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병, 은행, 그리고 신용
· 루이 16세와 왕비 마리 앙투아네트가 시민혁명군에 포위됐을 때 궁전을 마지막까지 지킨 것은 프랑스군대가 아니었다. 수비대가 모두 도망갔지만 스위스 용병 220명은 남의 나라 왕과 왕비를 위해 용맹스럽게 싸우다가 전원이 장렬하게 최후를 맞았다.
시민혁명군이 퇴각할 수 있는 기회를 주었는데도 스위스용병은 ‘계약기간이 수개월 남아있다’는 이유로 그 제의를 거절했다. 당시 전사한 한 용병이 가족에게 보내려 했던 편지에는 ‘우리가 신용을 잃으면 후손들이 영원히 용병을 할 수 없기에 우리는 죽을 때까지 계약을 지키기로 했다’는 글이 씌어 있었다.
오는날까지 스위스 용병이 로마교황의 최측근 경비를 담당하는 전통이 이어지고 있는 데는 그런 배경이 있다.
· 스위스 용병의 신화는 다시 스위스은행의 신화로 이어진다. 용병들이 송금했던 ‘피묻은 돈’을 관리하는 스위스은행의 금고는 그야말로 신앙처럼 지켜야 되는 것으로 여겨졌다. 그 결과 이 나라 은행은 안전과 신용의 대명사가 되어 이자는커녕 ‘돈 보관료’를 받아 가면서 세계 부호들의 자금을 관리해주는 존재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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