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는 끝났지만, 검찰 수사는 남았다… ‘박형준 부산시장’ 의혹들
4·7 재보선 결과 부산시장으로 박형준 후보가 당선됐습니다. 박 후보는 8일 당선증을 받고, 곧바로 부산시장으로 업무를 시작했습니다. 박 시장은 시민 정서를 고려해 빠른 시간 안에 지금 살고 있는 엘시티를 매각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선거 기간 내에 제기됐던 엘시티 특혜 분양 의혹을 염두에 둔 발언입니다. 4·7 재보선에서 박형준 후보가 당선되고 시장이 됐지만, 그럼에도 검찰이 수사해야 할 의혹들이 남아 있습니다. 검찰이 끝까지 수사를 해야 할 범죄 의혹들이 무엇인지 정리했습니다. ① 엘시티 특혜 분양 의혹 박형준 부산시장이 엘시티를 매각하겠다고 밝혔지만, 단순히 아파트를 매매한다고 끝날 일이 아닙니다. 왜냐하면 엘시티 자체가 이영복 회장의 금품 로비와 부산시의 특혜로 만들어진 범죄의 산물이기 때문입니다. 특히 이 회장이 구속됐고, 특혜 분양과 관련해 부산 시민단체들이 엘시티 봐주기 검사들을 공수처에 고발한 상황이라, 박 시장도 여기에서 벗어날 수도 예외가 되어서도 안 됩니다. 가장 먼저 박 시장의 의붓아들과 딸이 분양권을 누구에게 구입했는지 여부입니다. 박 시장은 후보 시절 “이영복 회장과 연관성이 없다”고 부인했지만, 정상적인 매매라면 굳이 공개하지 않을 이유는 없습니다. 불법적인 특혜분양이 아니라면 박 후보의 의붓아들과 의붓딸이 112평형 아파트 분양권을 각각 700만원과 500만원의 웃돈만을 주고 구입하기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합니다. 박 시장이 단순히 엘시티에 거주하고 있다는 자체는 불법이 아니지만, 불법으로 조성한 건축물을 특혜 분양을 통해 이익을 얻었다면, 그 자체가 범죄가 될 수 있습니다. 부산지검은 엘시티 봐주기 수사처럼 수사하지 말고, 철저하게 특혜분양 의혹을 조사해야 합니다. ② 국정원 사찰 보고 의혹 박 시장은 이명박 정부 시절 청와대 홍보기획관과 정무수석을 지냈습니다. 당시 국정원은 4대강 의혹과 관련한 민간인들을 불법사찰했습니다. 박 시장은 후보 시절부터 ‘전혀 관여한 바 없다. 보고도 받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국정원 사찰 보고 문건을 보면 당시 청와대 홍보기획관과 정무 수석에게 보고 했다는 내용이 나와 있습니다. 박 시장이 스스로 보고 받지 않았다는 말로 끝날 사안이 아닙니다. 국정원 사찰 보고 의혹은 박 시장이 국민의힘 부산시장 후보로 출마하기 전에 이미 시작된 범죄 의혹입니다. 2017년 시민단체들이 ‘내놔라 내파일’ (국정원 사찰 문건 정보 공개) 활동을 시작했고, 2018년 가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환경부 요청으로 국정원이 제공한 요약 문건을 입수해 보도했습니다. 2020년 2월 사찰 피해자인 환경단체들이 국정원 사찰 자료에 대한 정보공개 청구를 했습니다. 이 모든 과정은 부산시장 선거 전에 이루어졌기 때문에 선거가 끝났다고 멈출 이유도 흐지부지해서도 안 됩니다. ③ 국회 1억 3천만원 조형물 의혹 박 시장은 부산시장 후보 TV토론에서 국회에 설치된 1억 3천만원 조형물에 대해 ‘그분이 거의 재능 기부 수준에서 했고, 그 과정에서 관여한 바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박 시장의 주장과 달리 조형물은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심사위원회의 심사가 되기도 전에 최 작가의 작품으로 선정됐습니다. 2015년 1월 문체부 관계자와 전통공연예술진흥재단 실무자 간에 주고받은 이메일을 보면 ‘국회사무총장님 추천’이라는 내용이 나옵니다. 또한 심사를 하기도 전에 이미 “최 작가의 미술품이 제작 중이고, 1억 3천만 원에 계약하기로 했다”는 증거도 있습니다. “국회 안에서는 새누리당 A의원이 최씨의 ‘과일나무’을 구입해 설치했다거나 국회 사무처 고위인사인 B씨가 작품 설치를 기획했다는 소문이 나돌았다. 특히 후자의 소문은 B씨의 부인이 오랫동안 미술관을 운영하고 있어서 그럴싸하게 돌아다녔다.” (2015년 오마이뉴스 “국회는 왜 8천만원짜리 ‘과일나무’ 심었나” 기사 중에서) 2015년 제기됐던 의혹 중 국회사무처 고위인사 B씨는 당시 사무처장인 박형준 현 부산시장을 가리키고 있습니다. 만약 그때 제대로 수사했다면 선거 기간에 또다시 의혹으로 불거질 이유가 없었습니다. 선거가 끝나면 후보자에게 쏟아졌던 의혹이 유야무야 넘어가는 일들이 발생합니다. 단순한 의혹은 수사가 필요 없겠지만, 연관된 범죄 사실이 드러나거나 세금이 투입됐거나 국가 공권력이 불법으로 행사된 중대한 범죄라면 반드시 수사해야 합니다. 후보자에 대한 검증이 선거가 끝나는 동시에 끝나는 관행은 사라져야 합니다. 그래야 후보자들이 선거 기간에만 걸리지 않으면 당선될 수 있다며 ‘거짓말’을 하지 못합니다. 범죄는 끝까지 추적해 처벌을 받게 해야 범죄자가 선거에 나오지 못합니다. |
▲해운대 해변에서 바라 본 엘시티. 이영복 회장은 엘시티 건축 로비 의혹과 관련해 횡령과 사기 등으로 2016년에 구속됐다.
▲국정원 사찰 보고 문건, 청와대 홍보기획관과 정무수석에게 보고했다는 내용이 나온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당시 청와대 홍보기획관과 정무수석을 지냈다.
[ 임병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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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년 전 ‘유재중 성폭력’ 주장했던 김씨 “당시 박형준 측 회유·기획있었다”
‘허위 폭로자’ 김씨 “박형준 사무실서 성추문 허위 확인서 작성…5000만원·샤넬백 등 받아”
부산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박형준 국민의힘 후보가 이번엔 '성추문 거짓 증언 개입' 의혹에 휩싸였다. 박 후보 측은 관련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지만, 관련자들의 구체적인 증언과 진술이 나오면서 선거 막판 또 다른 악재를 맞닥뜨렸다.
과거 박 후보 측으로부터 돈을 받고 허위 성추문 폭로를 했다고 주장한 김아무개씨는 5일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과의 인터뷰에서, 당시 자신이 가해자로 지목한 유재중 전 의원 관련 내용은 모두 기획된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러면서 성추문 허위 폭로를 전후해 직접 박 후보와 그의 부인 조현씨 등을 만난 사실이 있다고 주장했다. 김씨는 자신이 허위 폭로 진술서를 작성하기 전, 박 후보가 이미 유 전 의원에 대한 성추문 폭로 관련 내용을 알고 있었다는 취지의 주장도 내놨다.
김씨는 이날 방송에서 2012년 유 전 의원에 대한 성추문 폭로 당시 전후 과정을 상세히 설명했다. 김씨는 앞서 부산 지역 일간지 국제신문을 통해 "2012년 총선 당시 유재중 전 의원의 성추문을 거짓으로 증언한 대가로, 공천 경쟁자인 박형준 후보 측으로부터 5000만원을 받았다"고 한 것과 동일한 주장을 하며, 박 후보 측의 '거짓 해명'은 말이 안 된다고 반박했다.
당시 김씨는 자녀의 초등학교 학부형회 회장을 맡고 있었다며, 해당 학부모회의 총무였던 A씨의 소개로 또 다른 인물인 B씨를 만나게 됐다고 전했다. B씨는 이후 김씨 관련 재판 판결문에 박 후보 부인의 지인으로 언급된 인물이다.
창원에서 부동산중개업을 하고 있던 김씨는 "(B씨를 소개 받은 후) 한 두달 사이에 급하게 친해졌다"면서 이후 A씨와 B씨로부터 유 전 의원에 대한 허위 폭로를 제안받았다고 말했다. A씨와 B씨는 김씨에게 '유 전 의원으로부터 성폭력 피해를 입었으며, 이에 대한 허위 확인서를 작성해달라'는 부탁을 받았다고 전했다. 김씨는 당시 이같은 부탁을 받은 장소를 "박형준 후보 (선거) 사무소"라고 지목했다.
김씨는 허위 진술서 작성 부탁을 받은 자리에서 "이런 거짓말을 하면 어떻게 하노. 있지도 않은 이야기를 하면 어떻게 하려고 그러느냐"며 난색을 표했다고 한다. 그러나 A씨는 거듭 "언니 이거 괜찮다. 이거 한 장(진술서) 쓴다고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면서 "나도 (진술서를) 써서 올렸는데 아무 일 없지 않느냐"고 답했다고 김씨는 주장했다.
김씨는 "그때 술도 먹었고, 판단력도 좀 안 좋은데, 주위에서 '써도 된다. 종이 한 장이다. 아무 일도 없을거고 피해도 없다'고 부추겨 (허위 진술서를) 쓰게 됐다"고 토로했다. 김씨는 A씨 이외에도 당시 박 후보 측 사무소에 있던 복수의 인물들이 들어와 진술서 작성을 회유·설득했다고 했다.
김씨는 자신이 유 전 의원에 대한 성폭력 허위 진술서를 쓴 당일을 포함해 여러차례 박 후보를 만났다고 했다. 특히 진술서를 쓴 당일은 A씨와 B씨가 "부산에 바람쐬러 가자"고 한 뒤 자신을 박 후보 사무실로 데려갔기 때문에,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 지 전혀 모르던 상태였다고 한다. 김씨는 "박형준씨가 누군지도 몰랐는데 박형준이라고 해서 악수를 했고, '마음고생이 심하셨을 것 같다'며 큰 결단을 내 주셔서 고맙댔나?"라고 부연했다.
김씨의 주장이 맞다면, 허위 확인서 작성을 제안받기 전에 이미 박 후보가 상대 측의 성추문이 폭로될 것이란 것을 알고 있었다는 얘기가 된다. 박 후보 측은 김씨의 이같은 주장에 대해 누군지 알지도 못하는 사람이며, 자신과 부인 등이 당시 폭로 또는 기획에 개입됐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강하게 부인하는 상태다.
이에 김씨는 박 후보의 사무실에서 자신의 아들이 만든 모형을 전시한 사실도 있다고 반박했다. 김씨는 "박 후보와 사무실에서 커피를 마시던 중 아들이 모형을 잘 만든다고 했고, 후보 측에서 만들어달라는 요청을 받아 박형준 사무소에 전시를 했다"며 박 후보가 자신을 모를 리 없다고 단언했다.
김씨는 또 진술서를 작성한 이후 A씨와 B씨, 박 후보 측 선거 관계자들로부터 호출을 받아 자주 부산을 오갔다고 주장했다. 이 과정에서 박 후보 측 캠프 비서 역할을 한 인물이 여러차례 김씨를 차량에 직접 태워 창원과 부산을 오갔다고 말했다. 자신이 5000만원을 받았던 해당 모임에 당시 박 후보 측 보좌관도 동석했다고 주장했다.
김씨는 "(부산에) 내려가서 저녁을 먹고 노래방을 갔는데, (박 후보 측 선거) 운동하시는 분들이 와서 9명 정도" 함께 있었다며, 참석자들이 술에 많이 취한 상태에서 지인이 돈 다발이 들어있던 쇼핑백을 건넸다고 했다. 그는 "사람들이 술도 많이 취하고 모니터 앞에서 다 노래 부르고 있으니깐, B씨가 겉옷을 가져오라 했고, 집에 가져가라며 (5000만원이 든) 돌돌 말린 쇼핑백을 줬다"고 말했다.
김씨는 B씨가 현찰 외에도 부동산 매매 등을 소개해주고, 샤넬백도 선물해 주는 등 여러 도움을 줬다고 덧붙였다. 김씨는 경제적으로 부담을 느끼던 상황에서, B씨로부터 5000만원과 여러 도움을 받게 되자, 이를 거절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폭로자 측 "10년간 고통…피해자들에 사과해야"
당시 김씨의 폭로는 정계를 강타했고, 유 전 의원은 삭발을 감행하며 자신의 결백을 주장했다. 김씨는 폭로 여파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자, 이를 제안한 인물들과 갈등을 빚었다고도 했다. 그는 A씨와 B씨 등에 항의했지만 "(B씨로부터) 한번 이렇게 했기 때문에 이제는 끝까지 가야 된다. 주위(선거 사무소에 함께 있었던 사람들)에서도 이왕 이거 썼으니까 이제는 가야 된다"며 김씨가 국회 기자회견에 나서도록 회유했다고 말했다.
무고죄는 심각한 범죄인데 왜 법정에서 적극적으로 허위 증언 교사에 대한 언급을 하지 않았느냐는 진행자 질문에, 김씨는 "불안하고 겁이 많이 났다"고 답했다. 해당 사건으로 김씨와 A씨는 각각 징역 6개월의 처벌을 받았지만, 직접 돈을 건넨 B씨와 박 후보 측 관계자들은 법망을 피해갔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무지한 생각에 그냥 확인서 쓴 두 사람만 처벌을 받는구나. 그때까지도 그렇게 생각했다"고 말했다.
김씨는 10년에 가까운 시간이 지나 이같은 주장을 들고 나온 데 대해 "10년 동안 죗값도 치렀고 고통스럽게 살았지만 후회하고 반성하고 있는데, 그 사람들이 짜고 치는 고스톱처럼 나를 이용했다는 그 자체가 너무너무 원망스럽고 후회스럽고, 이제라도 진실이 밝혀지길 원했다"고 말했다.
김씨의 전 남편도 이날 방송에 출연해 "우리 가족이 10년간을 부끄러운 상처를 안고 고통스럽게 힘들게 살았다"면서 "박형준씨는 여태 남에게 피해 준 적도 없고 이용한 적도 없다는 말씀을 하시던데, 이제 피해자가 있다는 것을 알았으니 제대로 좀 살펴서, 그리고 이 상황이 억울하고 부당하다면 재수사를 받아, 위법이 나오면 위법한 사람들이 처벌을 받고 그 피해자들한테 사과를 하는게 공직에 나오는 사람으로서 기본이라고 생각한다"고 당부했다.
출처 : 시사저널(http://www.sisa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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