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연찮던 발탁…베트남까지 분 '최순실 입김'
[앵커]
어제(13일) 뉴스룸에선 베트남에서 사업을 하는 최순실씨의 조카 장승호씨가 박근혜 대통령의 현지 순방 만찬에 참석했고, 그 뒤에 청와대의 지시가 있었다는 의혹을 전해드렸습니다.
장씨를 둘러싼 의혹은 이뿐이 아니었습니다. 저희 탐사플러스 취재진은 지난 일주일 간 베트남 호치민과 하노이에서 장씨의 행적을 추적해왔는데요. 이 과정에서 최씨 일가가 고위 외교관 인사에도 개입했다는 정황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먼저 윤샘이나 기자입니다.
[기자]
2013년 6월 전대주씨가 베트남 대사로 임명됐습니다.
외교가와 교민사회에서 크게 화제가 됐습니다.
민간 기업인 출신의 첫 대사 발탁이었기 때문입니다.
전씨는 호치민에서 20년간 거주하면서 국내 대기업의 현지 법인장을 지낸 뒤, 개인 컨설팅 업체를 운영했습니다.
하지만 당시 전씨의 임명 배경은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JTBC 취재팀이 만난 현지 영사관 관계자는, 당시 임명 과정이 통상적 절차를 따르지 않았다고 증언했습니다.
외교 경험이 없는 민간인을 임명하는데도 현지 공관의 검증 절차가 없었다는 겁니다.
특히 외교부가 전씨의 이력서도 갖고 있지 않을 정도로 제대로 된 검증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김재천 영사/베트남 호치민 총영사관 : (외교부에서) 오히려 저한테 물어봤어요. 그분이 어떤 사람이냐. 민주평통 이력서 있잖아요 신상카드. 그걸 보내줬죠. (외교부에) 없으니까.]
청와대를 통해 직접 임명이 결정됐기 때문에, 외교부 역시 전씨에 대해 뒤늦게 알게 됐다는 입장입니다.
전씨는 호치민 교민 사회에서 최순실씨 조카 장승호씨에게 도움을 줘 온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베트남 교민 : 전대주 대사가 온다고 했을 때도 (일부 교민들이) 기절했고, 유치원 쪽이랑 앞으로 장승호도 좀 봐 주고 하는 역할을 했다.]
심지어 전 전 대사 조차도 JTBC 취재진과 만나 "누구에게 대사직을 추천 받고, 어떤 절차를 거쳐서 됐는지는 현재까지도 모른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도 "현지에서 오래 살아 우연히 행사 자리 등에서 장승호 씨와 몇번 얼굴을 마주친 것이 전부"라며 편의를 봐주거나 최순실 씨 측의 특혜 의혹과도 관련이 없다고 부인했습니다.
[ Jtbc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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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영사 인사 개입 있었다" 현직 외교관 폭로
[앵커]
JTBC 취재진은 최순실 씨 조카 장승호 씨 의혹을 파헤치기 위해, 베트남 호치민 총영사관의 김재천 영사와 단독 인터뷰를 했습니다. 현직 외교관 신분으로 쉽지 않은 증언을 한 건데요, 김 영사는 직접 보고 들은 구체적인 의혹의 정황들을 폭로했습니다.
정제윤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지난해 4월, 베트남 호치민 총영사에 박노완 전 주 베트남 공사가 임명됐습니다.
현재 호치민 총영사관에서 일하는 김재천 영사는, 당시 총영사 인사 때문에 논란이 많았다고 말했습니다.
[김재천 영사/베트남 호치민 총영사관 : 주호치민 총영사 자리는 외교부 시니어라고 하죠. 고위직들이 은퇴하기 전에 거치는 자리입니다. 특 1, 2급, 장관하고 동기(급)들이 왔다가 퇴직하는 겁니다. 그런데 박 총영사는 직급이 낮으시거든요. (호치민에서도) 한 번도 근무한 적이 없습니다.]
직급이나 경험으로 볼 때 박 총영사 인사가 이례적이었다는 겁니다.
김 영사는 당시 주호치민 총영사 부임이 예상됐던 강력한 현직 외교관 후보가 있었다고 했습니다.
[김재천 영사/베트남 호치민 총영사관 : 2014년 12월 한 1~2개월 전에 00이라고 주000 대사관에서 공사하시는 분이 내정됐습니다. 내정돼서 서초동 외교안보연구원에서 총영사 부임과정 연수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면서 김 영사는 당시 총영사 인사에 누군가의 개입이 있었던 걸로 보인다고 주장했습니다.
[김재천 영사/베트남 호치민 총영사관 : (유력 후보가) 연수까지 받고 있는 상황에서 그걸 뒤집을 만한 어떤 명분이 있었을까. 그분을 밀어내고 올 정도로 센 백은 외교부 백이 아닙니다. 그건…]
이 대목에서 주목할만한 증언이 추가로 나왔습니다. 박 총영사가 전대주 전 베트남 대사와 1년 넘게 같이 일했다는 겁니다.
전 전 대사가 박 총영사를 통해 호치민에서 사업을 하는 최순실 씨 조카 장승호 씨를 도우려 했다는 취지의 의혹을 주장한 겁니다.
[김재천 영사/베트남 호치민 총영사관 : 전대주씨를 (당초 호치민의) 총영사로 보냈으면 이렇게까지 없는데 (안 해도 되는데…) (대사가 돼서) 하노이 보내서, 호치민에 장승호씨를 돌봐줄 사람이 없는데…]
그러나 박노완 총영사는 취재진에게 "자신이 베트남 전문가여서 자리에 지원을 한 거고, 전대주 전 대사의 추천이 따로 있었던 건 아니라며, 주변에서 본인을 음해하려는 세력이 의혹 제기를 한 것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 "최씨 일가와는 따로 친분이 없고, 장승호 씨 역시 공식 석상에서 본 게 전부"라면서 의혹을 모두 부인했습니다.
반면 김 영사는 현직에 있지만 이번 일을 모른 체할 순 없었고, 제기된 의혹 역시 확실히 밝혀져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김재천 영사/베트남 호치민 총영사관 : 제가 이렇게 JTBC 앞에 설 수 있었던 거는 뭐랄까… 만약에 외교부가 그렇게 나약하게 대처한다면, 저라도 있는 사실을 (말해야…) 그래야 제가 후회 없이 공무원 생활을 마감할 수 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 Jtbc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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