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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게이트’ 짙어지는 대장동 사건

道雨 2022. 2. 9. 09:41

‘검찰 게이트’ 짙어지는 대장동 사건

 

 

 

지난해 9월 곽상도 국민의힘 의원의 아들이 ‘대장동 의혹’의 핵심 사업자인 화천대유에 취업해 퇴직금으로 50억원을 받은 사실이 알려지자, 홍준표 당시 국민의힘 경선 후보는 “대장동 비리는 점입가경으로 가고 있다”며 “조금 더 있으면 박영수 (전) 특검과 연루되는 대장동 비리 관련 검찰 게이트도 곧 나올 기세”라고 말했다. 실제로 얼마 안 가 박영수 전 특검의 딸 역시 화천대유에 취업했고, 대장동 아파트를 시세보다 싸게 분양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그러나 이런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가 성과를 내기까지는 넉달 이상이 걸렸다. 지난 4일에야 곽 전 의원이 두번째 영장 청구 끝에 구속됐다. 박 전 특검에 대한 수사는 여전히 지지부진한 가운데 추가 의혹도 터져나왔다.

딸이 2019년 9월부터 2021년 2월까지 5차례에 걸쳐 1억~3억원씩 모두 11억원을 화천대유에서 빌린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이 액수에 아파트 분양 시세차익, 앞으로 지급될 성과급 등을 합치면 곽 전 의원 아들이 받은 퇴직금의 실수령액인 25억원과 비슷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곽 전 의원과 박 전 특검의 자녀가 화천대유에 나란히 취업한 것 자체도 석연치 않은데다, 퇴직금·대출금 명목으로 비상식적인 돈의 흐름이 있었다는 점도 비슷하다.

 

여기에 검찰총장 출신인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이름도 등장했다. 김만배씨가 또 다른 대장동 사업자인 정영학 회계사에게 “윤석열이는 형(김씨 본인을 지칭)이 갖고 있는 카드면 죽어”라고 말한 녹취록이 보도된 데 이어, 같은 녹취록에서 김씨가 “나는 윤석열이하고도 (욕하며) 싸우는 사람이야”라고 말한 대목도 추가로 공개됐다. 김만배씨 누나는 윤 후보 부친의 집을 사들였다.

 

곽 전 의원과 박 전 특검은 법조기자 출신인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와 오랜 인연을 맺어왔다. 박 전 특검과 윤 후보는 국정농단 특검과 수사팀장의 관계였고, 이전부터 각별한 검찰 선후배 사이다. 윤 후보는 김만배씨와의 친분을 부인하지만, 녹취록에 윤 후보의 이름이 거듭 등장하는 게 예사롭지 않다.

 

대장동 사건에는 이렇게 김만배씨와 검찰 고위직 출신 인사들의 수상쩍은 관계와 돈 흐름이 얽히고설켜 있다. 이쯤 되면 홍준표 의원이 예견했던 ‘검찰 게이트’가 본격적으로 열리고 있는 셈이다. 이에 대한 검찰 수사가 유독 더디고 미온적인 점도 과거 검찰 인사들이 연루됐던 게이트들과 닮은 점이다.

 

박용현 논설위원 piao@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