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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부인' 김윤옥의 삐뚤어진 박물관 만찬

道雨 2012. 3. 28. 12:44

 

 

 

    '영부인' 김윤옥의 삐뚤어진 박물관 만찬

 

국보급 유물 옆에 놓고 밥 먹는다고 국격 올라가나?

 

 

2012 서울 핵안보정상회의가 끝났습니다. 도대체 핵안보정상회의가 대한민국에 어떤 장점을 주는지는 아직 알 수 없는 상황이지만, 이런 국제 행사 때문에 시민들이 불편했다는 원성만 나오고 회의가 마친 듯합니다.

 

세계 정상들이 모인 핵안보정상회의 기간 동안, 배우자들은 영부인 김윤옥 여사를 중심으로 만찬과 오찬, 문화행사를 진행했습니다.

 

3월26일 김윤옥 여사는 국립중앙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핵안보정상회의에 참석한 14명의 각국 정상 배우자와 국제기구 대표의 배우자를 초청한 만찬을 벌였습니다. 그런데 이 만찬이 각국 정상들에 대한 김윤옥 여사의 과욕 탓인지, 몇 가지 이해할 수 없는 오점을 남겼습니다.

 

저로서는 이해할 수 없는 일, 무엇이 문제인지 살펴보겠습니다.

 

'왜 하필 유물 전시관에서 만찬을?'

 

이번 중앙박물관 만찬 자체를 비판하고 싶은 생각은 없습니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 여러 곳에서, 특히 프랑스는 문화재 마케팅 차원으로 박물관에서 만찬이나 파티를 많이 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같은 박물관이라도 만찬 장소가 다릅니다.

 

▲ 중앙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열린 김윤옥 여사 주최 만찬 출처:청와대

 

 

 

이날 만찬이 열린 장소는 중앙박물관 기획전시실입니다. 기획전시실에 일반인이 입장할 때는 음료반입이 엄격히 제한된 장소입니다. 그것은 유물이 전시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김윤옥 여사가 주최한 만찬 장소 뒤로 보면, 삼한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의 각종 금 장신구와 청자,분청사기,백자 등의 중요한 국보급 유물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이런 장소에서 버젓이 수프와 등심구이를 제공한 만찬이 열렸습니다.

 

만찬을 국보급 유물이 전시된 곳에서 하는 나라는 없습니다. 대부분 따로 준비된 연회장이나 로비에서 파티나 만찬,리셉션을 하는 것이 관례입니다.그런데 김윤옥 여사는 일반인은 음료조차 들어갈 수 없는 국보급 유물이 전시된 기획전시실에서 각종 음식을 제공하는 만찬을 열었습니다.

 

도대체 어떤 생각으로 유물이 있는 곳에서 만찬을 했는지, 도저히 알 수 없는 무지한 생각의 발상이었습니다.

 

'경복궁 만찬도 있었다는데'

 

혹 자는 예전에 참여정부 시절 경복궁 만찬 사건도 있었는데, 왜 김윤옥 여사의 중앙박물관 만찬을 비판하느냐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그 만찬과 중앙박물관 기획전시실 만찬은 성격부터가 다릅니다.

 

▲ 2004년 경복궁 경회룽 잔디밭 앞에서 열린 국제검사협회 총회 만찬 출처:한국문화유산 정책연구소

 

지난 2004년에 경복궁에서 열린 국제검사협회 만찬 장소는 경회루 앞 잔디밭이었습니다. 어떤 유물이 전시된 곳이 아니었습니다. 그리고 경복궁 경회루는 문화재 출입금지 구역의 제한적 개방의 일환으로 1년에 8회 정도 외국 사절에 개방하기로 되어 있던 곳입니다. 즉 엄격한 절차와 관리하에 개방이 가능한 곳이고, 경회루가 사실 만찬을 했던 장소입니다.

 

그 당시 유홍준 문화재청장은 이런 만찬 허용에 대해 여론의 비판을 엄청나게 받았습니다. 그런데 그의 생각을 옳았습니다. 굳이 문화재를 꼭꼭 숨겨둘 필요 없이 외국인들에게 문화재 마케팅 차원에서 개방하는 것은 좋습니다. 그러나 개방할 수 있는 곳, 그리고 연회가 열릴 수 있는 곳을 구분되어야 합니다.

 

세계 어느 나라도 유물이 전시된 전시관에서 만찬을 하지 않습니다. 만찬할 수 있는 곳은 따로 있고, 그곳에서 하는 것이 옳다고 봅니다.

 

'왜 유독 한국만 이런 식으로 국격을 높이려고'

 

전문가들이 왜 중앙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유물을 놓고 만찬을 했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하자, 중앙박물관과 핵안보정상회의 기획단 측은 "이번 정상회의가 1박2일로 짧아 박물관에서 한국 문화의 대표적인 것들을 소개하는 것도 중요했기 때문이었다.전시실의 경우는 별도의 대관 규정이 없고 관례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관례라고 하는데 그렇다면 다른 나라 박물관은 어떻게 하는지 보겠습니다.

 

▲ 미국 최대 규모의 샌프란시스코 소재 아시아 박물관 만찬 모습

 

 

 

대부분의 박물관은 1층 로비에 만찬 테이블을 놓습니다. 만찬 시작 전에 유물을 둘러보고 다시 로비로 와 테이블에 앉아 음식을 먹는 구조입니다. 시간이 없는 경우 로비나 연회장 옆에 특별전시실을 만들어 그 만찬에 참석한 사람들에게 박물관이나 행사 주최 측에서 보여줄 수 있는 특별 유물을 따로 전시해서 짧은 시간이지만 유물을 보게 하기도 합니다.

 

어떤 박물관 만찬을 보면 그림이 벽에 걸려 있는 경우도 있는데, 그 경우는 특별히 행사를 위해 제작된 그림이나 유물적 가치가 높은 명화가 아닌 현대작가 또는 비슷한 시대의 그림입니다. 이번 중앙박물관 만찬 사건처럼 국보급 유물을 놓고 밥을 먹지는 않습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테이블 세팅 과정이나 청소, 그리고 식사 도중에 행여 충격이라도 가해져 유물이 파손될 위험이 있기 때문입니다. 만약 그렇다면 그 유물은 제대로 복원하기도 어렵거니와 그 가치가 훼손되기 때문입니다.

 

▲ 서울핵안보정상회의 각국 정상배우자들의 만찬과 음악회가 열렸던 중앙박물관 출처:청와대

 

 

 

1박2일의 짧은 일정 때문이라는 변명은 통하지 않습니다. 충분히 유물 전시관을 둘러볼 수 있는 시간조차 아깝다면서 한국의 전통음악도 아닌 서양음악회 시간을 넣은 발상 자체가 너무 단순합니다.

 

진짜 대한민국의 소중한 유물을 통해 우리나라의 찬란한 문화재를 보여주고 싶었다면, 우리의 국보급 유물을 더 소중히 다루어야 했습니다. 정말 문화재를 사랑하고 유물을 보는 안목이 있었던 외국인들이 저런 모습을 보고 얼마나 황당했을까요.

 

각종 정상회의를 개최하면서 대통령은 대한민국의 국격이 높아졌다고 주장합니다. 국격은 우리 조상들의 고귀한 손길이 깃든 문화재를 밥 먹는 자리에 갖다 놓는다고 올라가지 않습니다. 국보를 소중히 다루는 후손의 모습을 통해 우리 문화재의 가치도,대한민국의 품격도 인정받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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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우용 "김윤옥의 박물관 만찬, 미친 짓"

 

"나무라기는커녕 칭찬 기사 써댄 언론도 미쳤다"

 

 

일반인에게는 음료수 반입조차 금지되는 국립중앙박물관 전시실에서 이명박 대통령 부인 김윤옥 여사가 지난 26일 핵안보정상회의에 참가한 각국 정상 배우자들과 만찬을 한 데 대한 비판 여론이 일고 있다.

문제의 만찬은 국립중앙박물관 ‘기획전시실1’에서 지난 26일 오후 6시30분부터 2시간 동안 진행됐다. 만찬에는 14명의 각국 정상 및 국제기구 대표의 배우자들이 참석했으며, 만찬장 주변에는 삼한~조선시대의 각종 금 장신구와 청자, 분청사기, 백자, 조선 목가구, 모란도 등이 전시됐다.

만찬장에는 서해안 꽃게를 사용해 만든 비스크 수프와 제주도산 옥돔을 이탈리아식 만두로 만든 옥돔 아뇰로티, 국내산 한우 등심구이 등의 음식들이 나왔다

중앙박물관 만찬은 2010년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때 이명박 대통령이 최초로 한 데 이어 이번이 두번째다. 당시에도 문화재 전문가들의 비판이 제기됐으나, 또다시 강행된 셈.

서울시문화재위원인 전우용 역사학자는 28일 트위터에 "박물관은 어둠침침합니다. 빛조차 유물에 악영향을 미치기 때문이죠. 온도, 습도, 냄새는 말할 것도 없습니다"라며 "어떤 사람이 박물관 전시실에서 국보급 문화재들을 늘어놓고 만찬을 하겠다고 하면, 그가 누구든 ‘미친 사람’이라고 할 수 밖에 없습니다"라고 질타했다.

그는 이어 "국립박물관 만찬에 참여한 어느 ‘후진국’ 정상 부인이 자기 나라에 돌아가 똑같은 짓을 하려 할지도 모릅니다"라며 "그 나라 박물관장이 ‘정상인’이라면, 이렇게 대답할 겁니다. '어느 후진 나라에 가서 그런 황당한 경험을 하셨습니까?'”라고 힐난하기도 했다.

그는 언론에 대해서도 "대다수 언론들이 이런 ‘미친 짓’을 나무라긴커녕 '한국의 미(美)에 빠진 외국 정상 부인들' 같은 ‘미친’ 기사를 써댔네요"라고 꼬집은 뒤, "전시실에서 만찬을 한 영부인이나, 그걸 허용한 박물관장이나, 그걸 칭찬한 언론이나. 이런 ‘국격’ 가진 나라 없습니다"라고 개탄했다.

다른 네티즌들도 "루부르나 대영박물관에서 그랬다면 퇴진은 물론 격렬한 돌팔매를 맞았을 것"이라고 질책하는 등, 인터넷상에선 비판여론이 봇물 터지고 있다.

이영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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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 부인 김윤옥 여사가 26일 오후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2012 서울 핵안보정상회의’ 배우자 만찬을 갖고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 청와대사진기자단

역사학자 전우용씨 전시실 만찬을 두고 “미친 짓”
트위터 등에서 “어디 식사할 데 없어서” 비판 쇄도

 “박물관은 어둠침침합니다. 빛조차 유물에 악영향을 미치기 때문이죠. 온도, 습도, 냄새는 말할 것도 없습니다. 어떤 사람이 박물관 전시실에서 국보급 문화재들을 늘어놓고 만찬을 하겠다고 하면, 그가 누구든 ‘미친 사람’이라고 할 수 밖에 없습니다.”

 서울시문화재위원이자 역사학자인 전우용씨는 28일 트위터에서 이명박 대통령의 부인 김윤옥씨가 지난 26일 핵안보정상회의에 각국 정상 배우자들을 위한 만찬을 국립중앙박물관 전시실에서 개최한 것을 두고 “미친 짓”이라며 질타했다. 전씨는 이어 “국립박물관 만찬에 참여한 어느 ‘후진국’ 정상 부인이 자기 나라에 돌아가 똑같은 짓을 하려 할지도 모릅니다”라며 “그 나라 박물관장이 ‘정상인’이라면, 이렇게 대답할 겁니다. ‘어느 후진 나라에 가서 그런 황당한 경험을 하셨습니까?’”라고 힐난하기도 했다.

 그는 언론에 대해서도 “대다수 언론들이 이런 ‘미친 짓’을 나무라긴커녕 ‘한국의 미에 빠진 외국 정상 부인들’ 같은 ‘미친’ 기사를 써댔네요”라고 꼬집은 뒤, “전시실에서 만찬을 한 영부인이나, 그걸 허용한 박물관장이나, 그걸 칭찬한 언론이나. 이런 ‘국격’ 가진 나라 없습니다“라고 개탄했다. 국립중앙박물관 전시실은 일반인에게는 음료수 반입조차 금지되어 있다.

 트위터 등에서도 “어디 식사할 데가 없어서...하긴 모든 걸 경제논리로만 보는 사람들인데” “예전에 국립박물관에 갔다 실수로 카메라 플래시가 터지는 바람에 거기 직원분에게 엄청 면박을 당한 일이 생각나는군요” 등 비판 의견이 쏟아졌다.

 문제의 만찬은 국립중앙박물관 ‘기획전시실1’에서 지난 26일 오후 6시 30분부터 2시간 동안 진행됐다. 만찬에는 각국 정상 및 국제기구 대표의 배우자 14명이 참석했으며, 만찬장 주변에는 삼한~조선시대의 각종 금 장신구와 청자, 분청사기, 백자, 조선 목가구, 모란도 등이 전시됐다.

 만찬장에는 서해안 꽃게를 사용해 만든 비스크 수프와 제주도산 옥돔을 이탈리아식 만두로 만든 옥돔 아뇰로티, 국내산 한우 등심구이 등의 음식들이 나왔다. 중앙박물관 만찬은 2010년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때 이명박 대통령이 최초로 연 데 이어 이번이 두번째다. 당시에도 문화재 전문가들의 비판이 제기됐으나, 또다시 강행한 것이다.

국립중앙박물관은 28일 보도자료를 내어 “미국의 메트로폴리탄 박물관,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 뉴욕 MoMA 등 세계의 주요 박물관에서도 전시공간을 활용해 만찬 등을 포함한 다양한 행사가 이뤄지고 있다”며 “국립중앙박물관이 (행사 장소로) 선정된 것은 우리나라 유구한 역사와 아름다운 문화를 알릴 수 있는 최적의 장소로 판단됐기 때문이다”라고 해명했다.

 디지털뉴스부 digitalnews@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