제공한 것은 명백한 횡령이다. 우국환이 출자한 이 WFM 80만 주는 모두 실물 주식이었기 때문에, 이 80만 주를 사채업자에게 담보로 제공한 즉시 코링크PE와 배터리펀드의 손을 떠난 것이다.

 

요컨대, 연이은 인수 과정의 시작 단계에서부터 다음 지분 인수를 위해 이전에 확보한 지분을 횡령해 담보로 제공한 것으로, 한 마디로 ‘아랫돌 뽑아 윗돌 고이기’를 한 것이다.

 

인수자금 중 코링크PE의 자본은 사실상 전무

 

이후 코링크PE와 우국환은 이듬해인 2018년 1월 24일까지 추가로 5회 더 WFM 주식을 인수하는데, 결론부터 말하자면 앞서와 마찬가지로 이 인수 거래들에 코링크PE의 자기 자본은 전혀 들어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WFM의 인수 과정에는 처음부터 끝까지 불법, 편법 수단들만이 총동원된 것이다.

 

먼저, 2017년 11월 19일에 코링크PE는 우국환으로부터 20만 주(10억 원)를 인수하는데, 이 인수대금은 정경심 교수와 동생 정 모씨가 블루펀드에 투자한 자금을 횡령한 것이었다. 앞서 살펴봤던 대로, 정 교수와 동생이 2017년 7월 31일에 블루펀드에 입금한 14억 원 중 대부분인 13억 원은 웰스씨앤티를 거쳐 IFM으로 “전환사채 인수대금” 명목으로 입금되었는데, 그게 두 달여 만인 11월 8일에 전환사채 발행을 취소된 후, 코링크PE와 조범동에게 각 10억, 3억으로 나뉘어 입금, 전달되었다.

 

이 블루펀드 10억 원이 11월 19일의 WFM 주식 인수에 사용된 것이다. 전환사채 발행을 취소했으면 입금했던 대금은 원래의 블루펀드로 환수되어야만 하는데도(블루펀드 역시도 모회사 코링크PE와는 별도의 유한회사 법인), 코링크PE는 이 13억 원을 블루펀드에 입금하지 않고, 코링크PE 법인이 WFM의 지분을 인수하는 목적에 사용했고, 나머지 3억 원도 사채 반환 등의 용도로 유용했다. (이런 행위 역시 명백한 횡령이고, 실제로 조범동이 이 행위로 ‘업무상횡령’ 혐의로 기소되어 유죄 확정되었다.)

 

이어서 12월 20일에는 코링크PE가 아닌 다른 회사 “엔알씨바이오”가 40만 주(20억)를 인수했는데, 코링크PE 의 우호 지분으로 보인다. 이 “엔알씨바이오”가 왜 코링크PE를 도와 WFM 인수에 나섰는지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알려진 바가 없다(조범동 1심 판결에는 WFM의 재무 담당 김병ㅇ이 검찰에서 “재무적 투자자”가 “60만 주”를 인수했다고 진술한 내용이 추가로 적혀 있다. 확인해본 결과, 우국환은 엔알씨바이오 40만 주 외에도 1월 16일에 ‘리미트리스홀딩스’라는 회사에 20만 주를 장외 매각했다. 이 거래는 코링크PE와의 경영권 양수도와는 무관한 거래인데도 주당 5천 원으로서 코링크PE 거래와 단가가 같았다. 리미트리스홀딩스는 라임사태의 한 주역인 김봉현 회장의 스타모빌리티의 한때 최대주주였던 1인 기업으로, 작전세력으로 보인다.)

 

그 다음의 지분 인수는 다시 한 달 건너 뛰어 2018년 1월 22일에 이어졌는데, 이날 우국환과 코링크PE는 심각한 자금 부족으로 당초 계약의 인수 물량 470만 주를 262만 주로 절반 가까이로 줄이기로 계약을 변경하고, 당일엔 12만 주만 인수했다.

이 1월 22일의 인수 물량 12만 주(6억 원)에 대해서는, 여러가지 정황들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결과, 정경심 교수 재판부의 판단과 달리 원래 코링크PE가 자신의 명의로 인수한 후 즉시 정 교수 동생 정 모씨에게 넘기려고 했던 물량인 것으로 추정된다. (차후 별도로 살펴보겠다.)

 

코링크PE는 이어서 바로 다음날인 1월 23일과 24일에 각각 60만 주(30억 원), 44만 주(22억 원)를 매입했는데, 조범동 1심 판결의 내용을 그대로 옮기자면 두 차례 모두 “사채업자들에게 WFM 주식을 매도한 자금”으로 대금을 지급했다. 전후 상황을 살펴보면 우국환으로부터 주식을 넘겨받은 즉시 사채업자들에게 넘긴 것으로 보인다. (이뿐만 아니라 1월 9일에도 이전에 매입한 WFM 주식 20만 주를 사채업자에게 10억 원에 매도했다.)

 

WFM 인수 완료 발표 시점의 상황

 

코링크PE는 이와 같이 2018년 1월 24일까지 우국환으로부터 WFM 주식을 인수한 후, WFM의 최대주주가 “우국환 외 4인”(우국환 본인 외에 배우자 권 모씨, 우국환의 회사들인 유니퀀텀홀딩스, 신성석유, 신우에너지)에서 “코링크PE 외 1인”(코링크PE와 배터리펀드)으로 변경되었다는 최대주주 변경 공시를 했다. 이 공시에서 밝힌 총 인수 주식 수는 코링크PE 명의의 216만 주와 배터리펀드의 177만 주를 합해 총 393만 주였다.

 

같은 날 WFM은 추가로 대표이사가 우국환에서 이상훈(코링크PE의 명의상 대표이사)로 변경되었다는 공시도 했다. 지분 인수 완료로 최대주주로 올라선 당일 대표이사까지 교체함으로써, 일단 WFM의 ‘외형적인’ 경영권 인수가 완료된 셈이다.

 

 

                            * WFM 대표를 겸직한 코링크PE 대표 이상훈 (파이낸설뉴스)

 

2017년 10월 16일부터 2018년 1월 24일까지, 코링크PE와 배터리펀드의 총 8회에 걸친 WFM 주식 인수 거래들을 목록으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날짜 매수자 명의 주식 수 / 금액 자금 출처
2017.10.16 배터리펀드 80만 주 / (40억 원) 우국환 보유 주식 현물 출자
2017.10.17 배터리펀드 97만 주 / 40억 원 우국환 현금 출자  신주 인수
2017.10.31 코링크PE 100만 주 / 50억 원 익성자금 29억 원 + 사채 (WFM주식 담보)
2017.11. 9 코링크PE 20만 주 / 10억 원 웰스씨앤티->IFM으로 투자됐던 블루펀드 횡령
2017.12.20 엔알씨바이오 40만 주 / 20억 원 우호 지분
2018. 1.22 코링크PE 12만 주 / 6억 원 정경심과 동생의 2억 원 포함
2018. 1.23 코링크PE 60만 주 / 30억 원 WFM주식 매각 대금 (사채업자)
2018. 1.24 코링크PE 44만 주 / 22억 원 WFM주식 매각 대금 (사채업자)

 

이 8회의 WFM 지분 거래 과정에서 사실상 코링크PE의 자기자본은 들어가지 않았다. (코링크PE에는 그럴 자금이 전혀 없었다.) 

 

앞서 살펴본 대로, 배터리펀드는 우국환이 전액 출자한 것이고, 나머지 자금들도 익성의 레드펀드 자금 29억 원을 제외하면 대부분 사채를 빌리거나 사채업자에게 매각한 자금이며, 1건은 아예 코링크PE가 아닌 타 회사인 ‘엔알씨바이오’의 인수분이었으며, 나머지 1건도 정 교수 동생의 자금이 들어갔다.

 

조범동 1심 재판부는 이렇게 인수 완료 발표 당시 코링크PE가 확보한 지분들을 분석한 후 아래와 같이 판단했다.

 

“위와 같이 취득한 주식 대부분을 곧바로 사채업자들에게 실물로 매도하거나 담보로 제공하였다. 2018. 1.말을 기준으로 코링크PE가 처분할 수 있는 WFM 주식은 하나도 없는 상황이었다”

 

결국, 코링크는 2018년 1월 24일에 WFM 인수를 완료했다고 공시하고 대외적으로 발표도 했지만, 실제로는 손에 들고 있는 주식이 아예 없는 상태에서 금융당국과 주식시장을 상대로 ‘블러핑’을 한 것이다.

 

코링크PE는 이렇게 사채업자들에게 넘긴 주식들을 2018년 4월에 4차례에 걸쳐 총 226만 주를 장외에서 매도한 것으로 공시하여 장부상 정리를 완료했다. 이는 우국환이 넘긴 주식 대부분이 실물주권이어서 넘긴 시점이 언제인지 외부에선 확인이 불가능한 점을 악용한 것이다.

 

WFM 인수의 당사자는 코링크PE를 앞세운 ‘익성’

 

외형만 보자면, WFM의 외면적인 인수 당사자인 코링크PE는 ‘무자본M&A’를 했던 것처럼 보인다. 조국 사태 당시 언론들의 주장도 ‘조국 5촌 조카가 코링크PE의 실질적 지배자로서 무자본M&A를 했다’라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런 ‘무자본M&A’라는 프레임은, WFM 인수의 진짜 주인공인 ‘익성’을 쏙 빼놓았기 때문에 보이는 ‘착시’다.

 

앞서 살펴본 대로, 익성은 코링크PE 명의의 첫 거래인 100만 주 매수 당시 24억 원을 무담보로 빌려주고 레드펀드 수익금 5억 원도 제공했으며, 이 익성 자금 외의 모든 자금은 사채업자의 타인 자금이었다(우국환의 관여분에 대해서는 다음 회에서 살펴보기로 한다).

 

더욱이 앞서 살펴본 대로, 기업 인수 등 코링크PE의 주요 의사결정들을 주도한 것은 매번 익성 일당이었다. 이는 WFM 인수 과정에서도 마찬가지였는데, WFM 인수 협상을 주도한 것은 조범동만이 아니라 익성의 이봉직과 이창권이었다는 검찰 진술과 법정 증언들이 여럿 나왔다.

 

우국환은 검찰 진술에서 다음과 같이 진술하여, 외형적으로 코링크PE가 당사자인 경영권 인수 협상에 실제로는 익성 일당 중 이창권이 주도적으로 개입했음을 밝혔다.

 

“피고인(조범동)과의 경영권 양수도 협의 시 거의 항상 이창권이 함께 있었고 이창권으로부터도 당시 음극재 사업이 앞으로 돈이 된다는 이야기를 들었으며, 익성과 IFM의 관계에 관하여도 설명을 들었다”

 

WFM 재무담당 직원 김병ㅇ과 김기ㅇ의 법정 증언 및 검찰 진술도 같은 맥락이다.

 

“이봉직이 한때 WFM 회장이라는 소문이 돌 정도로 경영권 인수와 관련하여 피고인(조범동)과 깊은 관계였고 법률적인 조력은 이창권이 하였다”

“이창권도 피고인(조범동)과 함께 인수자금의 조달 등 제반 사항을 함께 추진하였었고, 인수자금은 원래 레드펀드 청산금과 익성산업의 공장 부지를 담보로 한 대출금 등으로 조달하려고 하였었으며”

“우국환의 전주공장 방문 시 우국환이 이봉직 등이 참석한 저녁식사 자리에서 익성, IFM과 함께 음극재 사업을 추진하되 WFM에서 생산하여 납품하는 형식으로 하고 관련 특허 및 시설 일체를 WFM에 양도하는 것을 조건으로 내세웠다.”

 

(이 같은 진술 및 증언 내용을 판결문 곳곳에 조목조목 명시한 것을 볼 때, 조범동 1심을 맡은 소병석 재판부는 조범동만이 기소된 코링크PE 관련의 범죄사실에 사실은 익성 일당이 주도적으로 나섰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조범동 역시도 익성 일당의 지시를 받은 인물에 불과하다는 의심을 가졌던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익성 일당과 우국환 등 기타 혐의자들은 전혀 기소되지 않은 상황에다 재판부로선 자체적인 수사를 벌일 수도 없어, 의심되는 중요 단서들을 판결문에 기재함으로써 기록을 남기려 한 것으로 보인다.)

 

                               * WFM 인수 자금 중 ‘자기자본’은 익성의 ‘자기자본’뿐이었다 (MBC PD수첩)

 

 

 

실제로 WFM의 음극재 사업은 익성과 익성의 자회사인 IFM이 보유한 특허권을 양허받고 IFM의 생산라인을 인수받아 시작한 것이다. 또한 이 증언에서 보다시피 WFM 인수자금으로 익성의 자금을 사용하는 것도 협상 당시부터 익성 일당이 결정한 것이었다.

또, 익성 일당과 우국환은 공개된 경영권 양수도 계약 외에 이면의 비공개 합의들을 맺는 등, 익성 일당이 WFM 경영권 거래에 적극적이고 주도적으로 관여한 정황들은 여럿 더 있다. 이렇게, WFM 인수 관련으로 모든 의사결정을 이창권과 이봉직이 주도했던 것은 물론이고, 자금 조달 등 최우선 이해당사자도 ‘코링크PE’가 아닌 ‘익성’이었다. 2016년 초 코링크PE의 설립 목표가 ‘익성의 상장’이었다는 점을 상기할 필요도 있다.

 

 

 

WFM 인수 직전과 직후 이봉직의 언론 인터뷰

 

매우 공교롭게도, 코링크PE의 WFM 인수 계약 체결 직전과 인수 완료 직후인 2018년 1월 말에 각각 언론 기사로 익성 이봉직 인터뷰가 실렸다. WFM 인수 계약이 있던 2017년 10월 14일의 바로 전날인 13일에 한국경제는 익성 이봉직과의 인터뷰 기사(☞ 신소재기업 익성, 음극재 국산화 성공…"전기차 대중화 나선다")를 실었고, 인수 완료 발표 직후인 2018년 2월호 ‘월간조선’에는 익성 이봉직 인터뷰 기사(☞ 프런티어의 세계 〈1〉 일본 신네츠의 독보적인 2차 전지 장벽을 깬 익성 이봉직 회장)가 실린 것이다.

그런데 코링크PE 및 WFM 두 회사의 ‘실질적 대표’ 조범동은 물론 명의상 대표 이상훈의 언론 인터뷰 기사는, 이 결정적인 시점들에 어느 언론사에서도 나온 적이 없었다. 코링크PE를 앞세워 WFM을 인수하는 이봉직이 스스로 수 개월에 걸친 이 인수 작전의 ‘주관자’로서 언론 보도에 나서고 싶었던 것으로 보이는 정황이다.

 

                                      * 익성 및 코링크PE 회장 이봉직 인터뷰 기사. (한국경제)

 

 

 

하지만 기막히게 WFM 인수 시작 직전과 직후에 진행한 인터뷰 기사들에서, 이봉직은 “WFM”이라는 이름은 단 한 번도 입 밖에 꺼내지 않았다. WFM 인수에 익성의 자금 수십억 원을 을 무담보로 제공하고, 직접 우국환과 담판 협상의 주인공인데다 작전 진행중 상황 보고까지 받았음에도, 그 작전의 직전후 인터뷰에서 WFM의 이름을 한 번도 언급하지 않은 것은 의도적이라고 밖에 할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아무리 외견상 아닌 척을 해도, 상식이 있는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쉽게 눈치챌 수 있다. 가장 결정적인 순간들에 다른 조연들을 제치고 스스로 스포트라이트 앞에 나서는 자야말로 전체 연극의 진짜 주인공이라는 것을 말이다.

 

                                    * 익성 및 코링크 회장 이봉직의 월간조선 2018년 2월호 기사. (월간조선)

 

 

 

 

박지훈 IT 전문가jeehoon.imp.park@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