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화

도라지꽃의 비밀스런 생존전략 : 웅성선숙(雄性先熟)

道雨 2020. 7. 28. 16:13

도라지꽃의 비밀스런 생존전략 : 웅성선숙(雄性先熟)

 

대부분의 꽃들은 타가수분을 하도록 장치가 되어 있다. 유전자의 다양성을 높여서 더 우수한 종으로 살아남기 위한 전략인 것이다.

도라지꽃도 마찬가지로 타가수분 전략을 택하고 있긴 하지만, 다른 꽃과는 약간 색다른 점이 있다. 자가수분을 막기 위해 암술과 수술의 성숙 시기를 달리하고 있다.

 

도라지꽃은 수술이 먼저 성숙하고, 나중에 암술이 성숙하는 이른바 웅성선숙(雄性先熟)의 전략을 택하고 있다.

공기가 가득한 꽃봉오리가 부풀어 꽃이 피면, 처음엔 암술과 수술이 한몸으로 붙어 있다. 암술대에 수술 5개가 붙어 있어 원기둥처럼 보인다. 암술과 수술의 위치와 키가 같기 때문에, 동시에 성숙하면 자가수분을 피할 수 없다. 그래서 성숙시기를 달리하는 방법으로 자가수분을 피할 수 있게 한 것이다.

 

도라지꽃의 수술은 5개인데, 충분히 성숙하면 암술대에서 떨어져 밖으로 벌어진다. 이 때 암술은 성숙하지 않고, 수술이 제 역할을 다 할 때까지 기다린다. 벌들이 찾아오면 수술 사이를 다니며 꽃가루를 묻히게 되고, 다른 꽃으로 날아간 벌들은 자연스럽게 (타가)수분을 도와주게 된다.

암술이 성숙하면 암술머리가 꽃잎(5갈래로 갈라진 통꽃)과 같이 다섯갈래로 갈라져 별 모양이 되고, 수분을 할 수 있게 되며, 벌들에 의해 수분과 수정을 하고나면, 같은 꽃 안의 수술은 시들고 마르게 된다.   

 

집단으로 피어 있는 도라지꽃들의 꽃잎 안쪽을 들여다 보면, 꽃 마다 서로 다른 이런 여러 가지 모습을 볼 수 있어서 흥미롭다.

 

 

*** 이 글은 evryday 님의 블로그에서 부분적으로 발췌하였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