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최순실, 측근) 비리

우병우 1심, 이재용 2심 부인한 ‘김영한 수첩’ 증거능력 인정

道雨 2018. 3. 2. 10:12





우병우 1심, 이재용 2심 부인한 ‘김영한 수첩’ 증거능력 인정

 





김기춘 ‘CJ 불공정거래 의율’ 지시 기록한 수첩
법원 “김기춘 지시 유무 입증 증거로 인정
박근혜 청와대의 CJ 인식 간접사실 정황증거”
‘국정농단’ 재판중 이재용 항소심만 ‘업무수첩’ 배제


고 김영한 전 민정수석(왼쪽)이 2014년 12월15일 청와대서 열린 수석비서관회의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의 모두발언을 경청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고 김영한 전 민정수석(왼쪽)이 2014년 12월15일 청와대서 열린 수석비서관회의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의 모두발언을 경청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2심 재판부가 부정했던 ‘김영한 업무수첩’의 증거능력이 우병우(51)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1심에서는 인정됐다. 최순실씨 1심 재판부도 이 부회장 2심이 부정했던 ‘안종범 업무수첩’의 증거능력을 인정한 바 있어, 이 부회장 3심을 맡은 대법원이 ‘업무수첩’의 증거능력에 대해 어떤 해석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1일 확인한 우 전 수석 판결문을 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33부(재판장 이영훈)는 지난달 22일 우 전 수석에게 징역 2년6개월을 선고하면서, 고 김영한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업무수첩을 증거로 활용했다. 이 수첩에는 2014년 8월 김기춘 비서실장이 김 전 수석 등에게 “씨제이(CJ) 그룹의 영화, 제작, 배급, 상영을 불공정거래로 의율하라”고 지시한 내용 등이 있다. 검찰은 우병우 당시 민정비서관이 공정거래위원회에 ‘씨제이에 대한 검찰 고발이 필요하다’는 진술을 강요한 혐의(직권남용)와 관련해 이 수첩을 증거로 냈다.

우 전 수석 쪽은 “수첩은 전문증거라 김기춘의 김영한에 대한 지시 사실을 인정할 증거가 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전해 들은 내용(전문)에 대해서는 진술자인 김 전 실장이 직접 확인해줘야 한다는 취지다.
하지만 재판부는 김 전 실장의 지시 ‘내용’이 아니라 지시 ‘유무’를 인정할 증거로 이 수첩을 쓸 수 있다고 봤다. 재판부는 이어 “수첩 내용은 박근혜, 김기춘 등 청와대 내부에 씨제이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존재했다는 간접사실에 대한 정황증거로서 증거능력이 있다”고 판단했다.

앞서 서울중앙지법 형사22부(재판장 김세윤)도 지난달 최순실씨 1심 선고 때 ‘안종범 수첩’의 증거능력을 인정한 바 있다.
재판부는 “대통령이 안종범에게 면담 내용을 불러줘 수첩에 받아 적었다는 사실은 면담 내용을 추단할 수 있는 간접사실이고, 수첩은 이 간접사실에 대한 정황증거로 사용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로써 ‘국정농단’ 재판부 중 이른바 ‘업무수첩’의 증거능력을 인정하지 않은 곳은 이 부회장 2심이 유일하게 됐다.
지난달 5일 서울고법 형사13부(재판장 정형식)는 ‘안종범 수첩’과 ‘김영한 수첩’의 증거능력을 부인하며 ‘박 전 대통령과 이 부회장이 직접 내용을 확인해주지 않는 한, 수첩을 ‘간접사실에 대한 정황증거’로도 쓸 수 없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이 부회장 1심과 최씨 조카 장시호씨 1심,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 2심 등은 ‘안종범 수첩’을 증거로 활용했고, ‘박준우 업무수첩’ 역시 ‘김영한 수첩’과 함께 김기춘 전 실장의 1·2심에서 증거로 쓰였다.


현소은 기자 so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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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834332.html?_fr=mt2#csidx6a6ad2dca5d3b63890f227894b2f1f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