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상식

이재명 테러, 언론이 '부실수사' 공범·배후 밝혀내야

道雨 2024. 1. 15. 12:27

이재명 테러, 언론이 '부실수사' 공범·배후 밝혀내야

 

 

 

[1월 둘째주 키워드]

 

'맹탕수사' 발표 후 언론 '조용'

경찰, 애초 수사의지 있었나…언론도 '곁다리 보도'

'정치테러'를 '습격'으로…본질 감추고 중대성 축소

'핼러윈참사' '도이치모터 주가조작' '몰카의혹' 등

언론, '언어농간'으로 본질왜곡하고 여론 호도해

'이재명' 키워드 1위, '한동훈' 하락, '김건희' 감춰져

 

 

 

 

 

지난 10일 경찰은 이재명 민주당 대표에 대한 정치테러 수사결과를 발표했다.

그러나 발표 내용은 테러범의 이름도, 당적도, 배후와 공범에 대해서도 밝히지 않은 ‘맹탕’ 수사 결과였다.

 

테러범이 작성해 기자들에게 참고하라고 알려준 8페이지짜리 ‘변명문’도 공개하지 않았고, 과거 언행·행적·동선·인맥 등 범행 동기나 실행 과정, 공범과 배후 존재 여부를 알 수 있는 어느 것에 관해서도 납득할 만한 설명 없이 수사발표를 마쳤다.

그 이후에도 경찰과 언론은 아무런 추가 수사결과나 관련 보도를 하지 않고 있다.

지난 대선 유력주자였고, 차기 대선 유력주자이며, 현재 제1야당 대표에 대한 충격적인 흉기 정치테러 수사가, 이렇게 확증편향에 빠진 한 노인의 단순한 ‘습격’ 사건으로 끝나도 되는가?

 

경찰의 부실수사와 맹탕발표, 언론의 보도 축소와 침묵은 예상됐던 것이다. 경찰은 범행 발생 직후 현장에서 테러범을 체포해놓고도 신속하게 그의 이름·당적·행적 등을 공개하지 않았고, 테러범의 차량 이동을 도운 공범에 대해서도 철저한 수사 의지를 보이지 않은 것으로 일부 언론을 통해 알려졌다.

오히려 사건 발생 직후 현장의 핏자국을 물청소해 지우거나 이재명 대표의 피묻은 와이셔츠를 증거물로 보존하지 않고 폐기해, 수사의지가 없거나 무언가 서둘러 감추고자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사고 있다.

 

 

언론도 문제였다. 일부 언론이 독자적 취재에 들어가긴 했으나, 대부분의 주류 언론들은 경찰 발표만 기다렸다가 보도할 뿐이었다. 심지어 주류 언론들은 ‘헬기 병원 이송’ 논란을 부각시키고 부추겨, 정치테러 사건의 본질을 흐리기까지 했다.

 

그러나 더 근본적인 문제는 이 사건에 대한 경찰과 언론의 ‘이름붙이기(命名)’에 있다. 경찰과 언론은 이 사건을 처음부터 ‘습격’ ‘피습’이라고 불러 ‘정치테러’가 아닌 개인의 단순 범행이라는 인식을 심었다.

‘습격’은 ‘예고 없이 상대방을 쳐서 공격함’을 뜻하는 말로 ‘갑작스러운 공격’의 의미를 강조한다. 

 

 

 

 

하지만 ‘테러’는 어느 집단이나 그 사주를 받은 개인이 정치적·종교적·집단적 신념과 목적을 갖고 체계적·치명적으로 상대방을 공격하는 것이다.

‘테러’는 단순 ‘공격’을 넘어 살인·파괴를 포함하고 있어 훨씬 치명적이고 위험하다.

‘정치테러’는 정치적 목적뿐 아니라 집단적 증오·혐오를 동기로 삼고 있어, 개인의 폭력적 공격, 즉 ‘습격’으로 단순화해서는 안된다. 이 대표가 쓰러진 직후 총리실 산하 대테러센터가 나서 사태파악을 벌인 것도 이 때문이다.

 

경찰과 대부분의 언론이 이재명 대표에 대한 ‘정치테러’를 ‘습격’ ‘피습’으로 부름으로써, 사안의 본질은 감춰지고 중대성은 축소되어 버렸다. 특히 경찰이 정치테러 수사를 축소·은폐하면 이를 감시해야 할 언론이 오히려 이에 협조한다면, 언론이 정치테러의 ‘공범’이란 비난을 면할 수 없게 된다.

 

그동안 언론은 윤석열 정부에 입맞에 맞추느라 본질을 호도하는 ‘언어농간’을 자주 보여왔다.

‘이태원 참사’를 ‘핼러윈 참사’(조선일보)로, 사회적 참사의 희생자를 단순 ‘사망자’로 불러, 참사의 원인과 책임을 엉뚱한 데로 돌리려 했다.

‘김건희 씨 주가조작 사건’은 ‘도이치모터 주가조작 사건’으로, ‘김건희 씨 명품가방 수수 의혹’은 ‘몰카 의혹’으로, ‘윤석열 검사의 부산저축은행 부실대출 수사 무마 의혹’은 ‘신학림-김만배 녹취록 의혹’으로 바꿔 사안의 본질을 흐려놓은 것이 사례다.

‘윤석열 대통령 욕설 논란’을 ‘바이든-날리면 논란’으로, ‘50억 클럽 거액 수수 의혹’을 ‘대장동 의혹’으로, ‘일본 후쿠시마 핵오염수’를 일본의 요구대로 ‘핵 처리수’로, 테러 ‘공범’을 ‘조력자’로 바꿔 부른 것도 마찬가지다.

 

언론의 이런 ‘언어농간’은 그저 말장난으로 끝나지 않는다. 프레임을 바꿔치기해 정부여당에 유리하도록 여론을 왜곡하고 조작한다. 본질이 흐려짐으로써 책임져야 할 사람이 빠져나가고, 바뀌어야 할 사회문제가 덮이게 된다.

무책임과 사기 범죄가 드러나지 않아 민주주의와 윤리는 붕괴되고 말 것이다.

 

그래서 이제 언론이 꼭 해야할 일이 있다.

경찰이 감추는, 이재명 대표에 대한 정치테러의 동기와 공범·배후 존재 여부를 언론이 나서서 밝혀내야 한다. 그리고 경찰이 이번처럼 부실수사를 하게 된 동기와 공범·배후도 찾아내 국민의 알권리를 충족시켜줘야 한다.

 

 

 

1월 둘째주 언론의 뉴스와 트위터·유튜브·커뮤니티·블로그 등 디지털 플랫폼에서 가장 많이 언급된 키워드는, 지난주에 이어 ‘이재명’이었다. 흉기 테러 이후 회복 과정에 대한 소식, 퇴원 뒤 대국민 메시지 발표 등의 이벤트가 계속 이어진 이유지만, 언론이 ‘헬기 이송’ ‘병원 전원’ 등 곁가지, 비본질적 문제를 끊임없이 부각시켜 보도한 탓도 크다. 

 

여당 비대위원장인 ‘한동훈’은 전주에 비해 종합 순위가 한단계 낮아졌다. ‘한동훈’은 언론에서 높은 언급량을 거두었지만, 전체적으로는 언급량 감소추세다. 비대위원장 ‘컨벤션 효과’가 거의 끝나가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여당의 신당 추진파 ‘이준석’ 키워드는 전체 순위에서 5위로 지난주와 변함이 없었으나, 야당의 신당추진파 ‘이낙연’은 탈당선언 등으로 한단계 상승했다.

 

총선이 가까워오자 언론뉴스와 트위터·유튜브·커뮤니티 등 디지털 플랫폼은 총선 관련 키워드의 언급량이 크게 늘면서 순위 급등을 보이고 있다. ‘출마’ ‘예비후보’ ‘공천’  ‘탈당’ ‘이상민’ ‘현근택’ ‘김용남’ ‘천하람’ 등이 지난주 언급량 급증 키워드들이다.

그러나 ‘김건희’는 전주에도 5단계 하락한 데이어, 지난주에도 4단계 하락해 이슈에서 감춰지고 있는 중이다.  

 

 

 

 

 

 

김성재 에디터seong6806@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