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군의 존재론적 위기 냉전이 시작된 이래 미국은 동아시아에서 대규모 군사기지에 이상할 정도로 집착해왔다.수만명의 대군이 주둔하는 미국령 괌, 필리핀의 수비크만 해군기지와 클라크 공군기지, 일본의 요코스카 해군기지와 오키나와 공군기지, 한국의 평택 지상군기지와 군산의 공군기지 등은 냉전 시대 건설된 대규모 군사 거점이다.필리핀 미군 기지는 1990년대에 폐쇄되었지만, 나머지 기지들은 냉전 이후에도 미국의 힘의 상징으로 굳건하게 자리를 지켜왔다. 이 기지들은 동아시아에서 대규모 전면전을 감당하기 위해 사전에 배치된 물자와 장비와 인력을 뜻하는 거대한 ‘강철 산’(iron mountain)으로 불리었다. 그러나 중·장거리 미사일이 보편화한 21세기에 이야기는 달라진다. 중국의 둥펑 계열의 미사일은 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