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상식 5978

양심적 병역거부는 병역비리가 아니다

양심적 병역거부는 병역비리가 아니다 ‘법’ 하면 ‘처벌’만이 떠오를 때, 법은 감시와 억압의 도구가 된다. 누구라도 법을 완벽하게 해석하고 준수할 자신은 없을 것이므로 법은 두려움의 대상이 되는 것이다. 관점을 달리하여, 각자의 존엄성을 인정하고 서로 다른 사람들이 함께 살아가기 위해 만들고 지켜야 할 규칙이라고 법을 인식하면 많은 것이 바뀐다. 법을 누가, 어떻게 만들 것인가부터 어떻게 해석하고 적용할 것인가에 이르기까지. 법이 존중과 보호의 체계가 된다. 물론 현실적으론 동의한 적 없는 법을 따라야 하고, 현실과 괴리가 발생해 부당해진 법을 폐지하거나 변경하는 것이 더디고, 꼭 필요한 법을 쉽게 만들지도 못하고, 구시대의 편견과 오류를 그대로 담은 법이 누군가의 존엄을 해하기도 한다. 법의 이상을 공..

시사, 상식 2024.03.18

비핵화의 단계론과 병행론

비핵화의 단계론과 병행론 * 미라 랩후퍼 미국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선임보좌관(오른쪽)이 지난 4일 빅터 차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수석부소장과의 대담에서, 북한과 비핵화 중간 단계에 대해 논의할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누리집 갈무리 조 바이든 정부의 북한 비핵화 단계론을 환영한다. 비핵화라는 최종목표에 앞서 중간 조치의 검토는 외교의 시간이 다가옴을 의미한다. 너무 멀어져서 이제는 잊어버렸던 협상의 말을 들으니 반갑고, 군사적 긴장으로 사라졌던 외교의 말이 들려 다행이다. 그러나 이 정도로는 부족하다. 미국 내부적으로 비핵화 단계론을 둘러싸고 논란이 벌어지고 있지만, 이 수준으로 외교의 시간을 열기는 턱도 없다. 단계를 부정하고 한번에 비핵화를 달성해..

시사, 상식 2024.03.18

투표의 추억

[ 안병욱 칼럼 ] 투표의 추억 어처구니없게도 손바닥 부적 王(왕) 자가 실제 상황이 돼버렸다. 선거제의 이율배반 틈새에서 이뤄진 황당한 일이다. 그로 인해 전대미문의 국정 파행이 계속되고 있다. 그래도 이번 4월 총선으로 파탄을 향해 치닫는 윤석열 정권에 제동을 걸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로 견뎌왔다. 사회는 선거를 통해 단락지어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내내 낙관적이었던 기대치는 민주당 후견 팬덤의 광풍에 휩쓸려버렸다. 개인적으로 역대 선거 역사를 되새기게 하는 기억들이 있다. 첫 기억은 초등학생 때, 그러니까 1960년 이승만이 3·15 부정선거를 획책할 때의 한 장면이다. 3·15 선거 며칠 전인 3월 초순 어느 날 면서기와 순경이 동네 사람들을 모두 모아 투표 연습을 시켰다. 날씨가 쌀쌀했던 터라 동..

시사, 상식 2024.03.15

"조국혁신당 돌풍, 민주당 지역구에 무조건 도움된다"

"조국혁신당 돌풍, 민주당 지역구에 무조건 도움된다"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 민들레 단독 인터뷰 "조국혁신당 찍을 사람이 지역구 누구 찍겠나" "민주당에 해가 된다 주장은 갈라치기, 이간질" "총선 뒤에도 민주당과 합당할 생각 전혀 없어" "친문당? 노회찬·박원순·김부겸의 사람 다 모여" "정의당보다 조국당이 노회찬 정신 잇는단 기대" "검사장, 국민이 직접 선출해야 민주주의 작동" "조국혁신당을 찍기 위해서 온 분들이 지역구에 누구를 찍을 것인가만 생각해보면 아주 간단하다."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가 더불어민주당 지지층 일각에서 '조국혁신당 돌풍'을 우려하는 데 대해 한 말이다. 조 대표는 13일 서울 종로구 안국동 촛불행동 스튜디오에서 와 인터뷰를 갖고 "여론조사 분석에 따르게 되면, 조국혁신당의 열풍..

시사, 상식 2024.03.14

"세계시장은 RE100인데 또 '원전' 짓겠다니…윤 정부의 미친 짓"

"세계시장은 RE100인데 또 '원전' 짓겠다니…윤 정부의 미친 짓" [인터뷰] 30년 대기과학자 조천호 전 국립기상과학원장이 '녹색정의당' 선택한 이유 "지금 세계의 대세는 'RE100(재생에너지 100%)'이지, 'CF100(무탄소 에너지 100%)'이 아니란 말이에요. 작년에 전세계에서 원자력 발전을 새로 지은 게 총 5기가와트 정도 됩니다. 근데 태양광은 무려 400기가와트, 풍력은 120기가와트가 새로 지어졌어요. 신규 태양광·풍력을 합치면 500기가와트가 넘는다고요. 시장 크기로만 봐도 이젠 100대 1이에요. 이런데도 우린 아직도 원전을 늘리고 CF100으로 간다? 진짜 미친 짓이죠." 윤석열 정부가 'RE100' 대신 추진하고 있는 'CF100'과 원전 정책에 대한 조천호(63) 전 국립기..

시사, 상식 2024.03.14

"도화선에 불을 지폈다"... '런종섭' 용산 자충수되나

"도화선에 불을 지폈다"... '런종섭' 용산 자충수되나 [이슈] 이종섭 출국에 다시 떠오르는 '윤석열 정권 심판'... 여권은 "야당이 악용" ▲ 이종섭 국방부 장관과 대화하는 윤석열 대통령 윤석열 대통령이 2023년 9월 15일 인천항 수로 및 팔미도 근해 노적봉함에서 열린 제73주년 인천상륙작전 전승기념식에서 이종섭 국방부장관과 대화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이종섭 전 국방부장관의 주호주 대사 임명을 강행하면서, 해병대 채 상병 사망사건 수사 외압 의혹이 다시금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야권도 이를 계기로 정권 심판의 전열을 재정비하는 모습이다. 이재명 대표는 13일 오후 대통령실이 위치한 서울시 용산구를 찾아 윤 대통령을 직격했다. 그는 "채 상병 사건은 총체적인 국정문란 행위"라며 "(채 상..

시사, 상식 2024.03.14

'친일' 코드로 들여다본 22대 총선 국힘 공천자들

'친일' 코드로 들여다본 22대 총선 국힘 공천자들 박민식, 백선엽 안장기록에서 친일행적 ‘삭제’ “조선은 안에서 썩어 망했다”는 정진석 친일사관 박진, ‘굴욕해법’ 강제징용 제3자 변제안 주역 영입인재 박은식 “폭탄이나 던지던 김구가 뭘 아나” 태영호, ‘독도 영유권’ 일본 청서에 “화답 징표” 나경원 자위대 창설 행사 참석 이력 등도 국민의힘 성일종 의원(충남 서산·태안)이 인재 육성 사례로 조선총독부 초대 통감이었던 이토 히로부미(이등박문·伊藤博文)를 언급해 파문이 일고 있는 가운데, ‘친일’ 코드가 제22대 총선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6일 지역 교육계 등에 따르면, 성 의원은 지난 3일 서산장학재단 장학금 전달식에서 학생들에게 “미국이 일본을 무력으로 굴복시켰을 때 일본의 작은 도시 하기(萩)..

시사, 상식 2024.03.12

고소득자 감세 3년 새 5조원 증가…증명된 ‘부자 감세’

고소득자 감세 3년 새 5조원 증가…증명된 ‘부자 감세’ 고소득자와 대기업 올해만 22조 세금 감면 고물가에 저소득층 소비지출은 1.6% 줄어 국민 62% “경제력 비례 형평 과세 아니다” 그런데도 정부는 총선용 감세 공약 쏟아내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월 경기 고양시에서 열린 민생토론회에서 이런 말을 했다. “보유세를 막 때리는 건 소유권을 부정하는 것으로 시장 경제에 아주 해롭고 궁극적으로는 서민과 중산층이 피해를 본다. 만약 보유 자체에, 비싼 물건을 가지고 있어서, 좋은 집을 가지고 있어서 거기에 과세한다면 그런 집을 안 만든다. 그 집을 만드는 과정에서 많은 중산층과 서민들이 일자리를 얻게 되고 후생이 거기서 나오는 것이다. 정부의 (감세) 정책의 목표는 국민 전체, 어디까지나 중산층과 서민이다..

시사, 상식 2024.03.12

가짜 보수의 지긋지긋한 빨갱이 사냥

가짜 보수의 지긋지긋한 빨갱이 사냥 헌법재판소는 1987년 6월 항쟁의 산물이다. 대통령직선제 9차 개헌으로 헌법재판소가 탄생했다. 헌법재판소는 37년 동안 대한민국과 대한민국 헌법을 수호하는 데 기여했다. 헌법재판소에도 흑역사가 있다. 첫째, 2004년 10월 행정수도 이전 위헌 결정이다. 유령 같은 관습헌법을 근거로 했다. 헌법재판소 결정으로 수도권 집중과 지방 소멸이 가속되고 있다. 행정부가 쪼개졌다. 둘째, 2014년 12월 통합진보당 해산 결정이다.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정당을 강제 해산하려면 정당의 목적이나 활동이 민주적 기본질서에 위배되어야 한다. 헌법재판소는 통합진보당 강령에서 그런 위험을 찾아내지 못했지만, 통합진보당의 목적이나 활동이 북한과 비슷하다는 이유로 해산을 결정했다. 당시..

시사, 상식 2024.03.12

낮은 사람들을 보듬다 : 김민기의 노래 이야기

낮은 사람들을 보듬다 : 김민기의 노래 이야기 장삼이사, 힘없는 이들 향한 한 시대의 기록 학전이 3월 15일 문을 닫는다. 재정난과 김민기 대표의 건강 문제가 겹치면서 폐관을 결정했다. 대학로에 문을 연 지 33년 만의 일이다. 배울 학(學)에 밭 전(田), 학전은 말 그대로 ‘배우는 밭’이었다. 그래서 김민기는 학전을 ‘못자리’라 불렀다. 이곳에서 싹을 틔우고 추수는 큰 바닥으로 가서 거두라는 그의 생각대로, 학전은 한국을 대표하는 많은 배우를 배출했다. 학전을 거친 작품들도 빼놓을 수 없다. 김광석의 콘서트와 뮤지컬 ‘지하철 1호선’은 학전의 자랑이자 한국 공연문화 역사에 큰 획을 그었다. 그런 학전이 뒤안길로 사라진다. 아쉬움과 안타까움이 앞선다. 오늘은 김민기의 노래 이야기다. * 2018년 2..

시사, 상식 2024.03.11

각자도생은 국가적 DNA였다

각자도생은 국가적 DNA였다 (1) 사외이사들이 기업들로부터 고액 연봉, 골프회원권, 해외 출장 등 과도한 혜택을 받으며, ‘허수아비 거수기’ 역할을 한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학계에선 ‘사외이사 되는 법’ 같은 강좌가 개설되는 등, 제사보다 젯밥에 더 관심이 많은 분위기도 생겨나고 있다.(조선일보, 1월24일치 기사) (2) 사외이사 연봉 1억원 넘는 기업이 삼성전자·에스케이(SK)·에스케이텔레콤 등 13곳에 달한다. 이쯤 되면 부업인지, 본업인지 헷갈릴 정도다. (…) 인맥을 총동원해 기업에 줄을 대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전세는 역전됐다. 기업이 갑이 돼 입맛에 맞는 사람을 고른다.(중앙일보, 2월27일치 고현곤 칼럼) (3) 고위 관료 출신의 선임은, 노후를 보장해주는 대신, 대주주·경영진 바람막이..

시사, 상식 2024.03.11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립서비스 안 되려면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립서비스 안 되려면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최근 주주 보호를 위한 상법 개정 카드를 다시 꺼내 들었다. 윤석열 대통령이 연초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증시 저평가) 해소책으로 제기했지만, 법무부의 반대로 흐지부지됐던 사안이다. 정부의 ‘기업 밸류업 지원안’에 맹탕이라는 부정적 반응이 쏟아지자, 무척 다급했던 것 같다.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려면, 지배주주(총수)의 회사 이익 빼돌리기로부터 일반주주를 보호하기 위한 기업 지배구조 개선이 선결 과제이다. 정부 태도가 오락가락하는 것을 보면, 상법 개정을 속단하기는 이르다. 이번에도 총선용 립서비스에 그칠 수 있다. 더구나 이 원장은 ‘기업의 경영권 확보나 경영권 승계장치’를 전제조건으로 걸었다. 경제계가 요구하는 복수의결권(1주당 여..

시사, 상식 2024.03.11

‘입틀막’, 예산보다 깊은 상처

‘입틀막’, 예산보다 깊은 상처 * 2월16일 대전 카이스트 학위수여식에서 석사 졸업생인 신민기씨가 “알앤디 예산 복원하십시오”라고 소리치는 순간 경호원이 입을 틀어막으며 제지하고 있다. 대전충남사진공동취재단 2월16일 카이스트 졸업식 사태를 보도한 사진에서 내 눈을 사로잡은 것은, 졸업생 신민기씨를 제압하는 대통령 경호원의 굳센 팔뚝과 손이었다. 단호하게 뻗은 그의 팔뚝에는 국가 원수의 안위 외에는 아무것도 신경 쓰지 않겠다는 의지가 담겼다. 더 놀라웠던 것은, 잔뜩 힘을 준 그 손이 향한 곳이 신민기씨의 몸통이나 팔이 아니라 입이라는 사실이었다. 대통령의 신체가 다치는 것을 막는 것이 아니라, 대통령이 싫어할 발언을 막으려는 팔뚝, ‘그 입 다물라’는 손이었다. 경호원의 굳센 팔과 손이 ‘연구개발 예..

시사, 상식 2024.03.08

'친일' 코드로 들여다본 22대 총선 국힘 공천자들

'친일' 코드로 들여다본 22대 총선 국힘 공천자들 성일종, 일본의 인재양성 사례로 이등박문 언급 박민식, 백선엽 안장기록에서 친일행적 ‘삭제’ “조선은 안에서 썩어 망했다”는 정진석 친일사관 박진, ‘굴욕해법’ 강제징용 제3자 변제안 주역 영입인재 박은식 “폭탄이나 던지던 김구가 뭘 아나” 태영호, ‘독도 영유권’ 일본 청서에 “화답 징표” 나경원 자위대 창설 행사 참석 이력 등도 국민의힘 성일종 의원(충남 서산·태안)이 인재 육성 사례로 조선총독부 초대 통감이었던 이토 히로부미(이등박문·伊藤博文)를 언급해 파문이 일고 있는 가운데, ‘친일’ 코드가 제22대 총선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6일 지역 교육계 등에 따르면, 성 의원은 지난 3일 서산장학재단 장학금 전달식에서 학생들에게 “미국이 일본을 무력..

시사, 상식 2024.03.07

빚더미 위에 앉은 대한민국…나아질 기미가 없다

빚더미 위에 앉은 대한민국…나아질 기미가 없다 민간부채 14분기째 위험수위…집계 이래 최장기 윤 정부는 집값 떠받치기 정책 금융 퍼붓는데 혈안 대한민국의 가계부채와 기업부채를 합한 민간부채 수준이 14분기째 위험 수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1972년 관련 통계작성 이래 최장기간에 해당한다. 게다가 위험의 수준도 일본과 함께 대한민국이 선두 각축을 벌이는 참담한 상황이다. 부채에 짓눌려 국민경제와 민생이 압사당할 지경인데도 불구하고, 윤석열 정부는 집값 떠받치기를 위해 정책금융을 퍼붓는데 혈안이다. 부채로 쌓아올린 바벨탑이 한없이 위태로워 보인다. 한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 안내판. 연합뉴스 통계작성 이래 최초로 14분기째 위험수위에 머문 민간부채 국제결제은행(BIS) 자료에 따르면..

시사, 상식 2024.03.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