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시대’ 대처할 자격도 능력도 없는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미국의 차기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한국은 안보와 경제 등 모든 면에서 새로운 도전에 직면했다.
그 어느 때보다 국가적 차원의 기민한 대처가 요구되는 시점이지만, 우리는 박근혜 대통령의 통치능력 상실로 모든 국정이 마비된 상태다.
박 대통령을 대신할 새로운 정치 리더십의 창출 필요성이 더욱 절실해졌다.
청와대는 오히려 트럼프 당선을 위기 탈출용으로 활용하려는 움직임을 본격화했다. 박 대통령은 9일 오후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소집해, 미국의 새 대통령 당선에 따른 경제·안보 분야의 대책 마련을 지시했다.
트럼프 당선자가 10일 오전 박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하면서 굳건한 한-미 동맹의 필요성을 강조한 것도 청와대는 크게 부각시켰다.
‘트럼프 시대에 대비해 국정을 안정시키고 박 대통령을 중심으로 뭉치자’는 분위기를 띄우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박 대통령의 이런 안간힘은 오히려 국가적 위기를 더욱 심화시킬 뿐이다.
안보상의 중대한 위협이 있을 때 소집하는 국가안전보장회의를, 우방국 대통령의 당선에 맞춰 연 것부터 ‘보여주기 이벤트’ 냄새가 물씬 풍긴다.
트럼프 당선자가 박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하며 의례적인 이야기를 한 것만으로도 감지덕지하는 청와대의 모습도 씁쓸하기 짝이 없다.
이미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오는 17일 미국 뉴욕에서 트럼프 당선자와 회담을 하는 방안을 조율하고 있다는데 우리는 엄두도 내지 못한다. 이것이 바로 한국이 처한 서글픈 현실이다.
박 대통령은 오는 19~20일 페루 리마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아펙) 정상회의에 불참하기로 했다. 정확히 말하면 참석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못하는 것이다.
외교부는 “북한의 5차 핵실험 등 한반도 상황이 엄중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지만, 그것이 헛된 변명이라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박 대통령은 이미 국제사회에서 조롱과 멸시의 대상으로 전락했다. 국외로 나가 봤자 왕따를 당할 수밖에 없는 처지다. 중요한 국제 정상회의 참석을 포기한 것이야말로 박 대통령 스스로 대통령직을 수행할 수 없음을 자인하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계속 대통령직에 미련을 갖는 것은 무슨 심사인지 모를 일이다.
박 대통령의 외교 실력은 이미 바닥을 보인 상태다. 미국의 <뉴욕 타임스>는 최순실씨가 박 대통령의 뇌를 조종하는 만평까지 실었다. 이런 상황에서 한-미 정상 외교가 제대로 이뤄질 리 만무하다.
게다가 트럼프 당선자는 결코 녹록한 상대가 아니다. 무능력한 박 대통령이 민감한 현안을 놓고 그와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기를 기대하는 것부터 무리다.
이래저래 박 대통령은 차기 미국 대통령을 상대하기에 부적격자다. 하루빨리 내치는 물론 외교·안보 문제에서도 손을 떼는 것이 그나마 나라를 돕는 길이다.
트럼프 당선을 위기 탈출의 호기로 여기는 착각은 박 대통령 자신과 국가를 모두 불행하게 만들 뿐이다.
[ 2016. 11. 11 한겨레 사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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