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6 60

바그너 용병 사태, 과연 푸틴의 실패일 뿐일까

바그너 용병 사태, 과연 푸틴의 실패일 뿐일까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은 ‘용병의 전쟁’이다. 지난 주말 러시아 서쪽 지역을 휘젓고 다닌 바그너그룹은, 자신들이 독자적인 군사작전을 펼칠 수 있는 무장조직이며, 정치적 주체라는 점을 입증했다. 전쟁법에 구애받지 않고 한계를 초월하는 잔혹성을 과시하는 이들의 전투력은 러시아 정규군을 압도했다. 바그너그룹은 지난해 우크라이나 동부 바흐무트를 함락한 이후, 러시아에서 대중적 지지를 확보한 전쟁 영웅으로 등극했다. 오래전부터 이들은 러시아 국영 에너지기업인 가스프롬의 하청업체로부터 유입되는 자금과 중동과 아프리카에서 확보한 이권을 바탕으로, 세계적인 폭력의 공급망을 구축해왔다. 대중매체와 인터넷에도 능숙해, 2020년 말 미국 대통령 선거에도 개입했다. 군사작전만이..

시사, 상식 2023.06.30

프리고진이 폭로한 ‘다극체제’의 실상

프리고진이 폭로한 ‘다극체제’의 실상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23년 철권통치 비결은, 특권층의 권력과 돈, 안전을 지켜줄 ‘쎈 지도자’임을 증명해온 데 있다. 정보기구와 군부 출신 측근들인 ‘실로비키’들이 에너지·군수산업 등을 장악해, 막대한 이권을 독점한 채 국민 위에 군림할 수 있도록, 푸틴은 암살과 전쟁, 핵 위협, 가짜뉴스 등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는 잔혹한 통치를 해왔다. 이권에서 배제된 대다수 국민들에게는 ‘러시아 제국의 위대한 부활’을 약속해 지지를 끌어냈다. ‘제국의 부활’ 증거를 보여주기 위해 구소련 국가들을 ‘속국화’하려는 시도를 되풀이해왔다. 지난 주말 용병부대 바그너그룹 수장 프리고진의 ‘36시간 반란’은, 일주일이면 손쉽게 친러 꼭두각시 정권을 세울 수 있을 것으로 오판했..

시사, 상식 2023.06.30

윤 “반국가 세력” 운운…극우 유튜버와 다른 게 뭔가

윤 “반국가 세력” 운운…극우 유튜버와 다른 게 뭔가 윤석열 대통령이 문재인 전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을 “반국가 세력”으로 규정하며, 노골적인 반감을 드러냈다. 현 정부에 비판적인 목소리는 가짜뉴스와 괴담이라고 했다. 국민 통합을 위해 힘써야 할 대통령이, 극우적 발언을 일삼으며, ‘대결 정치’에 몰두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28일 자유총연맹 창립기념행사에 참여해 “왜곡된 역사의식, 무책임한 국가관을 가진 반국가 세력들은 핵무장을 고도화하는 북한 공산집단에 대해 유엔 안보리 제재를 풀어달라고 요청하고, 유엔사를 해체하는 종전선언을 노래 부르고 다녔다”며, 문재인 정부를 맹비난했다. 종전선언 추진은 “허황된 가짜평화 주장”으로 폄훼했고, “북한만 쳐다보고 중국으로부터 무시당한” 외교를 본인이 정상화시켰다고..

시사, 상식 2023.06.30

이재용·박근혜 책임론 빠진 언론의 '엘리엇' 보도

이재용·박근혜 책임론 빠진 언론의 '엘리엇' 보도 국민 세금으로 투기자본에 거액 배상금 내야 할 판 정경유착이 패소에 영향…책임 가려 구상권 청구해야 조중동, 경제지 등 이재용·박근혜 책임 언급 안해 한겨레·경향·민들레·KBS·MBC 등은 '구상권' 제기 국민이 낸 피 같은 세금, 혈세(血稅)로 무려 1300억 원이나 되는 돈을 해외 투기자본에 물어주게 생겼다. 민간 기업이 아닌, 정부가 국제 소송에서 패소해 국민 세금으로 거액의 배상금을 내야 한다면, 이는 언론이 가볍게 다룰 일이 아니다. 사건의 전말과 문제점, 책임을 분명히 따져 물어야 한다. 지난 20일 유엔 국제상거래법위원회 상설중재재판소(PCA)가 한국 정부에 미국계 헤지펀드인 엘리엇 매니지먼트에 대해 약 1300억 원을 손해배상과 이자 등으로..

시사, 상식 2023.06.28

일 외무성에 있어서는 안 될 미발표 IAEA보고서

일 외무성에 있어서는 안 될 미발표 IAEA보고서 문서 제보자 “그것 자체가 외무성-IAEA 거래증거” 외무성이 ‘보고서 사전보유’ 유출자 색출나선 이유 IAEA 사무총장 방일 연기도 문서유출 때문 곧 재판 받겠지만 진짜 대상자는 외무성·IAEA “내 운명을 건 도박, 끝까지 싸우겠다“ ### 일 외무성에 있어서는 안 될 미발표 IAEA보고서(유튜브 시청) : https://youtu.be/SKUhxcnheeg “외무성의 많은 관리들이 당신의 방송이 나간 뒤 밤을 새웠습니다. 그들은 보고서 제목과 목록이 공개될 줄은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그들은 정보 유출자가 누구인지 알아내려고 필사적입니다. 심지어 퇴직자들까지 조사했습니다. 이는 그들이 불안에 시달리고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보도에 대한 외무성 등 ..

시사, 상식 2023.06.28

휴대폰 분실신고 하며 강력계 출동 안 해요? 물었더니…

휴대폰 분실신고 하며 강력계 출동 안 해요? 물었더니… 한동훈 분실소동 이후 시민체험담 "경찰들 그저 웃기만" "호들갑 슈퍼 갑질! 한동훈 휴대폰은 어떤 보물이길래?" "실세 장관 한마디에 경찰이 심부름꾼…검찰독재 실상" "앞으로는 바로바로 신고해 형사급파 서비스 받겠다" 지난 25일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6·25 전쟁 73주년 기념식장에서휴대전화를 분실, 서울 중부경찰서 강력계 형사들이 출동해 ‘수색’에 나섰다. 강력범죄를 수사해야 할 강력계 형사들이 고작 ‘휴대전화 분실 사건’으로 현장에 급파되는 어이없는 소동이 벌어진 것이다. 최은정 서울 중부경찰서장의 지시였다. 알고보니 휴대전화는 한 장관이 앉아 있던 의자 아래에 떨어져 있었다. 한 시민이 이를 발견해 경찰에 신고하면서 ..

비정상의 정상화, 허상의 일상화

비정상의 정상화, 허상의 일상화 * 경찰이 지난달 25일 저녁 서울 서초구 대법원 앞에서 불법파견 사용자 엄정 처벌과 조속한 대법원 판결을 요구하며 야간문화제를 하려던 ‘비정규직 이제그만 공동투쟁’과 민주노총 금속노조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강제해산하고 연행하고 있다. 연합뉴스 ※ 다음 두개의 지문을 읽고 차이점을 찾으시오. (1) “대한민국의 위기를 가속화시키고 있는 낡은 제도와 관행을 바로잡고자 ‘비정상의 정상화’를 추진했습니다. 법치주의가 확립되고, 국민의 상식이 통용되는 사회 구조를 만드는 것만으로도 대한민국의 위기는 진정될 수 있었습니다. 욕을 먹어도 좋다는 각오로, 오로지 대한민국의 정상화를 위해 비정상적인 요인을 바로잡았습니다.” (2) “경각에 놓여 있던 대한민국을 바로 세우고, 재도약을 위한..

시사, 상식 2023.06.28

윤 대통령이 출제한 ‘공정 수능’, 그 자체가 킬러 문항이다

윤 대통령이 출제한 ‘공정 수능’, 그 자체가 킬러 문항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쏘아 올린 ‘공정 수능’ 화두는 그 자체가 킬러 문항(초고난도 문제)이 되어가는 모습이다. 지난 15일 교육부 업무보고 중 갑작스레 나온 윤 대통령의 수능 지시에, 교육현장은 ‘대혼돈의 멀티버스’로 진입하고 있다. 출제 범위 논란이 벌어지자, 대통령실은 ‘학교 수업과 공교육 교과과정은 다른 말’이라고 하고, 여당은 “학교에서 안 배운 것을 내지 말라는 것과 학교에서 가르치는 것만을 내라는 것은 엄연히 다르다”(박대출 국민의힘 정책위의장)고 주장하니, 전 국민 대상 문해력 테스트인가 싶기도 하다. 교육개혁의 당위를 부정하는 사람은 없지만, ‘왜 지금, 갑자기, 수능인가’에 대해선 해석이 분분하다. 일단 대통령실 설명을 종합하면, ..

시사, 상식 2023.06.28

미-중 ‘디커플링’에서 ‘디리스킹’으로?

미-중 ‘디커플링’에서 ‘디리스킹’으로? 요즘 ‘디리스킹’이 유행이다. 지난 3월30일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이 처음 꺼낸 뒤, 5월20일 주요 7개국(G7) 공동선언에도 ‘디커플링 아니고 디리스킹’ 표현이 등장했고, 미국도 이에 힘을 실어줬다. 그러자 국내 대다수 언론과 전문가들이 이를 서방의 대중전략 전환 신호로 읽었다. 하지만 이런 접근법은 납작해 보인다. 필자는 서방이 전환하려는 것은 대중전략 기조가 아니라 이를 정확히 담는 개념이라고 본다. 오늘날 세계 경제질서 전환을 입체적·동태적으로 진단해야 적실한 처방전을 제시할 수 있다. 두 개념의 사전적 의미를 살피면, 디커플링은 탈동조를, 디리스킹은 탈위험(위험완화)을 뜻한다. 이를 서방의 대중 경제관계에 투사하면, 전자는 탈..

시사, 상식 2023.06.28

군 검찰, 민들레 기자 통신자료 조회…"직권남용"

군 검찰, 민들레 기자 통신자료 조회…"직권남용" 통신자료 수집 헌법불합치인데 여전히 민간사찰 군 검찰단, 후속 입법 더딘 틈 타 '마구잡이' 조회 국방부 "피의자 수사 과정 절차 밟아서 확인해" 어떤 수사인지는 답변 안해…천공? 155㎜ 포탄? 인권연대 "위법부당 직권남용…언론자유 침해" 사진은 국방부 표지. 연합뉴스 자료사진. 군 검찰이 〈시민언론 민들레〉 기자의 통신자료를 조회한 사실이 26일 확인됐다. 헌법재판소는 지난해 영장 없는 수사기관의 통신자료 조회와 관련해 '헌법 불합치' 결정을 내린 바 있다. 후속 입법이 되지 않은 틈을 타, 군이 여전히 민간인 사찰을 해온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시민언론 민들레〉가 지난 25일 발급받은 통신자료 제공 사실 확인서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지난 4월 2..

“일본정부가 뇌물주고 IAEA보고서 고친 것 맞다”

“일본정부가 뇌물주고 IAEA보고서 고친 것 맞다” '조세티' 가명제보자 “외무성 간부 녹취록은 사실” 보고서 미리 받아 일본정부 뜻대로 엄청난 수정 “삼중수소 발견되지 않았다” 추가토록 요구도 외무성, 문건 노출 뒤 증거인멸, 입단속 나서 뇌물받은 IAEA 간부 방일 꺼려 보고서 발표 차질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100만 유로 이상의 뇌물을 주고, 오염수가 ‘절대안전’하다는 최종보고서 결론을 미리 받아놓고 있다는, ‘외무성 간부 A 메모’ 내용이 사실이라는 제보가 들어 왔다. 제보자는 일본정부가 사전에 입수한 IAEA 최종보고서 내용을 대폭 수정한 사실을 구체적으로 예시하면서, 이번 폭로사태 확산을 막기 위해 일본외무성이 관리들에게 IAEA와의 개인적인 채팅 내용들을 모두 지우게 하고, 허가없이 언..

위험은 클수록 오래 뜸을 들인다

위험은 클수록 오래 뜸을 들인다 * 2022년 8월 중부지방에 80년 만에 기록적인 폭우가 내리면서 서울 곳곳이 물에 잠기고 지반침하, 정전 등 사고가 잇따랐다. 지하철 역사와 선로 등에 빗물이 들어차면서 열차가 곳곳에서 멈춰 섰고, 도로 침수 지역도 늘면서 퇴근길에는 고통스러운 “교통 대란”이 벌어졌다. 독자 제공 연합뉴스 치타는 발톱을 숨기고 살금살금 목표물에 다가선다. 그리고는 출발선에 선 육상선수처럼 땅을 밀쳐내려 사지의 근육에 힘을 가한다. 정지한 채로 잔뜩 웅크린 몸체는 활처럼 탄력이 붙고 정강이 부위에는 근육질이 탱탱해진 게 금방이라도 터질 것 같은 긴장감이 한동안 이어진다. 먹을 것을 찾아 무리에서 이탈한 아기 사슴은 풀을 뜯으면서도 수시로 두귀를 쫑긋 세우고 주변을 경계하건만, 들판은 갑..

시사, 상식 2023.06.26

사법에 대한 존중이 무너져 내릴 때

사법에 대한 존중이 무너져 내릴 때 법원이나 판사에 관해 흔히들 하는 착각이 ‘재판에는 정답이 있다’는 인식 같다. 하지만 법조인으로 살면서 정답이 있었던 적은 시험뿐이었던 것 같다. 실제 재판에 임하면 분명한 것이 없다. 사실인정 단계에서도 현장에 있지 않았던 제3자인 판사가 보기에 실체적 진실은 이것이라고 명쾌하게 말할 수 있는 사안은 많지 않다. 법 해석 단계로 들어오면, 정답은 더더욱 사라진다. 축적된 선행 판례들과 연구 결과들이 존재하긴 하지만, 법 해석 자체가 고정불변의 정답을 예정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어째서 법 해석은 고정불변의 정답을 내놓을 수 없는 것일까. 하나의 이유는 공동체 구성원들이 공유하는 인식과 가치 자체가 고정불변이 아니기 때문일 것이다. 법은 그 사회의 작동 원리를 구성하기..

시사, 상식 2023.06.26

‘1원 1표’ 주주 자본주의의 허상

‘1원 1표’ 주주 자본주의의 허상 문재인 전 대통령이 최근 보수언론으로부터 뭇매를 맞았다. ‘평산책방’의 책방지기로서 페이스북에 장하준 런던대 교수의 신간 를 소개한 게 발단이다. “‘1원 1표’의 시장 논리 함정에 빠지지 않고, ‘1인 1표’의 진정한 민주주의를 지키는 깨어있는 주권자가 되기 위해, 건강한 경제학 상식이 필요합니다.” 1원 1표는 가진 돈의 액수에 따라 투표권을 부여하는 방식으로, 시장경제의 기본틀로 불린다. 1인 1표는 모두에게 동등한 권한을 부여하는 방식으로, 민주주의 기본 의사결정 원리이다. 시장을 1원 1표의 자본 논리에만 맡길 경우 불평등, 빈부격차 등 적지 않은 부작용이 발생한다. 한국 사회가 시장에 민주적 통제(1인 1표)를 가미하는 경제민주화를 추진해 온 이유다. 문 전..

시사, 상식 2023.06.26

성숙한 민주주의는 어떻게 안보전략을 만드는가

성숙한 민주주의는 어떻게 안보전략을 만드는가 *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가운데)가 지난 14일(현지시각)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연정 구성원인 크리스티안 린드너 재무장관(맨 왼쪽부터), 아날레나 베어보크 외교장관, 보리스 피스토리우스 국방장관, 낸시 페저 내무장관과 함께 참석해 이날 발표한 국가안보전략 문서를 들고 사진 촬영에 응하고 있다. 베를린/로이터 연합뉴스 지난주 프리드리히 에버트 재단 초청으로 독일을 방문했다. 아세안 국가에서 두명, 인도와 파키스탄에서 각 한명씩, 그리고 필자까지 다섯명으로 구성된 방문단은 독일 정계 지도자, 외교안보 분야 고위관리, 싱크탱크 연구자, 언론인 등 다양한 인사들과 집중적인 토론의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주제는 독일의 대중국 전략이었다. 우리가 아는 독일..

시사, 상식 2023.06.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