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정치’ 노린 무책임한 반중 선동, 제발 그만두라
‘국내 정치’ 노린 무책임한 반중 선동, 제발 그만두라
다이빙 주한 중국대사가, 윤석열 대통령과 그를 지지하는 극우 세력이 자신들의 ‘정치적 목적’을 위해 반중 선동을 하고 있다며, 이는 중국에 “한국에 대한 나쁜 인상”을 주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익을 지키려면 때로 중국과도 얼굴을 붉히며 다퉈야 하지만, 12·3 내란사태를 일으킨 윤 대통령의 ‘정치생명’ 연장을 위해 반중 감정을 조장하는 것은 너무도 무책임한 짓이다.
윤 대통령의 파면 여부를 가리기 위한 헌법재판소 심리도 끝난 만큼, 여당인 국민의힘만이라도 국익에 해가 되는 반중 선동을 그만둬야 한다.
다이빙 중국대사는 25일 한국 언론인들과 간담회를 열어 “중국이 한국 선거에 개입했다는 주장은 아무 근거가 없다”며 “유언비어를 날조하는 것은, 한국에 대한 나쁜 인상을 조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런 세력이 “한국의 극소수라는 것은 잘 알고 있지만, 중-한 관계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은 내란 직후부터 자신의 잘못을 정당화하기 위해 거듭 반중 감정을 조장해왔다. 지난해 12월12일 담화에선 ‘중국인들의 한국 내 스파이 활동’을 언급했고, 25일 최후변론 때도 “가치를 공유하지 않는 나라가 우리 정치체제에 영향을 미치고 스며드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사실상 중국을 겨냥했다.
또 극우 언론과 유튜브가 ‘중국인 부정선거 개입설’ 등을 이어가자, 일부 여당 의원들이 이에 가세하는 모습을 보였다.
국익을 해치는 무분별한 움직임을 막아야 할 여당 의원들이, 눈앞의 정치적 이익을 위해 오히려 편승·조장했다. 국익과 객관적 사실 모두를 외면한 것이다.
뮌헨 안보회의 올해 보고서를 보면, ‘여전히 미국이 유일 강대국인 세계에 살고 있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한 미국인은 38%에 그쳤다. 어느새 미국 패권이 저물고, 중·러 등 세계 주요국들과 두루 좋은 관계를 유지해야 하는 다극질서가 다가왔다.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라는 구호를 내세운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자기파괴적인 움직임이 이 흐름을 더 가속화하는 중이다.
중국은 우리에게 ‘숙명적 이웃’이자, 지난해 1330억달러에 이르는 최대 수출시장이다.
미국과만 잘 지내면 된다는 윤 대통령의 ‘가치 외교’는 이미 설 자리를 잃었다.
이웃 일본은 미국과의 동맹 강화에 힘을 쏟으면서도, 동시에 중국과도 끊임없이 대화하며, ‘전략적 호혜관계’ 구축을 위해 노력한다.
이런 냉철한 자세를 배울 순 없는가.
[ 2025. 2. 27 한겨레 사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