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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상도 ‘대장동 뇌물’ 무죄, ‘50억 클럽’ 면죄부 안 된다

道雨 2023. 2. 9. 08:58

곽상도 ‘대장동 뇌물’ 무죄, ‘50억 클럽’ 면죄부 안 된다

 

 

 

법원이 8일 대장동 개발 민간사업자한테서 아들 퇴직금 등의 명목으로 거액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구속 기소된 곽상도 전 국민의힘 의원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50억원(세금 등 제외 25억원)이라는 거액이 아들이 열심히 일한 대가로 받은 정당한 돈이라는 곽 전 의원 쪽 주장에 손을 들어 준 것이다.

유력 정치인의 아들이 일반 국민들은 상상하기도 힘든 액수의 돈을 받았는데도 처벌할 수 없다니 허탈할 따름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는 이날 곽 전 의원의 뇌물과 알선수재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하고, 불법 정치자금 5천만원을 받은 혐의만 유죄로 인정해 벌금 800만원을 선고했다.

 

검찰은 김만배씨가 대주주로 있는 화천대유가 대장동 사업을 위해 꾸린 ‘성남의 뜰’ 컨소시엄이 하나은행의 이탈로 무산될 위기에 처하자, 곽 전 의원이 하나은행 쪽을 설득해주고 그 대가로 50억원을 받았다고 봤지만, 재판부의 판단은 달랐다.

곽 전 의원의 아들이 받은 돈이 사회 통념상 이례적으로 많긴 하지만, 화천대유가 곽 전 의원에게 알선 등의 대가로 건넨 돈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곽 전 의원이 포함된 ‘50억 클럽’ 의혹은 정영학 회계사의 녹취록에서 비롯됐다. 이 녹취록에는 김만배씨가 ‘곽 전 의원에게 아들을 통해 50억원을 줘야 한다’고 말하는 내용 등이 포함돼 있다. 곽 전 의원 뇌물 의혹의 유력한 물증이었던 셈이다.

그러나 김만배씨는 ‘동업자들에게 공통 사업비를 더 부담시키려고 허풍을 떤 것에 불과하다’고 주장해왔고, 재판부도 결과적으로 녹취록 진술의 신빙성을 인정하지 않았다.

녹취록 외에 뇌물 혐의를 입증할 구체적 물증을 제시하지 못한 검찰의 책임이 크다. 수사와 공소 유지에 미진한 점이 없었는지 돌아봐야 할 것이다.

 

‘정영학 녹취록’에는 곽 전 의원 외에 박영수 전 국정농단 특검, 권순일 전 대법관 등 법조계 고위 인사들이 여럿 등장한다. 이번 판결로 대장동 의혹의 한 축인 ‘50억 클럽’(정관계 로비) 수사가 용두사미로 끝나지 않을까 걱정스럽다.

그동안 검찰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겨냥한 특혜(배임) 의혹에만 수사력을 집중하고 ‘50억 클럽’ 수사에는 사실상 손을 놓고 있었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검찰이 계속 소극적인 태도를 고수한다면 ‘제 식구 감싸기’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 2023. 2. 9  한겨레 사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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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화천대유 50억’ 곽상도 무죄…고민정 “‘검찰개혁’ 조국 딸 600만원은 유죄”

 

 

“부모의 직무로 ‘수십억’ 받았어도, 자녀가 독립생계자이기만 하면 죄가 없단다”
“검사 출신 50억(퇴직금 등)은 무죄…검찰개혁 출신 600만원(장학금)은 유죄가 되는 세상”
“검사 아닌 사람은 사람도 아닌가보다…향후 尹대통령의 지지율이 궁금해진다.  #검사독재”

 

 

곽상도 전 국회의원이 '대장동 일당'에게서 아들의 퇴직금과 성과금 명목으로 뇌물을 수수한 혐의에 대해, 1심 재판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다만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한 혐의는 유죄가 인정돼 벌금형이 선고됐다.

이를 두고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곽상도 전 의원의 아들과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딸 조민씨를 비교하며 맹비판을 쏟아냈다.

 

고민정 의원은 9일 '곽상도 아들 50억 무죄 vs 조국 딸 600만원 유죄'라는 제하의 입장문을 내고 "두 사건 모두 직무 관련성은 인정되나 독립생계자 여부에 따라 유무죄가 갈렸다. 즉 부모의 직무로 수십억을 받았어도 자녀가 독립생계자이기만 하면 죄가 없단다"라며 이같이 밝혔다.

 

고 의원은 "현재 국회의원, 시도지사 등 권력자 상당수의 자녀들은 독립생계자"라며 "굳이 유산을 물려주지 않아도 자녀에게 재산을 만들어줄 수 있는 길이 열렸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검사 출신 50억(퇴직금 등)은 무죄가 되고, 검찰개혁 출신 600만원(장학금)은 유죄가 되는 세상"이라며 "검사 아닌 사람은 사람도 아닌가보다. 향후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이 궁금해진다. #검사독재"라고 거듭 날을 세웠다.

 

앞서 전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이준철 부장판사)는 곽 전 의원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 벌금 800만원을 선고하고 5000만원을 추징하라고 명령했다.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에는 무죄를 선고했다.

 

뇌물공여와 횡령 혐의로 기소된 화천대유자산관리(이하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도 무죄를 선고받았고, 곽 전 의원에게 불법 정치자금을 공여한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로 함께 기소된 남욱씨는 벌금 400만원을 선고받았다.

 

검찰에 따르면, 곽 전 의원은 2021년 4월 화천대유에서 근무하다가 퇴사한 아들 병채씨의 퇴직금과 상여금 명목으로 50억원(세금 등 제외 25억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았다. 검찰은 50억원 중 소득세와 고용보험, 불법으로 볼 수 없는 실질적 퇴직금 등을 제외한 25억원이 뇌물이라고 봤다.

 

하지만 재판부는 "곽상도 피고인의 아들 곽병채에게 화천대유가 지급한 50억원은 사회 통념상 이례적으로 과다하다"면서도 "50억원이 알선과 연결되거나 무엇인가의 대가로 건넨 돈이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곽상도 피고인이 아들을 대리인으로 내세워 뇌물을 받은 것으로 의심이 드는 사정도 있지만, 결혼해 독립적 생계를 유지한 곽병채가 화천대유에서 받은 이익을 곽상도 피고인이 받은 것과 같이 평가하는 것은 합리적 의심의 여지없이 증명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다만 재판부는 곽 전 의원이 제20대 총선을 앞둔 2016년 3월 남씨에게서 현금 5000만원을 받아 정치자금법을 위반한 혐의는 유죄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국회의원 선거 예비후보자로서 기부금을 한도액까지 받은 상태에서 정치자금법이 정하지 않은 방법으로 현금을 받았고 수수한 금액이 적지 않다"며 "죄책이 가볍지 않다"고 질타했다.

 

 

 

권준영기자 kjykjy@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