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철 작가는 “일본과 한반도를 둘러싼 모든 과거사는 미해결의 현재 진행형
상태"라며 "광복 70주년임은 확실하지만 무언가 불안한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는 요즘, 더욱 눈을 크게 뜨고 귀를 기울이면서 하나씩 알아갔으면
좋겠다”며 전시의도를 밝혔습니다.
그러나 제민일보는 일부 도민들의 반응이 왜 전시의도와 다르게 나온 기사를 작성했는지 그 이유를
밝혀야 할 것입니다.
‘광복절을 왜 기념해야 하는지조차 모르는 제주시청’
제주의 소리에 따르면 제주시 문화예술과 문석부 목관아 담당은
“전시 내용을 두고 (광복회)제주지부에서 강하게 항의했다. 논란의 소지가 있다는 판단에 따라 뒤늦게 취소했다”고 합니다. 김영훈 문화예술과장도
“행사 내용이 광복 70주년과 부합하지 않는 부분이 있다는 지적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권철 다큐멘터리 사진작가의 '야스쿠니, 군국주의 망령'은 주류 언론에서 광복절을 기념할만한 사진이자, 우리가 왜
일본을 경계해야 하는지 알려주는 의미가 있다는 극찬을 받았습니다.
1945년 8월 15일은 우리에게는 광복의 날이지만, 일본에게는 그저 종전終戰의 날입니다. 그날 일본은
아시아·태평양전쟁에서 패전敗戰했지만, 차마 이를 인정하기 어려웠을 겁니다. 그래서 일본은 그저 전쟁을 끝낸 날로 기억하고, 이를 기념합니다.
전쟁을 부르는 명칭도 다릅니다.
일본은 아시아·태평양전쟁을 대동아전쟁(大東亞戰爭)이라고 부릅니다. 대동아전쟁이란 일본의 극우파들이 '대동아공영'을
실현하기 위해 일으켰던 전쟁입니다. 대동아공영이란 아시아의 여러 나라들이 서양의 지배에서 벗어나 평화와 번영을 이루는 것을 말하고, 이를 일본이
주도한다는 논리입니다. 그래서 일본의 극우 세력들은 서양을 상대로 성전聖戰을 일으켰다는 궤변을 펼칩니다. 어불성설입니다. 일본은 아시아 여러
나라들을 침략해 학살과 약탈을 자행했을 뿐입니다.
-다큐멘터리 사진작가 권철 ‘야스쿠니. 군국주의
망령’
권철 작가는 이러한 일본의 시각이 ‘역사 왜곡’, ‘자위대 군사력 강화’, ‘독도 문제를 비롯한 영토 분쟁’ 등을
일으키는 근본 원인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사진에 불과하지만 권철 작가의 사진은 일본이 군국주의를 포기하지 않고 있는 모습을
그대로 우리에게 알려주고 있습니다. 그런데 ‘행사 내용이 광복 70주년과 부합하지 않는다’는 제주시청을 보면 도대체 왜 우리가 ‘광복 70주년
기념’ 행사를 하는지 반문하고 싶습니다. 제주시청 공무원들은 '광복절'이 왜 있는지 알고 있느냐는 의심마저 듭니다.
야스쿠니는 군국주의의 망령과 두 얼굴의 신사이다. 전반부의 전쟁에 대한 추억과 미화, 맹목적 애국주의가 군국주의의
망령이라면, 후반부의 야스쿠니의 일상은 두 얼굴의 신사이다. 군국주의의 망령은 빤히 드러나지만, 야스쿠니의
일상은 오히려 평화롭게 보인다. 그런데 내 눈에는 그 평화가 불안해 보였다. 기억의 뒷편으로 잊혀져 가고 있는 역사적 진실들이 안타깝게 보였다.
올해는 광복 70주년이다. 이 사진집이 그런 역사적 진실을 일깨우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다큐멘터리 사진작가 권철 '야스쿠니. 군국주의
망령'
태극기를 거리마다 게양하고, 각종 현수막을 내걸며 ‘광복 70주년’을 기념하는 모습과 ‘잊혀져 가는 역사적
진실’들로 인한 ‘불안한 평화’를 일깨우는 일, 지금 우리에게 무엇이 중요한가요?
말로만 애국한다고 외세의 침략을 막지는 못합니다. 역사의 아픈 경험에서 배우고, 현실을 직시하고 미래를 준비해야만
제2의 태평양 전쟁을 막을 수가 있습니다.
아직도 역사의 교훈을 깨닫지 못하는 자들이 있기에 가슴 아픈 ‘광복 70년’이 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