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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종면 전 국민TV 국장, “합조단 제시한 모든 증거가 모순”

道雨 2015. 7. 21. 17:40

 

 

 

노종면 전 국민TV 국장, “합조단 제시한 모든 증거가 모순”

[천안함 공판] “천안함 반파직후 함미 위치, 폭발 원점에서 100미터 북쪽… 조류 반대방향 설명 안돼”

 

 

 

민군 합동조사단의 천안함 침몰 조사결과 발표에, 과학적 논리적 의문을 제기해온 언론3단체 천안함 조사결과·보도 검증위원회에서, 책임연구위원으로 활동했던 노종면 전 YTN 노조위원장(전 국민TV 방송제작국장)이, 합조단의 결론에 이른 모든 증거들이 모순이라고 반박했다.

 

노 전 위원은 5년 전 천안함 TOD의 방위각을 분석한 결과, 반파직후 함미의 위치가 폭발원점보다 100m 가량 북쪽에 있었으며, 이는 동력이 끊어진 선체가 남동쪽으로 흐르던 조류를 거슬러 올라간 것을 뜻한다고 밝혔다. 폭발원점 자체가 잘못됐다고 지적한 것이다.

 

또한 어뢰설계도의 출처가 A4 용지 한 장 짜리 인쇄물이었으며, 거기엔 설계도도 첨부돼 있지 않았다고 노 전 위원은 전했다. 검찰은 노 전 위원의 증언에 반대신문 준비가 되지 않았다며 한 차례 더 증인신문을 할 수 있도록 재판부에 요청했다.

 

노 전 위원은 지난 1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36부(재판장 이흥권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신상철 서프라이즈 대표(전 민군합조단 민간위원)의 천안함 관련 명예훼손 재판에 출석해 이같이 증언했다.

 

노 전 위원은 합조단 발표직후 구성된 언론3단체 천안함 조사결과·보도 검증위원회(언론검증위)에서 약 5개월 간

△천안함 사건 발생 장소의 정확성

△천안함 침몰 원인으로 지목된 1번 어뢰의 버블제트 폭발을 입증할 증거

△백령도 초병 증언

△천안함 함미의 프로펠러 변형이 왜 원인분석의 중요한 요인이 되지 않았는지

△천안함 선체, 어뢰 등의 백색물질이 폭발성 흡착물질인지

△어뢰 설계도와 1번 어뢰 잔해의 일치 여부, 출처, 연어급 잠수정 등의 진실성에 대해 집중적으로 검증했다고 진술했다.

 

이 가운데 천안함을 두동강 낸 버블제트 폭발이 없었다는 결론을 내린 근거에 대해, 노 전 위원은 “정부가 제시한 근거가 잘못이지만, 폭발이 없었다고 할 수는 없다고 여전히 생각한다”면서도, “그러나 버블제트에 의해 한번에 배를 두동강 냈다고 내린 정부 결론에 대해서는 너무 의문이 많다”고 밝혔다.

 

특히 노 전 위원은 TOD 상에 나와있는 방위각을 분석한 결과, 천안함이 두동강 난 상태에서 당시 조류방향인 남동쪽으로 흘러내려왔어야 하나, 폭발원점 기준으로 남쪽이 아닌 북쪽에서 관측됐다고 강조했다.

그는 폭발원점은 이미 특정돼 있기 때문에, 이것을 수정하면 정부 발표가 어긋나므로, 정부가 발표한 폭발원점과 정해진 위치에서 촬영한 TOD 모두 ‘고정상수’로 놓고 분석했다고 전했다.

 

천안함이 어뢰에 맞았다면 그 즉시 동력을 상실해, 당시 ‘3노트’의 남동조류를 따라 흐를 수밖에 없는데도, TOD 영상 속의 천안함은 정부가 제시한 폭발원점 보다 100m 북서쪽에 있었다고 노 전 위원은 설명했다.

그는 “초소 기준으로 폭발원점은 220도에있었으나, 폭발 직후 천안함은 100여m 북쪽에 등장하며, 각도가 약 7.7도 정도로 컸다”며, “장비 오차 가능성을 감안해 실제 TOD초소에서 바라본 바위와 TOD 영상 속 바위를 일치시킨 뒤 다시 계산해봤지만, 모두 폭발 직후 천안함이 북쪽에서 발견되는 것으로 나왔다”고 전했다.

 

 

지난 2010년 10월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린 '언론3단체 천안함 조사결과 언론보도 검증위원회'의 종합보고서 발표 기자회견에서 노종면 검증위원장이 보고서의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이치열 기자 truth710@

노인식 충남대 교수의 프로펠러 손상 시뮬레이션에 대해, 노 전 위원은 “천안함이 앞으로 진행하기 위해서는 시계방향으로 돌아야 운항이 가능한데, 노 교수의 (2차) 시뮬레이션 결과는 변형 방향이 시계 반대방향으로 날개가 휘어져있는 것으로 판단됐다”며, “이 시뮬레이션은 정상이 되려면 시계방향으로 돌다가 멈췄을 때 변형이 나타난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우리가 해보니 시계반대방향으로 돌다가 멈췄을 때 나타나는 결과였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는 관성력을 설명하는 근거가 될 수 없다는 것이 우리의 최종 결론이었다”고 말했다.

이 같은 판단을 설명하기 위해, 노 전 위원의 언론검증위가 분석한 이미지 자료를 토대로, 날개가 제동 직후 짧은 순간만에 어떤 방향으로 변형됐는지를 설명했다.

 

백색섬광을 관측했다는 백령도 초병의 증언과 관련해, 당시 초병들이 일관되게 방위각 280도 지점, 초소 정면에서 볼 때 2~3시 방향, 두무진 돌출부라는 위치를 설명했는데도, 합조단이 초병의 증언을 270도로 왜곡하고, 물기둥을 보고 진술한 것처럼 작성했다는 점도 노 전 위원은 지적했다.

노 전 위원은 “초병들의 증언이 사실인지 여부를 판단할 수는 없지만, 천안함 사건 증언으로 쓸 수는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당시 해무가 낀 야간이었지만) 늘 경계근무를 하던 장소여서, 이들이 방향을 판단하는데 해무가 큰 영향을 미쳤으리라고 생각지는 않는다”고 주장했다.

 

노 전 위원은 흡착물질 분석에서 ‘황’이 발견된 사실에 언론검증위가 주목했다고 전했다. 그는 “국내외 전문가들에게 의뢰해 분석한 결과, 천안함 선체와 어뢰에 묻어있는 흡착물질에는 ‘산소’, ‘알루미늄’, ‘황’, ‘염소’ 등이 나왔으며, 그 성분의 크기를 나타내는 그래프도 비슷했다”며, “과학자들은 이것이 폭발과 무관하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양판석 캐나다 매니토바대 지질과학과 분석실장은 ‘바스알루미나이트’로, 정기영 안동대 교수는 ‘비결정질 황산염 수산화수화물’ 등으로 나온 것을 두고, 노 전 위원은 “일반적으로 폭발에 의해 나타나는 그래프에선 알루미늄 비율이 산소보다 크게 높은 데(4대 1) 반해, 이 그래프에선 거의 비슷한 비율(1대 1)로 나타나므로, 적어도 (폭발물질인) 산화알루미늄이 아닐 것이라는 분석”이라며, “또한 폭발실험시 나타날 수 없다는 ‘황’이 나온 것 등을 고려할 때, 흡착물질이 정부의 폭발을 입증하지 못했다”고 증언했다.

 

어뢰 설계도에 대해 노 전 위원은 “애초 합조단이 2010년 5월 20일 최초 발표할 때, 실물크기라면서 펼친 7미터 짜리 설계도는 실무자 잘못이라며 스스로 폐기했으며, 그 이후 새로 제시한 설계도가 합조단의 최종 입장이었다”며, “의문은 출처였다. 정부는 설계도가 북한이 만든 ‘브로셔’에 담겨있다고 했다. 그러나 이 역시 일반적인 브로셔가 아니라는 것을 정부도 시인했다. 다만 A4용지 한 장이 있었다”고 전했다.

 

이 A4용지 한 장에 대해 노 전 위원은 “그러나 거기에 어뢰 설계도가 있지 않았다”며, “여기까지가 우리가 확인한 팩트이며, 이는 CD에서 출력했다고 했으나 (그 출처는) 비밀이라 알려줄 수 없다는 것이 합조단 입장이었다”고 설명했다.

 

이를 확인한 과정에 대해 노 전 위원은 “이는 국방부가 공개한 것이 아니라, 당시 합조단이 국회 천안함 특위 위원들의 의원 사무실로 찾아가 보여준 것이라고 확인했다”며, “출처는 검증한 바 없으나 (설계도가) 존재한다는 것까지만 확인했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국회의원으로부터) 문서는 조잡하다는 전언과, 뭔가 그림이 있었으며, 설계도는 아니었고, 어떤 회사명이 있다고 했던 것 같다는 말을 전해들었다”고 말했다

 

노 전 위원은 합조단의 조사활동 전반에 대해 “조사결과는 명백히 잘못됐다”며, “결론에 이르는 증거들은 중요한 부분들의 대부분은 모순이라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변호인들의 노 전 위원 주신문이 끝난 뒤, 검찰측은 반대신문을 이례적으로 뒤로 미뤘다.

최행관 검사는 “노 전 위원의 증언은 객관적 증거들이 설명돼 있는데, 이것이 타당한지 잘못됐는지 설명하려면 미리 준비할 기간이 필요하다”며, “증인의 증언도 (진실에 대해) 알고 싶은 취지였으므로, (우리가 좀더) 확인해서 준비한 뒤 반대신문 할 수 있도록 요청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노 전 위원의 검찰측 반대신문은 오는 8월 31일 오후 4시에 속개하기로 했다.

검찰이 반대신문 준비가 안돼 있다며, 증인의 신문 기일을 한차례 더 연장한 것은, 천안함 재판 5년 동안 처음 있는 일이다.

 

천안함 함미

 

 

[ 조현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