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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 연체, 어음 부도, 파산 급증…기업 지표 성한 게 없다

道雨 2024. 1. 29. 11:51

대출 연체, 어음 부도, 파산 급증…기업 지표 성한 게 없다

 

 

 

지난해 어음 부도율 0.23%로 전년의 2.3배로

2001년 이후 최고치…부도액도 5.3조로 2.4배

대출 연체율은 2배 늘고 이자상환능력은 급감

중소기업 이자 비용이 영업이익의 5배나 많아

한은 “P-CBO 영향”… 제외해도 부도율 2배로↑

 

 

경기 불황 장기화로 기업들의 자금 사정을 나타내는 지표들이 성한 게 없을 정도로 악화하고 있다.

지난해 경기 불황으로 자금난에 허덕인 기업들이 속출하면서, 어음 부도율과 부도액이 모두 전년 대비 두 배 넘게 폭등했다.

부도율은 22년 만에, 부도액도 9년 만에 가장 높고 많았다.

 

기업대출의 연체율도 2배 수준으로 상승했고, 기업의 이자지급능력을 나타내는 이자보상배율은 4분의 1 이하로 떨어졌다. 기업 파산도 전년 대비 65%나 증가했다.

 

28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어음부도율(금액 기준)은 0.23%로 전년(0.1%)의 2.3배나 됐다. 지난 2001년 0.38% 이후 22년 만에 가장 높은 부도율이다. 어음부도율은 지난 2019년 0.08%, 2020년 0.06%, 2021년 0.07% 등으로 0.1%를 밑돌았으나, 2022년 0.1%로 뛰어오른 뒤 지난해에는 폭등세를 보였다.

 

​* 연도별 어음부도율 부도액 추이. 자료 : 한국은행​

 

 

 

지난해 어음 부도액도 5조 3484억 원으로 전년(2조 2520억 원)의 2.4배로 급증했다. 부도액은 지난 2014년(6조 232억 원) 이후 9년 만에 가장 많았다. 어음 부도액은 지난 2019년 1조 7800억 원에서 2020년 1조 3310억 원으로 줄었다가, 2021년 1조 9032억 원으로 늘었다.

 

 

기업들의 자금 사정을 나타내는 다른 지표들도 악화일로에 있다.

 

한은에 따르면, 은행 전체의 기업대출 연체율은 지난해 11월 말 0.6%로 집계됐다. 지난 2021년과 2022년 연간 기준으로 각 0.3%를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두 배로 상승했다.

 

기업의 이자지급능력을 나타내는 이자보상배율(영업이익/총이자비용)은 지난해 상반기 1.2배로 전년의 5.1배에서 4분의 1 토막 이하로 떨어졌다. 특히 같은 기간 중소기업의 이자보상배율을 2.0배에서 0.2배로 10분의 1까지 폭락했다. 중소기업은 대출금 이자로 내야 할 돈이 벌어들인 이익보다 5배나 되는 셈이다.

 

* 법인 파산 신청 건수 추이

 

 

 

경영 사정이 이렇게 악화되면서, 아예 파산하는 기업 수도 크게 늘었다. 법원통계월보에 따르면, 전국 법원이 접수한 법인 파산 사건은 지난해 연간 1657건으로 전년(1004건)보다 65.0%나 급증했다. 개인 파산 접수가 2022년 4만 1463건에서 2023년 4만 1239건으로 오히려 소폭 줄어든 것과 대비된다.

 

한은은 지난해 어음부도율이 급등한 원인에는 프라이머리 채권담보부증권(P-CBO) 차환 발행으로 인한 '기술적 요인'이 있었다고 분석했다. 정상적으로 차환된 P-CBO가 실제와 달리 부도로 처리되면서 어음부도율 상승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말이다.

P-CBO는 금융기관 등이 신용도가 낮아 자금조달이 어려운 기업의 채권에 보증을 제공해 발행하는 자산담보부증권이다. 만기일이 차환일과 일치하지 않는 경우 등에 기술적으로 부도 처리된다. 코로나19가 확산하던 2020년 P-CBO 발행이 급증했으며, 지난해 대거 만기가 돌아와 어음부도율 상승에 영향을 준 것으로 한은은 설명했다.

하지만 기술적 요인을 빼더라도 지난해 어음 부도율은 0.12%로 전년(0.06%)의 2배 수준이다. 한은은 2019년~2021년의 기술적 요인을 제외한 부도율은 '자료 없음'이라고 밝혔다.

 

 

 

유상규 에디터skrhew@mindl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