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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무력화하는 윤 대통령의 거부권 상습화

국회 무력화하는 윤 대통령의 거부권 상습화 윤석열 대통령이 16일 간호법 제정안에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했다. 지난달 초 양곡관리법 개정안에 이어 취임 1년여 만에 벌써 두번째 거부권 행사다. 대통령의 잇따른 거부권 행사는 행정부가 국회의 입법권을 무시하는 행위로, 삼권분립이라는 민주주의의 근간마저 흔드는 행위다. 윤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간호법 제정안이 “유관 직역 간의 과도한 갈등을 불러일으키고 있다”며 “간호 업무의 탈의료기관화는 국민들의 건강에 대한 불안감을 초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의사협회 등이 간호법에 반대해온 논리를 되풀이한 것이다. 간호사 처우개선 등을 담은 간호법의 핵심 쟁점은 “모든 국민이 의료기관과 지역사회에서 수준 높은 간호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제1조) 정한 부분인데..

시사, 상식 2023.05.17

한국인의 전례없는 친미화를 어떻게 볼 것인가

한국인의 전례없는 친미화를 어떻게 볼 것인가 * 일러스트레이션 김대중 신자유주의 시대 한국에 붙는 ‘세계 최고’ 내지 ‘세계 최저’, ‘세계 최악’이 몇가지 있다. 대표적으로 부유한 나라 중에서 비정규직 근로자(전체 임금 근로자의 약 37%)가 가장 많은 나라가 한국이고, 노인빈곤율(37.6%)이 제일 높은 나라도 한국이다. 합계출산율(0.78)은 세계 최저이고, 자살률(10만명당 23.6명)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 중 최악이다. 한국의 그 많은 ‘세계 최고’ 중에는 시민들의 대외관에 관한 통계도 하나 있다. 바로 미국에 대한 호감도다. ‘미국에 호감을 갖고 있다’고 답변한 응답자는 89%로 아시아에서 단연 최고이며, 세계에서는 폴란드(91%) 다음이다.(미국 여론조사기관 퓨리서치센터 ‘20..

시사, 상식 2023.05.17

탄압하면 움츠러들 것이라는 착각

탄압하면 움츠러들 것이라는 착각 * 노조 탄압을 규탄하며 분신 사망한 민주노총 건설노조 강원건설지부 양회동 지대장을 추모하는 촛불문화제가 2일 저녁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들머리에서 열려, 참석자들이 촛불을 켠 채 “윤석열 정부의 무리한 강압수사가 건설노동자의 분신을 부추겼다”고 주장하며 “대통령의 사과”를 촉구하고 있다.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주변의 거듭된 권유를 받은 한 사진작가가 아내의 암 투병을 위해 마련한 ‘사진과 삶, 30년 그 어느 날들’ 전시회에 다녀오는 길이었다. 주말인데도 서울 서대문역 부근 고개에서 길이 막혀 한참이나 차가 서 있었다. 문득 2007년 봄 촛불집회가 한창이었을 무렵, 그 고개를 넘어 광화문까지 달려갔던 일이 생각났다. 사진 전시회에서 받은 감흥이..

시사, 상식 2023.05.17

대한민국 국격이 드러나는 날

대한민국 국격이 드러나는 날 * 지난해 4월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진실화해위)에 하미 사건 진실규명 신청서를 접수한 생존 피해자 응우옌티탄(왼쪽)과 응우옌꼬이의 2018년 2월 모습. 진실화해위가 이들이 낸 진실규명 신청서를 받아들여 조사 개시에 나설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하미/고경태 기자 ‘국격’이란 무엇일까? ‘나라의 품격’ 정도로 풀이되는데, ‘국력’이라는 개념과 비교해보면 그 의미가 더욱 분명해진다. 국력은 ‘나라의 힘’이다. 경제력, 국방력 등이 대표적인 지표다. 강한 국력이 높은 국격으로 연결되진 않는다. 러시아는 최강 군사력과 풍부한 천연자원, 넓은 영토를 보유했지만, 국격이 높다는 평가는 드물다. 국격의 지표는 다양하겠지만, ‘반성과 책임’도 핵심적인 지표 가운데 하나다. 해당..

시사, 상식 2023.05.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