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선산 답사 사진 2 (2010. 10. 10)
- 하위지 유적, 죽장동 5층석탑, 금오서원, 모례가정
* 답사는 하위지 유허비 - 죽장동 5층석탑 - 하위지 묘소 - 금오서원 - 모례가정 순으로 하였으나, 하위지 묘 사진을 하위지 유허비 다음에 배치하였다.
* 선산의 읍내 중심가에는 하위지의 호(단계)를 딴 단계천, 단계로가 있다.
중심가의 단계천은 복개를 하여 주차장으로 사용되고 있는데, 원래 개천을 따라 양 옆에 늘어서 있던 나무들이 그대로 남아 주차장에 생명을 불어넣어 주고 있는 듯 하여 보기에 좋았다.
'단계 하위지 유허비'는 단계로에 인접한 주택들 사이에 있는데, 안내판이 없어서 찾기에 힘들었다. 8년 전의 기억을 더듬어 근처까지 갔으나 안내표지판이 없어 헤매다가, 인근 주민에게 물어보고서야 겨우 찾을 수 있었다.
단계 하위지의 호를 따서 개천과 도로의 이름을 붙였으면서도 정작 유허비를 안내하는 표지판은 찾아볼 수가 없어서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유허비 근처에 있는 식당에서 식사를 하면서, 식당 주인에게 선산읍사무소(또는 구미시)에 유허비 안내표지판을 설치하도록 요청하면 좋겠다고 말하였다.
* 단계 하위지 유허비 비각과 담장.
* 앞면에 '有明朝鮮丹溪河先生遺墟碑'라고 새겨져 있고, 뒷면에는 글이 새겨져 있지 않다.
조선시대의 비석을 볼 때마다, '有明'이라고 서두를 붙인 것에 늘 거슬리는 느낌을 받는다.
* 단계의 묘. 사진 맨 위의 비석 등 석물이 있는 묘가 사육신 중의 한 명인 단계 하위지의 묘이다.
* 비석에 '忠烈公丹溪河先生之墓'라고 새겨있고, 부인인 정부인 김씨와 합장되었음을 알려주고 있다.
** 사육신 묘는 서울 노량진에 있으며, 이곳의 하위지 묘는 의관(의복과 갓)을 모시고 장례를 지낸 것이라고 한다.
*** 하위지(河緯地) ◈
태종 12년(1412) ∼ 세조 2년(1456).
조선시대 단종을 위하여 사절(死節)한 사육신의 한사람으로서 본관은 진주(晋州)이고, 자는 천장(天章)·중장(仲章)이며 호는 단계(丹溪)·연풍(延風)이다.
어릴 때부터 남들이 얼굴을 모를 정도로 형 강지(綱地)와 함께 학문에만 전념하였다 한다. 세종 17년(1435) 생원이 되고, 438년 식년문과에 장원으로 급제하였으며, 그해 사가독서에 뽑혔다. 세종 때부터 왕을 보좌하여 훌륭한 치적을 쌓은 관계로 1450년(문종 즉위년) 문종이 즉위하자 장령에 임명되었다.
그는 대간의 직분으로 권세에 굴함이 없이 직언을 꺼리지 않았다. 한때, 대신들의 실정을 적극 공격하다가 왕과 대신들로부터 반격을 받았으나 승지 정이한과 정창손 등의 비호로 무사하기도 하였다.
세조가 즉위하고 교서를 내리어 초지(初志)하기를 매우 간곡히 하였으므로 마지못하여 부름에 응하여 예조참판이 되었으나, 세조의 녹(祿)을 먹는 것을 부끄럽게 여겨, 세조가 즉위한 해부터의 봉록은 따로 한 방에 쌓아두고 먹지 않았다 한다.
조선말 영조 34년(1758) 이조판서에 추증되었으며, 시호를 충렬(忠烈)이라 하였다.
노량진의 민절서원, 영월의 창절사, 선산의 월암서원 등에 제향되었다.
* 죽장동5층석탑(국보 제130호)인데, 통일신라시대 전기의 탑이다. 예전의 절터에 새로 지은 법륜사라는 절이 들어서 있다.
* 이 탑의 높이가 10m쯤 되는데, 우리나라에 있는 5층석탑 중에 가장 높다고 한다.
바닥돌에서 머리장식에 이르기까지 100여 개가 넘는 석재로 짜여져 있으며, 경북 의성 탑리의 5층석탑과 유사한 전탑형의 5층석탑이다.
** 탑은 2단의 기단(基壇) 위에 5층 탑신(塔身)을 세우고 그 위로 머리장식을 얹고 있는 거대한 모습이다. 탑신부 1층 몸돌 남쪽 면에는 불상을 모셨던 것으로 보이는 감실(龕室)이 마련되어 있으며, 그 주위로 문을 달았던 흔적이 남아 있다. 지붕돌의 아래·윗면은 전탑(塼塔:벽돌로 쌓아올린 탑)에서와 같이 계단 모양으로 이루어져 있다. 정상에는 머리장식의 받침돌인 노반(露盤)이 남아 있다.
통일신라시대 전형적인 양식인 2단의 기단을 형성하고 있지만, 기둥조각을 새기지 않은 탑신의 몸돌이나 지붕돌의 모습은 전탑의 양식을 모방하고 있다. 안동과 의성지역에서 유행했던 모전석탑(전탑의 양식을 모방한 석탑) 계열로 보여지며, 웅장하고 세련된 통일신라 초기의 기상을 담고 있다.
<문화재청 자료>
* 지붕돌의 위아래가 모두 계단형의 층급으로 되어 있어, 전탑을 모방한 것임을 보여준다.
감실도 사람이 들어가 앉아 있을 수 있을 정도로 상당히 크며, 감실 안에는 근래에 제작된 것으로 보이는 불상이 있는데, 감실의 크기에 비하여 작아 보인다.
* 2층 기단에 비하여 1층 기단이 조금 낮아 보인다. 탑리5층석탑은 기단이 1층으로만 되어 있다.
* 지붕돌 아랫부분의 층급받침수가 6-5-4-3-3 으로 점차 줄어든다.
* 고려말 삼은(三隱)의 한 사람으로 꼽히는 야은 길재(吉再)의 충절과 덕행을 기리기 위해 세워진 금오서원. 사액서원으로서 대원군의 서원철폐령 때도 훼철되지 않은 47개 서원 중의 하나이다.
** 길재는 고려말 조선초의 학자로, 고려조에서 여러 벼슬을 했으나, 고려의 멸망을 예상하고는 벼슬을 버리고 고향 선산으로 내려왔다.
길재가 낙향한 뒤에도 고려 조정에서 여러 차례 불렀으나 나아가지 않았으며, 조선이 개국한 후에도 태상박사에 임명되었으나, 두 왕조를 섬길 수 없다 하며 사양하고는 후학의 양성에 힘을 쏟았으며, 그의 문하에서 김숙자를 비롯한 많은 학자들이 배출되었다.
뒷날 유학자들은 조선 성리학의 전통이 고려말 성리학을 체계화한 정몽주에서 시작하여 길재 - 김숙자 - 김종직 - 김굉필 - 조광조로 이어진다는 도통설을 정립하였다.
* 서원 안에 걸려있는 칠조(七條) 현판. 요즘으로 치면 학교의 교훈쯤 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 七條- 칠조
1.창과 벽에 낙서하거나(汚穢窓壁)
2.책을 손상하거나(損傷書冊)
3.놀면서 공부를 안하거나(遊戱廢業)
4.함께 살면서 예의를 차리지 않거나(群居無禮)
5.술이나 음식을 밝히거나(干索酒食)
6.이야기가 난잡하거나(說話亂雜)
7.옷차림이 단정하지 않은(衣冠不正)
이 7가지의 금기를 어기는 자가 왔으면 돌아갈 것이고, 아직 오지 않았다면 오지 말라(犯此七禁者已來則歸未來則莫來)
* 금오서원에서 보이는 감천(낙동강의 지천으로 왼쪽으로 조금 더 내려가서는 낙동강 본류와 만난다).
이 감천에서도 준설작업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곳곳의 농토가 준설된 토사(모래)로 덮여 있었다.
이곳 서원에서 만난 분(선산 출신으로 구미에서 생활하시는데, 고향에 다니러 왔다가 바람쐴 겸 서원에 오셨다고 함)께서는, 4대강 사업으로 인해 이 아름다운 감천의 자연과 환경이 훼손되고 있는 것에 대해 안타까운 마음을 토로하셨다.
* 우물 정(井)자의 돌로 만들어진 모례가정과 그늘을 제공하는 멋들어진 반송.
* 이 모례가정은 모례장자샘, 모례정, 모례샘 등으로 불리는데, 신라 최초로 불교를 포교한 아도(또는 묵호자)가 머물던 모례의 집에 있던 우물이다.
모례의 시주로 신라 최초의 절 도리사가 냉산 기슭에 세워지게 되었다.
** 본래 장소에 있던 도리사는 조선 숙종 3년(1677)에 큰 화재로 완전히 소실되었으며, 영조 5년(1729) 산내의 암자(금당암)였던 곳에 다시 세워져, 현재는 냉산 산 속 깊이 높은 곳에 위치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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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산은 신라 땅에 불교 전래의 시발점이 된 곳이며, 유교 문화의 큰 축을 담당한 곳이기도 하다. 비록 지금은 구미시에 속한 작은 읍에 불과하지만, 불교의 전래와 함께 유교의 고장이라는 자긍심이 깊고, , 근대에 있어서는 동학(갑오농민전쟁)과 을미의병의 충혼이 서려있는 고장이기도 하다.
눈으로 보이는 것도 좋지만,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한 것들도 그 속에 새겨진 뜻과 의미를 좇는다면 더욱 가치가 있는 것이 될 터이다.
* 모례가정 답사 후, 의구총, 낙산동고분군, 낙산동3층석탑, 도리사, 해평동 석조여래좌상, 쌍암고가와 북애종택 등을 답사하였으나, 카메라의 밧테리와 휴대폰의 메모리 사정으로 인해 사진을 더 이상 찍지 못한 것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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