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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래 작가가 본 박태준
인터뷰하며 만나 ‘15년 인연’, 쇳덩어리 같은 첫인상 강렬
“정직과 청렴, 그가 남긴 교훈”
<태백산맥>의 작가 조정래씨는 고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과 15년 이상 인연을 맺은 각별한 사이다.
조씨는 지난 2007년 펴낸 위인전 <큰작가 조정래의 인물 이야기>에 안중근·한용운·김구·신채호와 함께 박태준 명예회장을 포함시켰다. 당시 살아있는 인물로는 박 명예회장이 유일해 화제를 낳았다. 14일 이틀째 고인의 빈소가 마련된 연세대 세브란스병원로 향하는 조씨를 만나 그가 본 인간 박태준에 대한 얘기를 들었다. 그는 무엇보다도 고인은 경제인이면서도 “돈 앞에 탐욕이 없었다”고 말했다.
- 박태준을 어떻게 알게 됐는가? “소설 <한강>은 경제발전사와 분단이 큰 중심을 차지한다. 경제발전사 속에서 포스코가 취재대상이어서 인터뷰 요청했다. 그랬더니 고인이 “당연히 해야지”라면서 흔쾌히 응낙했다. 고인은 평소에 문학·미술·음악 등 예술에 조예가 깊은 분이었다. 그래서 1996년 포항에 가서 처음 만나 장장 5시간 동안 인터뷰를 했다.”
- 처음에 어떤 인상을 받았는가? “강력한 인상이었다. 무서운 카리스마가 느껴졌다. 그 몸체보다도 몇 배가 큰 어떤 쇳덩어리가 앉아있는 것 같았다. 눈빛이 그렇게 형형하게 살아있는 사람을 본 적이 없다. 사람을 압도하고 흡인력이 강했다. 또 태도나 언어구사가 자신감과 확신, 신념에 차 있었다. 국가와 민족을 말하는데 다른 사람과 달리 진정성이 느껴졌다. 다른 정치인이 말하면 거짓말인데. 이 사람이야말로 진짜구나 그런 생각을 했다. 그 이후 10년 이상 보면서 위인전에 넣기로 결심했다.”
- 그래도 생존한 인물을 위인전에 넣는다는 게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 “살아있는 사람으로 처음 위인전을 썼다. 주변에서 실패나 오류가 있지 않을까 우려가 많았는데, 나는 그분의 연세가 83살이었고, 야인이어서 잘못 저지를 게 뭐 있겠나 싶었다. 출판기념회 때 딱 하나 있을 수 있는 오류가 바람피우는 거라고 농담삼아 말했다. 그랬더니 “조 선생, 나 좀 놀리지 마시오”라고 하시더라.
이분은 한국 경제의 바탕을 만든 사람이다. 가전·자동차·조선 이 세가지 중요한 산업이 한국을 경제 대국 10위권으로 만들었는데, 포스코가 그 씨앗이 됐다. 포스코가 없었으면 지금 우리나라 국민소득 1만불도 안 됐을 것이다. 그 어느 대통령이 이만한 업적 세운 적 있겠느냐. 한명도 못했다. 위인전은 국내 25명, 국외 25명 총 50권 계획으로 진행했다. 국내 25명은 조선에서 근대까지가 20명, 현대 인물 5명으로 구성했다. 현대 인물 5명 중 유일한 생존인물이 박 명예회장이다.”
- 고 정주영 현대, 고 이병철 삼성 회장과는 어떤 점에서 다른가?
“그분들은 사사로운 자기 사기업을 했을 뿐이다. 이분은 공기업을 일궜다. 퇴직금, 주식, 스톡옵션 한푼도 안 받았다. 포스코 주식 하나도 없다. 그리고 14억원짜리 집 팔아서 10억원을 아름다운재단에 기부했다. 집 한채도 없다. 이런 분 있느냐?”
- 진보진영에서 박 명예회장을 위인전에 포함시킨 것에 대해 비판하는 말 없었나?
“출간된 지 4년 지났지만 진보진영에서 한명도 이에 대해 얘기 안하더라. 그 정도로 객관적인 사람이다. 인터넷 등에서도 안티 걸 수 있을텐데 하나도 안하더라.”
- 후세대가 새길 만한 가장 큰 교훈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정직과 청렴이다. 이분은 우리의 사표다. 돈 앞에 탐욕이 없었다. 위인전에 넣은 이유도 이런 인간적 측면을 본 것이다. 최근 포스코 후대 회장들이 스톡옵션 받는다고 하자 난리가 났다. 할복자살 하겠다고까지 했다. 그래서 무서워서 못 받은 것이다.”
- 왜 그렇게까지 완강하게 반대했나? “거기에는 ‘제철보국’이라는 신념이 있다. 포철은 대일청구권자금으로 지은 것이다. 선조들이 흘린 피값으로 만든 회사인데 감히 무슨 자격으로 그러느냐는 것이다. 애국주의다. 우리 현대사에서 처음이자 마지막인 인간이다. 참된 인간이다. 이런 분은 앞으로 100년 안에 없을 것이다.”
[ 박현 기자 hyun21@hani.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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