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대·연세대 교수들도 시국선언…“하루 빨리 대통령 물러나야”
연세대 교수들 “탄핵 전 스스로 물러나야”
동국대 교수들 “즉각 하야 해야”
고려대·한양대·경희대·안동대 등 60곳서 시국선언
* 동국대학교 교수들이 21일 서울 중구 동국대에서 시국선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연일 학계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중앙대, 성공회대 등에 이어 21일 연세대와 동국대 교수들도 시국선언문을 발표했다.
연세대 교수 177명은 이날 ‘당신은 더 이상 우리의 대통령이 아니다’라는 제목의 시국선언문을 발표했다. 이들은 “윤석열 대통령은 그동안 저지른 불의와 실정에 대해 사죄하고 하루빨리 대통령의 자리에서 물러나라”고 했다.
시국선언문은 “망할 것들! 권력이나 쥐었다고 자리에 들면 못된 일만 꾸몄다가 아침 밝기가 무섭게 해치우고 마는 이 악당들아…나 야훼가 선언한다. 나 이제 이런 자들에게 재앙을 내리리라. 거기에서 빠져나갈 생각을 말라. 머리를 들고 다니지도 못하리라. 재앙이 내릴 때가 가까웠다”는 성서 구절로 시작한다.
교수들은 이태원 참사, 채 상병 사건, 노동계와 언론계 탄압, 역사 왜곡, 연구비 예산 삭감 등을 언급하며 “이 정권의 실정은 이루 헤아릴 수 없다”고 지적했다. 장기화하는 의료 대란에 대해서는 “현실적 여건에 대한 세심한 고려도, 치밀한 중장기 계획도 없이 단행된 마구잡이식 개혁은 환자들의 불편과 희생, 보건의료 제도와 의학 교육의 혼란만을 초래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원하는 것은 정상적인 정치다. 하지만 제도권 정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때 정치는 거리로 나올 수밖에 없다”며 “또다시 ‘국민 주권’의 외침이 거리를 메우기 전에, 탄핵의 바람이 거세게 휘몰아치기 전에 우리는 윤석열 대통령이 스스로 물러나는 결단을 내리길 촉구한다”고 끝맺었다.
* 지난 14일 오후 서울 성북구 고려대학교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퇴진 촉구 고려대학교 교수 시국선언' 기자회견에서 허은 고려대 교수가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동국대 교수 108명도 이날 서울 중구 동국대 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바꿀 것이 휴대폰 밖에 없다? 윤석열 대통령은 즉각 물러나라’는 제목의 시국선언문을 공개했다. 교수들은 “국정 기조 전반을 획기적으로 바꿔야 한다는 요구에 대통령은 고작 휴대폰을 바꾸겠다는 식으로 응답하는 대통령에게 더 이상 국가운영을 맡길 수 없다. 윤 대통령은 즉각 하야하라”고 했다.
교수들은 “현재 대한민국이 처한 상황은 경기 침체, 출산율 급락, 기후 위기, 경제적 양극화 등으로 대표되는 큰 위기임을 모든 전문가가 경고하고 있다”며 “위기일수록 대통령의 능력과 의지, 그리고 소통을 통해 힘을 모을 수 있는 통합의 노력이 요구되지만 현재 윤 대통령에게는 이 중 어느 하나도 확인된 바 없으며, 오히려 해묵은 이념투쟁에 골몰하며 한반도의 전쟁 위기마저 고조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러는 동안 대한민국의 위기는 지속적으로 악화될 뿐이다. 경기 침체, 출산율 급락, 기후 위기, 경제적 양극화 등에 대한 대책들은 논의의 대상조차 되지 못하고 선거 부정, 친일 논쟁, 이념 논쟁, 심지어는 각종 주술행위들이 뉴스를 채우고 있다”고 날을 세웠다.
한편 윤 대통령의 하야를 촉구하는 대학교수들의 시국 선언은 계속되고 있다. 가천대를 시작으로 한국외대·고려대·한양대·숙명여대·경희대·국민대·중앙대·전남대·충남대·안동대·경북대를 비롯해, 이날 연세대와 동국대 교수들까지 시국선언을 발표하며, 60곳이 넘는 대학교수들이 시국선언에 참여했다.
권민지 기자 10000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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