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세종도 앓던 ‘뿌리깊은 당뇨’ … 혈당조절 능력 ‘뿌리’ 치료를

道雨 2011. 11. 1. 12:49

 

 

 

세종도 앓던 ‘뿌리깊은 당뇨’

              …  혈당조절 능력 ‘뿌리’ 치료를

 

 

한의학으로 잡는 만성질환 ① 당뇨
한의학서 ‘소갈’로 불리는 질병
과식·과음·과소변 등 ‘3다’ 증상
기혈음양 상태·습관 개선으로
스스로 혈당 조절 가능케 해야

 

 

세계보건기구(WHO)는 최근 만성질환(비감염성 질환) 관리에 역점을 쏟아야 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우리나라도 당뇨, 고혈압, 고지혈증과 비만, 알레르기 질환, 만성피로와 간 질환 등으로 고통을 겪는 환자들이 급증하고 있다. 이들 질환 관리에 들어가는 의료비 역시 크게 늘고 있다. 경기도한의사회와 공동으로 이런 만성질환에 대한 한의학적 대처 방법을 5차례에 걸쳐 살펴본다.

한의학에서는 당뇨를 ‘소갈’이라고 부르는데, 이에 대한 치료는 오랜 역사를 갖는다. 조선시대 태조 이성계나 세종 등이 당뇨로 고생했으며 한의학 치료를 받았다는 기록도 전해져 내려온다. 이밖에도 열량이 높은 음식에, 스트레스는 많은데다가, 운동량이 부족한 많은 왕들이나 집권층이 이 병을 앓았다. 이 때문에 소갈에 대한 한의학적 치료법은 매우 발달돼 왔다.

 

■ 기혈음양 상태 개선시켜 혈당조절능력 회복

우선 한의학에서의 당뇨병은 소갈병(消渴病)이라 해 예로부터 소모성 질환으로 관리해 왔다. 말 그대로 소진되어 사라지고(消), 갈증 나고 말라 들어가는(渴) 병인 것이다. 이 때문에 소갈 초기 증상으로는 많이 먹고, 많이 마시며, 소변을 많이 보게 되는 ‘삼다’ 증상이 꼽힌다. 이런 증상이 현대 서양의학에서 말하는 당뇨 증상과 가장 유사해 같은 질환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이런 소갈이 나타나는 데에는 비만, 정신적인 스트레스, 무절제한 음식섭취, 육체적인 피로, 선천적 요인 등이 관여한다. 이런 원인들이 우리 몸에 열이 많아지게 해 삼다 증상을 일으키고 오래 지속되면 여러 합병증이 생긴다는 것이다.

기준치보다 높은 혈당을 직접적으로 낮추는 약을 쓰는 서양의학과는 다르게 한의학에서는 우리 몸의 기혈음양 상태를 개선시켜 우리 몸 스스로 다시 혈당을 조절할 수 있게 한다. 즉 우리 몸의 다른 장기 기능을 활성화시키면서 동시에 췌장의 기능을 강화시키는 식이요법과 혈당조절 호르몬인 인슐린의 분비를 촉진하는 처방을 한다. 물론 이는 운동을 하는 등과 같은 생활습관 개선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

 

■ 누에가루, 달개비 등은 혈당조절효과 적어

소갈을 진단받으면 거의 대부분의 환자들이 서양의학적 치료는 물론 누에가루, 달개비, 마 등 민간요법도 찾게 된다. 음식만으로 소갈을 치료한다니 관심을 갖는 것이다. 하지만 한의학도 민간 약재를 함부로 쓰는 것에는 동의하지 않는다. 한약과 민간 약재 모두 자연에 있는 천연물을 이용하지만 한약은 한의학적 이론을 기초로 진단을 한 뒤 이에 맞는 약재를 선정해 처방을 하기에, 단순히 어느 한 음식만 권하는 민간요법과는 다르다는 것이다. 한의학에서는 누에가루를 중풍으로 말을 못하거나 어린아이들에게 경기가 생겼을 때 쓴다. 죽엽초나 죽계초로 부르기도 하는 달개비는 혈당을 내려주는 작용보다는 이뇨 작용이 있어서 소변을 잘 못 보고 몸이 붓는 경우에 쓴다. 또 마는 비와 폐 등의 기능을 도와, 비가 약해서 오는 설사나 허약한 사람의 기침을 치료하는 데 쓴다. 세 약재 모두 혈당을 내려주는 작용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지만 한의사와의 진료 및 상담을 통해 효과적인 처방을 받는 것이 더 좋은 방법임에는 틀림없다.

 

■ 단 음식이 소갈 일으킨다?

단 음식이 혈당을 올리는 것은 맞지만 혈당조절능력까지 상실하게 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단 음식을 많이 먹으면 비만해질 수 있는데, 이 때문에 소갈이 생길 수는 있다. 이는 달지 않은 음식을 많이 먹어도 비만에 빠지면 소갈이 나타날 수 있다는 의미다. 결국 과식이 문제이지 단 음식이 직접적인 원인은 아니라는 말이다. 이 때문에 한의학에서는 소갈에 걸리지 않으려면 절제되고 부지런한 생활을 하라고 권한다. 다만 과식을 하면 좋지 않다는 말을 너무 확대해석해 식사를 거의 하지 않고 혈당을 조절하려는 환자도 있는데, 이는 그릇된 일이다. 영양섭취가 너무 적어 췌장의 기능까지 떨어지면 조금만 음식을 먹어도 혈당이 확 오른다. 때문에 설탕이 든 음식과 과식을 피하되 영양분이 골고루 든 식사를 규칙적으로 해야 한다.



■ 소갈 환자가 몸무게 줄면 나았다는 증거?

소갈 환자가 몸무게가 줄면 나았다고 믿는 사람이 있는데 운동이나 식사량 감소 없이 이런 현상이 나타났다면 좋은 일이 아니다. 한의학에서는 소갈에 걸린 사람이 몸무게나 팔다리의 근육이 줄어들면 병이 더 진행됐다고 본다. 소갈은 몸에 열이 많고 음이 부족한 상태가 계속돼 몸의 조열이 진액과 혈을 소모시키는데, 이러다보니 팔다리로 공급되는 영양분마저 줄기 때문에 팔다리의 근육이 줄어든다는 설명이다.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himtrain@hani.co.kr

도움말: 이완호(경기도한의사회 편집이사) 다빈치한의원장

정국영(대의원총회 부의장) 정국영의토리한의원장

김창환(안성시한의사회장) 동진한의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