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때 침투" 탈북자, 9년 전 국정원에 "사실 아니다" 자백
[5.18위원회 1년 기자간담회] 술자리 이야기 퍼지자 국정원이 불러... "광주시민에 미안"
▲ 5.18민주화운동진상규명조사위원회 송선태 위원장이 12일 오후 서울 중구 나라키움저동빌딩 대강당에서 조사 개시 1년을 맞아 성과를 보고하고 있다.
과거 자신이 5.18민주화운동 당시 광주에 침투한 북한군이었다고 주장했다가 최근 이를 번복한 탈북자가 2012년에도 이미 국가정보원에 "사실이 아니다"고 진술한 사실이 확인됐다.
5.18민주화운동진상규명위원회(아래 5.18위원회, 위원장 송선태)는 12일 조사개시 1년을 맞아 진행한 기자간담회를 통해 "최초 발설한 북한이탈주민에 대한 조사를 진행해 의미 있는 진술을 확보했다"며 "그의 진술은 그 동안 위원회가 국가정보원과 국방부 등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와 연계해 소중하게 활용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특히 송선태 위원장은 "오늘 당사자가 유튜브를 통해 실명과 얼굴을 공개했다"며 "이를 통해 2012년에 국가정보원에 자신의 말이 거짓이었다고 진술했다"라고 밝혔다.
유튜브 통해 잘못 시인한 북한군 탈북자
▲ 그 동안 김명국으로 아려진 탈북자 정명운씨가 12일 자신이 운영하는 유튜브를 통해 "북한군 시절 조장으로부터 들은 이야기를 2007년 한국에서 자신이 경험한 것처럼 술자리에서 지인에게 이야기했다"고 밝혔다.
그 동안 김명국으로 알려진 당사자는 탈북 후 2006년 한국에 온 정명운씨로 그는 이날 자신이 운영하는 유튜브채널에 영상을 올렸다. 영상을 통해 정씨는 북한군 시절 조장으로부터 들은 이야기를 2007년 한국에서 자신이 경험한 것처럼 술자리에서 지인에게 이야기했고, 이것이 일파만파 퍼져 문제가 커졌다고 밝혔다. 이후 2012년에 국가정보원에서 자신을 불러 그에 대해 묻자 사실대로 진술했다고 떠올렸다.
정씨는 "(나를 취재하러온 기자로부터) 제 말이 광주시민들의 가슴을 아프게 한다고 들었다"라며 "이래선 안 된다고 생각했다. 제가 무슨 죄를 지어 반성한다기보다 광주시민들에게 미안한 게 있어서 (영상을 올렸다)"라고 말했다.
이관형 5.18위원회 조사3과장은 "국가정보원과의 긴밀한 협조 속에서 제공이 가능한 자료를 받고 있고 그렇지 않은 부분은 열람을 통해 확인하고 있다"며 "북한군 침투설과 관련해 (정씨의 증언은) 일부분일 뿐이다. 저희가 조만간 북한이탈주민 관련 조사보고서를 작성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앞서 정씨는 5.18위원회에도 출석해 관련 사실을 진술한 바 있다.
외부무 '북한 개입설' 유포도 재확인
▲ 외교부 외교사료관을 통해 입수한 <1980.5.18 광주사태(민주화운동) 관련 중남미 반응 1980>이란 제목의 당시 외무부(외교부 전신) 문건. 주멕시코 대사관은 "수개 일간지 및 방송이 대사관이 배포한 자료에 따라 광주사태가 북괴의 배후 조종에 의한 것이라고 보도함"이라고 보고했다.
5.18위원회는 <오마이뉴스>가 최근 보도한 당시 외무부 및 중남미 대사관의 '5.18 북한 개입설' 전파와 관련해서도 그 사실을 재확인했다(관련기사 : [단독] '5.18 북한 개입설' 퍼뜨렸던 외무부... 대외비 문서 첫 확인 http://omn.kr/1t5aq).
이관형 3과장은 "국가기록원에서 외교부에 이관한 자료를 보면 중남미뿐만 아니라 전 세계 모든 공관에서 (해외) 반응에 대해 외무부에 보고한 자료들이 있다는 걸 확인했다"며 "문건의 양이 200기가 이상이다. 국가기록원으로부터 자료를 받는 중이고 분석하고 정리하는 데 시간이 좀 걸릴 듯하다"라고 말했다.
국가정보원은 지난해 11월 5.18 관련 기록물을 5.18위원회에 전하며 당시 정부가 신군부의 정당성과 5.18 북한 개입설을 홍보한 내용이 기록물에 담겨 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5.18위원회 관계자는 "(국가정보부의 전신인) 중앙정보부가 '공작' 수준의 활동을 벌였고 외무부 등도 이에 협조한 내용"이라며 "국가정보원에서 보내온 자료 또한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사진: 권우성(kws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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