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관련

누가 유병언을 죽였는가? 끊이지 않는 유병언 사망 의혹

道雨 2014. 7. 25. 13:21

 

 

 

         끊이지 않는 유병언 사망 의혹
‘유병언 사망-유대균 체포’에 이어진 ‘미모의 호위무사’ 시리즈
임병도 | 2014-07-26 09:11:16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장남 유대균 씨가 수배 73일 만에 검거됐습니다. 유대균 씨는 7월 25일 경기도 용인 수지의 모 오피스텔에서 유병언 회장의 최측근 '신 엄마'의 딸 박수경 씨와 함께 경찰에 체포됐습니다.

유대균 씨는 아버지 유병언의 사망 소식과 관련한 취재진의 질문에 '아버지가 돌아가셔서 마음이 아프다'고 말하며 인천지검으로 이송됐습니다.

유병언 사망과 사체 발견 소식이 나온 며칠 뒤에 벌어진 장남 유대균의 체포 소식은 유병언의 미스터리한 사망과 이해할 수 없는 의혹을 주고 있습니다.

경찰과 검찰의 받아쓰기로 일관한 언론의 기사를 통해 유병언의 장남 유대균의 체포에 담긴 이상한 점을 정리해봤습니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유대균은 지난 4월 22일부터 검거되던 7월 25일까지 오피스텔에서 거주했다고 합니다. 유대균이 거주하는 오피스텔에 음식을 제공한 사람은 유대균의 측근 하모씨의 여동생이었습니다.

경찰은 하씨의 여동생이 소유하고 있던 오피스텔에 거주하지도 않으면서 수도요금과 전기료가 계속 나와 하모씨를 추궁 '구원파 신도 한 명에게 비밀번호를 알려줬다'는 말 한마디에 오피스텔을 조사하게 됐다고 밝혔습니다.

경찰과 검찰은 이전부터 유대균의 측근들을 모두 조사하고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측근 하모씨의 여동생이 유대균을 은닉하고 있던 상황에서 실제 측근들의 가족이 소유한 오피스텔을 조사한 것은 유병언의 사망을 확인한 7월 22일 이후였습니다.

현상금 1억짜리 A급 수배범'에 대한 수색과 수사를 아버지 유병언이 죽어서야 긴급히 정밀 수사를 했다는 경찰의 발표대로라면 그동안 경찰과 검찰은 일부러 유대균의 수사를 게을리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경찰이 유대균과 박수경을 검거했을 당시, 오피스텔에는 TV가 없었고 노트북컴퓨터와 휴대전화도 사용하지 않은 듯 먼지가 쌓여 있었다고 합니다.

유대균은 외부와 일절 연락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아버지 유병언의 사망 소식을 체포되어서야 알았다고 밝혔습니다. 하모씨의 여동생이 음식을 제공하는 시기에는 아예 바깥출입조차 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범죄 경력이 많은 수배범이라면 도주를 해본 경험이 있기에 그 고통을 참고 견디었겠지만, 부유하고 자유분방하게 살아오던 고도비만의 남성이 좁은 오피스텔에서 무려 3개월 동안 책만 읽고 살 수 있었다는 사실은 믿기 어렵습니다.

 

7월 25일 인천지검은 브리핑을 통해 "대균씨가 이달 말까지 자수하면 선처하겠다"고 발표합니다. 그로부터 불과 한 시간 뒤인 오후 5시 인천 광역수사대는 오피스텔에 은신한 유대균을 검거하기 위해 소방서와 협력해 사다리차와 매트리스를 준비하고 오피스텔을 급습합니다.

검찰은 경찰의 유대균 검거 작전을 몰랐다고 합니다. 그러나 조선일보에 따르면 경찰 관계자는 '검찰과 정보를 공유했다'고 합니다. 인천지검도 '전기요금과 수도요금이 많이 나오는 오피스텔을 조사하라'는 공문을 보냈다고 했습니다.

유대균 은신 오피스텔에 대한 첩보는 알고 있었지만, 전혀 다른 경찰과 검찰의 행보를 도대체 우리는 어떻게 봐야 할까요?

 

7월 22일 검경은 전남 순천에서 발견된 변사체가 유병언의 시신이 맞다고 발표했습니다. 검경과 국과수 발표에도 불구하고 유병언 사망에 대한 의혹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유병언 사망에 대한 끊임없는 의혹을 잠재울만한 사건은 그의 장남 유대균의 체포 소식일 것입니다. 유대균의 체포 소식과 함께 사람들의 관심을 끄는 또 하나의 소식이 있습니다.

 


유대균 체포 당시 함께 있었던 박수경씨의 이야기가 포털 뉴스 1면에 계속 노출되고 있으며, TV 뉴스와 종편 등에서 계속 흘러나오고 있습니다.

'유대균과 함께 있던 의문의 여인은 누구?'
'미모의 여인과 결국'
'태권도 사범 박수경 호위무사?'
'여 호위무사와 은신'
'꼿꼿한 미모의 호위무사, 박수경은 누구?'


세월호 참사의 결말이 '미모의 호위무사'라는 단어를 통해 '애정 행각'으로 바뀌면서 수백 명의 죽음이 불륜의 대명사로 불리는 TV드라마 '사랑과 전쟁'이 되고 있습니다.



세월호 유가족과 피해가족, 단원고 학생과 시민들은 빗속에서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며 서울광장에 모여 추모행사와 행진을 이어갔습니다.

공권력은 그들을 막았고, 곧바로 유대균 체포 소식과 '미모의 호위무사' 시리즈가 TV와 인터넷 뉴스에서 자극적인 얘기들을 쏟아 놓고 있습니다.

경찰과 검찰은 유대균 체포에 대한 1계급 특진이 아니라, 오히려 왜 그동안 3개월 동안 한 자리에 은신해있던 유대균을 체포하지 않다가 유병언 사망 이후 A급 수배범에 대한 정밀 수색과 검거 작전을 벌였는지 감사를 받아야 합니다.

검찰과 경찰이 무능한 것인지, 일부러 안 잡다가 유병언 사망 이후 체포했는지에 대한 과정을 조사함으로 박근혜정부가 세월호 참사를 어떻게 움직이는지 조금이나마 짐작할 수 있을 것입니다.



본글주소: http://poweroftruth.net/column/mainView.php?kcat=2013&table=impeter&uid=5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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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가 유병언을 죽였는가

 

 

 

서중석 국립과학수사연구소 원장이 25일 기자회견을 열어 “유병언(73·사망) 전 세모그룹 회장의 시신이 고도로 부패한 탓에 사망 원인을 판명할 수 없다”고 밝히고 있다. YTN 화면 캡처

 

[아침 햇발]

 

확실한 건 그가 죽었다는 사실뿐이다. 죽음에 이른 과정은 장막에 싸여 있다.

자연사라면 원인이 뭔지, 자살이라면 왜 죽어야 했고, 타살이라면 누가 무슨 목적으로 죽였는지 알 길이 없다.

그가 왜 죽었는지 말할 수 있는 자는 누구인가.

 

개그도 이런 개그가 없다. 아무도 설명하지 못하는 죽음 앞에 낭설이 분분하고 음모론이 창궐한다.

어떤 괴담과 유언비어가 나돌아도 정부는 할 말이 없게 됐다.

검찰이 경찰을 속이고, 경찰이 검찰을 의심하는 판에 발표를 곧이곧대로 믿으라고?

 

어릴 적에 동네 사람들과 눈 쌓인 뒷산으로 토끼몰이를 나간 적이 있다. 개를 앞세운 채 몽둥이 하나씩 둘러메고, 여기저기 흩어져 우우 고함을 지르며 산등성 아래쪽으로 토끼를 몰아간다. 다급해진 토끼는 포위망을 빠져나가려고 이리저리 헤매며 안간힘을 쓴다.

 

유병언은 영락없이 토끼몰이에 내몰린 산토끼 신세였다.

보수언론이 앞장섰다. 유병언을 잡으라고 연일 내질렀다.

대통령은 다그쳤다. 5차례나 공개적으로 검거를 채근했다.

김기춘 비서실장도 안달했다. “저희도 애가 탄다. 검찰, 경찰에 독려를 많이 하고 있다”고 고백했다.

검찰은 ‘올인’했다. “꼬리를 놓치지 않고 있다”고 허풍까지 쳤다.

 

문제가 생기면 원인을 찾아내는 것보다 범인을 지목하는 게 손쉬운 법이다. 한 사람에게 몽땅 책임을 뒤집어씌우면 골머리 썩을 일도 없고 책임질 사람도 줄어든다.

그런데 원인을 탐색하지 않는 사회에선 같은 문제가 자꾸 되풀이된다. 구조적인 문제, 시스템의 오류는 고치지 못하기 때문이다.

‘유병언 토끼몰이’는 그래서 후진적이다. 정부의 무능을 숨기고 책임을 덮기엔 더없이 좋은 가림막이었겠지만 말이다.

 

유병언이라도 붙잡았으면 또 모르겠다. 검찰과 경찰이 공조는 안 하고 공 다툼에 골몰했으니 놓치는 게 당연하다.

실패한 토끼몰이의 결말은 참으로 허무하다. 죽은 유병언에겐 ‘공소권 없음’ 처분이 내려질 것이다.

진상규명은 오리무중이고, 책임자 처벌은 유야무야, 제도개선은 지지부진하다.

특별법은커녕 진상조사위 하나 제대로 못 꾸렸다.

세월호 이후 100일, 변한 건 무엇인가.

 

검찰은 뒤늦게 미주알고주알 ‘유병언 추적 분투기’를 써댄다.

코앞에서 놓친 사연을 구구절절 설명하고, 엄청난 증거라도 찾은 양 돈가방까지 공개한다. 그러고 보니 검찰이 놓치지 않고 있다던 유병언의 꼬리는 경찰한테도 숨겨온 돈뭉치였던 거다.

문득 궁금해진다. 토끼 사냥이 끝나면 사냥개를 삶아 먹는다고 했는데, 토끼 사냥에도 실패한 사냥개의 운명은 어찌되는 건가.

 

토끼몰이에 나섰던 이들은 뒤늦게 책임론에서 탈출하느라 바쁘다.

검거를 닦달하던 대통령은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김무성은 정부가 아니라 경찰 책임이라고 호도하고, 주호영은 세월호 사건은 교통사고라고 망발을 한다.

검찰은 경찰을 탓하고 경찰은 검찰을 원망하는 가운데, 검찰과 경찰, 법무부의 총수는 좌불안석일 것이다.

 

김기춘 실장은 경찰청장을 청와대로 불러 질책하더니, 그 틈에 슬며시 친구를 주일대사로 내보냈다. 이준석 세월호 선장과 이들의 모습이 과연 얼마나 다른가.

다시 물을 수밖에 없다, 이것이 나라인가.

 

사실 유병언의 죽음은 세월호 사건의 본질과 한참 떨어져 있다. 온 나라가 유병언 토끼몰이에 정신이 팔리다 보니 모두 엉뚱한 곳에서 헤매고 있는 거다.

 

이제 그만 ‘유병언 미스터리’에서 눈길을 돌렸으면 한다.

그리고 제 발로 걸어나온 이들 외엔 아무도 구조하지 못한 원인이 무엇이며,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지 찾아내는 데 관심을 쏟자. 유병언에게 쏟은 공력의 십분의 일이라도 말이다.

 

임석규 논설위원

sky@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