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수전증일까, 파킨슨병일까?”…‘손 떨림’ 무심코 지나치면 안돼

道雨 2025. 2. 12. 11:39

“수전증일까, 파킨슨병일까?”…‘손 떨림’ 무심코 지나치면 안돼

 

경희대병원 신경과, ‘손 떨림’ 증상 관련 조기 진단 강조

 

65세 이상 어르신들이 겪는 ‘손 떨림’ 현상이 퇴행성 뇌질환인 ‘파킨슨병’의 전조증상일 수 있는 만큼, 빠른 진단이 필요하단 지적이 나온다.

유달라 경희대병원 신경과 교수는 12일 “파킨슨병은 환자마다 나타나는 증상과 발생 시기, 진행 양상은 다르지만, 주로 가만히 있을 때 한쪽이 다른 쪽보다 먼저 또는 심하게 손발이 떨리거나 몸이 굳고 행동이 느려지는 특징을 보인다”며 “자연스러운 노화 현상으로 간주하기보다는, 증상이 불편하지 않더라도 진찰을 통해 진단 및 치료 선택지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 사진 = 게티이미지뱅크

 
 

 

보건의료빅데이터를 살펴보면, 2023년 기준 10년 전과 비교할 때, 파킨슨병은 약 49%, 수전증은 약 71% 증가했다.
파킨슨병은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을 분비하는 도파민 신경세포가 점차 감소하면서 운동장애가 나타나는 퇴행성 질환이다. 발병원인은 아직 명확하게 밝혀진 바 없다.
운동 증상이 나타나기 수년 전부터, 심한 잠꼬대, 후각장애, 변비, 우울증 등 비운동 증상이 선행될 수 있어, 초기 전문 의료진과의 면담과 진찰은 필수다.

 

운동증상에는 대표적으로 행동 느려짐(서동), 떨림, 뻣뻣함, 중심잡기 어려움(자세불안정), 보행장애 등이 있다. 떨림은 모든 환자에게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눈에 띄는 양성 증상이기 때문에 떨림이 관찰된다면, 양상을 유심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유달라 교수는 “진단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신경학적 진찰 소견 및 진행 경과”라며 “필요한 경우 약물 유발 파킨슨증, 혈관성 파킨슨증, 파킨슨증후군과 구별하기 위해 뇌 MRI를 시행하거나, 뇌 속 도파민 세포 손상을 확인하는 도파민 운반체 페트(PET)검사를 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파킨슨병은 치료를 통해 소실된 뇌세포를 정상으로 회복시킬 수는 없다. 운동을 통해 증상의 진행속도를 늦추거나, 약물, 수술적 치료를 통해 불편한 정도를 완화시키는 것이 치료의 목적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손 떨림은 파킨슨병의 주요 증상이긴 하나, 떨림의 양상에 따라 완전히 다른 질환인 수전증으로 재진단되는 경우도 있다.

 
 
 
박창규 경희대병원 신경외과 교수는 “보통 파킨슨병에 의한 손떨림은 안정되었을 때 주로 발생하며, 의도를 가지고 움직이거나 다른 일을 하면 떨림이 멈추는 특징이 있다”며 “이와 반대로 가만히 있을 때는 특별한 증상이 없다가, 식사하거나 글씨를 쓰는 등 어떤 움직임을 할 때 손떨림이 발생하면 수전증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두 질병은 같은 떨림증을 증상으로 갖고 있으나 치료법이 다르기 때문에 정확한 진단이 중요하다. 파킨슨병과 수전증은 초기 약물에 반응이 좋은 편이다. 특히 파킨슨병은 환자의 증상이 비교적 심하지 않고 관리가 잘되어 약물 치료에 반응이 좋다면, 꾸준한 약물 치료만으로도 좋은 경과를 유지할 수 있다.

 

박창규 교수는 “파킨슨병과 수전증의 수술법인 뇌심부자극술은 질환 초기일수록 예후가 좋긴 하나, 정확한 진단을 통해 우선적으로 질환을 특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진우 기자 realston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