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최순실, 측근) 비리

안종범 "'0차독대' 전날, 삼성 준비자료 받았다"

道雨 2018. 1. 30. 18:10




안종범 "'0차독대' 전날, 삼성 준비자료 받았다"




'0차독대' 전날 받은 파일 보고 "보통 그런 식으로 파일명 붙여..朴과 재계 독대는 극비리에 진행"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 사진=이기범 기자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이 박근혜 전 대통령(66)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50)의 '0차 독대' 전날 관련 준비자료를 받았다고 증언했다.


이 부회장은 본인 재판에서 '0차 독대'는 절대 없었다고 주장한 바 있다. 검찰이 1차 독대에 앞서 있었다고 의심하는 '0차 독대'는 박 전 대통령과 이 부회장 사이에서 부정한 청탁이 오고 갔을 가능성을 뒷받침하는 정황이라는 점에서 존재 여부가 핵심 쟁점으로 다뤄지고 있다.


안 전 수석은 3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에서 열린 박 전 대통령 공판에 증인으로 나와 "2014년 9월11일 저녁 10시 넘어, 이메일로 '삼성 참고자료'(말씀참고 포함 수정), 'SK참고자료'(말씀참고 포함 수정) 등 문건을 받은 것은, 다음 날 있을 대통령과 삼성의 단독면담을 준비하기 위해서가 아니었냐"는 검찰의 질문에 "정확히 기억하지는 못하지만, 삼성·SK 독대를 위해 그 파일을 받고 한 것은 맞는 것 같다"고 답했다.


검찰이 제시한 '삼성·SK 참고자료' 파일은, 안 전 수석의 보좌관이었던 김모 전 청와대 행정관이 작성한 파일이었다.

검찰에 따르면, 김 전 행정관은 이 파일을 작성해 안 전 수석에게 보냈고, 안 전 수석은 2014년 9월11일 저녁 10시 이후에 휴대전화로 이 파일들을 내려받아 확인했다. '0차 독대'가 있었다고 검찰이 주장하는 2014년 9월12일의 바로 전날의 일이다.


안 전 수석은 "보통 (박 전 대통령이 재계 총수 등과) 독대를 하면, 대통령께서 말씀하실 참고자료를 올려 드리고 했다"며 "그 전에 저희 비서관이나 행정관들이 만든 것을 저에게 보내주고 확인하는 과정이 있었다"고 했다. 또 "이 파일이 그것인지 정확하게 지정은 할 수 없지만, 보통의 경우 그런 식으로 파일명을 붙이는 건 맞는 것 같다"고 답했다.


안 전 수석은 앞서 이 부회장 재판에 증인으로 나와 '0차 독대' 시기를 '2014년 하반기'로 지정한 데 대해 "제가 수석으로 부임한 게 6월이고, 그래서 아마 8월까진 안했을 것이고, 했다면 9월 이후"라며 "그다음에 11월까지 했던 것으로 기억해서 '하반기'라고 말씀드렸다"고 했다.


박 전 대통령과 재계 수석 사이의 독대가 극히 비밀리에 진행됐다고도 했다. 안 전 수석은 "단독면담을 한다는 사실은 당일 부속실 비서관만 알 수 있는 보안사항이었냐" "박 전 대통령도 보안사항이라 말한 적 있냐"는 검찰 측 질문에 "대기업 회장들이 같이 모인 자리에서 대통령과 얘기하는 자리가 있지만, 따로 여러 상황들을 얘기하고 건의하는 게 좋겠다는 차원에서 대통령이 (독대를) 하는 것이니, 서로 기업들이 정보를 모르는 상태에서 하는 게 좋겠다고 해서 보안에 신경쓰라고 하셨다"고 말했다.


2014년 9월12일은 같은 달 15일에 열렸던 대구 창조경제혁신센터 개소식보다 사흘 전이다. 이 부회장 측은 줄곧 박 전 대통령과의 독대가 2014년 9월15일의 대구 개소식이 처음이었고, 이를 포함해 단 3회에 불과했다고 주장해왔다. 이 부회장이 박 전 대통령에 삼성그룹 승계현안 등 부정한 청탁을 넣을 기회가 없었다는 그간의 진술에 힘을 싣기 위한 주장이었다.

그러다 안 전 수석의 '0차 독대' 증언이 나오며 상황이 크게 바뀌었다. 박 전 대통령과 이 부회장이 긴밀하게 얘기를 나눌 수 있는 자리가 한 차례 더 있었다는 진술이기 때문이다.

박 전 대통령의 '문고리 3인방' 중 한 명인 안봉근 전 청와대 비서관도 '0차 독대'가 있었다는 주장에 힘을 싣는 진술을 하기도 했다. 다만 안 전 비서관은 날짜를 특정하지 못했다.




황국상 기자 gshwang@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