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 검경, 공권력, 공공 비리

이화영 추가 폭로 "검사 출신 변호사 동원, 거짓 진술 회유"

道雨 2024. 4. 23. 11:13

이화영 추가 폭로 "검사출신 변호사 동원, 거짓진술 회유"

 

 

연어 술파티에 이어 전관변호사…옥중서신 공개

이화영 "수사검사 주선으로 전관변호사 몇차례 면담"

"이재명 위한 일이라 진술하면 주변수사 멈춘다 설득"

"김성태가 짜장면, 갈비탕 먹고싶다고 하면 준비 돼"

"김성태 행태 말리다 교도관과 검사가 충돌하기도"

이화영 측 "검사실 CCTV, 출정기록 추가 공개해야"

"공범들 같은 날에 불러 조사"…진술 신빙성도 문제

민주당 대책위 "수원지검 연어 술파티 허위 해명해"

"검찰이 민주당 소속이라던 변호사, 다른 당 소속"

 

 

 

대북송금 의혹으로 구속 수감돼 재판 중인 이화영 전 경기도평화부지사가 22일 '검사 술판 회유' 의혹과 관련, 검찰 출신 전관 변호사를 동원한 검찰 측의 회유가 있었다고, 옥중서신을 통해 추가 폭로했다.

이른바 '연어 술 파티 회유' 의혹에 이어, 전관 변호사를 동원한 회유 주장까지 나오면서, 파장이 예상된다.

이 전 부지사는 이날 김광민 변호사를 통해 공개한 <이재명 대북송금 조작사건(1)>이라는 제목의 자필 자술서에서 "검찰 고위직 출신의 변호사를 박상용 검사(사건 수사 담당)가 연결하여 만났다"며 "1313호실의 검사 사적공간에서 면담이 진행됐다"고 주장했다.

이 전 부지사는 "이 (전관)변호사는 검찰 고위직과 약속된 내용이라고 나를 설득했다"며 "'김성태(쌍방울그룹 회장)의 진술을 인정하고, 대북송금을 이재명을 위해서 한 일'이라고 진술해주면, 재판 중인 사건도 나에게 유리하게 해주고 주변 수사도 멈출 것을 검찰에서 약속했다는 것이다"라고 했다.

또한 이 전 부지사는 "이 (전관)변호사와는 검찰의 주선으로 몇 차례 더 면담을 했다"면서 "어느 날은 나와 김성태, 방용철(쌍방울그룹 부회장), 박상용 검사, 1313호실 수사관, 쌍방울 직원 박○○이 모여 소주를 곁들여 저녁식사를 했다"고 했다.

 

음주 회유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진술했다.

이 전 부지사는 "수원지검 1313호 영상녹화 조사실에서 먹었다. 김성태가 연어를 먹고 싶다고 하자, 연어회·회덮밥·국물요리가 배달되었다. 흰 종이컵에 소주가 따라졌다. 나는 한모금 입에 대고 더 이상 마시지 않았다"며 "김성태는 여러 잔을 마셨고, 얼굴이 불콰해졌다"고 했다.

그는 "교도관 2~3인이 영상녹화 조사실 밖에서 대기하고 있었다. 김성태의 붉어진 얼굴이 가라앉으면 가야 한다고 해서, 검사와 수사관, 그리고 김성태, 방용철, 박○○, 나는 환담을 계속했다"며 "내가 먼저 가겠다고 해서 구치감으로 갔고, 시간이 흐른 뒤 김성태, 방용철이 구치감으로 왔다"고 했다.

아울러 그는 "나는 검찰 조사를 받으러 가서 김성태, 방용철 등을 만날 때마다, 쌍방울의 직원들인 박○○, 박○○ 등을 보았다. 이들은 거의 매일 검찰청으로 와서 김성태, 방용철의 수발을 들었다. 1313호실 앞의 '창고'라고 쓰인 공간에 모여 있었다"며 "그 곳에는 훈제달걀, 과자, 커피, 각종 음료수들이 쌓여 있었다"고 했다.

또 "김성태가 짜장면이 먹고 싶다고 하면, 짜장면이 준비되었다. 김성태가 갈비탕이 먹고 싶다고 하면, 갈비탕이 준비되었다"며 "김성태는 냄새나는 구치소에 있기 싫다며, 거의 매일 검찰청으로 오후에 출정나갔다. 오전에는 변호사 접견을 했다"고 했다. 그는 "김성태, 방용철의 행태를 말리는 교도관과 '그냥 두라'고 방조하는 검사와의 충돌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 이화영 전 경기도평화부지사가 22일 공개한 옥중서신. 2024.4.22. 이화영 측 변호인 제공

 

 


이화영 측 "CCTV, 출정일자 추가 공개하라"

전날(21일) 수원구치소에서 작성돼 이날 공개된 옥중서신은, '이재명 대북송금 조작사건(1)'이라는 제목으로, 편지지 2쪽 분량으로 작성됐다. 제목에 번호가 붙여진 것으로 미루어 추가 폭로가 예상된다.

이 전 부지사 측 김광민 변호사는 이날 입장을 내고 "이화영 피고인은 김성태와 박상용 검사의 주장만으로 검찰의 제안을 신뢰할 수 없었다. 이에 박상용 검사가 동원한 방법은 고위직 검찰 전관 변호사였다"면서 "박상용 검사의 주선으로 검찰 고위직 전관 변호사가 이화영 피고인을 만났고, 그는 검찰과의 메신저 역할을 했다"고 부연했다. 

김 변호사는 "수원지검과도 특수한 관계가 있는 전관 변호사는 이화영 피고인에게 검찰이 원하는 것과 그에 협조할 경우 대가를 소상히 설명하고 설득했다"며 "해당 변호사는 수원구치소에서 이화영 피고인을 접견하기도 했으므로 구치소 접견 기록으로도 확인이 가능하고, 수원지검에서도 이화영 피고인을 만났으므로 수원지검 출입자 명단에도 기록이 남아있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했다.

특히 김 변호사는 "수원지검이 공개한 2023년 6월 28일, 7월 3일, 7월 5일 치 출정기록을 보면, 김성태, 방용철, 이화영이 함께 소환됐다"면서 "김성태, 방용철과 이화영은 적대적 공범 관계다. 공범을 같은 날 같은 시간, 같은 검사실에서 소환한 것은 매우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 전 부지사 측 주장대로 같은 날 같은 시간에 이들을 검사실에 소환한 것이 사실이라면, 그동안 법정 진술의 신빙성에도 문제가 생긴다.

김 변호사는 이에 대해 "김성태와 방용철을 이화영과 같은 날 같은 장소에 소환해 회유·압박했다는 이화영의 진술과도 일치한다"면서 "수원지검은 이화영 측이 허위사실을 주장한다거나 사법방해를 한다고 주장하기 전, 위와 같이 김성태, 방용철, 이화영을 함께 소환한 사유에 대해 소명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 1313호 영상녹화실(이화영 측은 진술녹화실이라고 표현). 2024.4.19. 수원지검 제공.

 

 

아울러 김 변호사는 1313호 진술녹화실 폐쇄회로(CC)TV 공개도 거듭 촉구했다. 그는 "제보에 의하면 1313호 진술녹화실에 CCTV 2대가 있다고 한다"며 "한 대는 진술 녹화실 천장에 있고, 나머지 한 대는 (검찰이 제시한 진술녹화실 사진의) 안쪽 오른쪽 모서리 거울 뒤에 숨어 있다"고 말했다.

이는 검찰이 청사 CCTV는 "개인정보보호법에 따라 청사방호 용도로만 복도에 설치돼 있고, 보존기간은 30일"이라고 설명한 것과 정면으로 배치된다.

김 변호사는 "만약 이처럼 숨겨진 CCTV가 있다면 '연어 음주' 상황이 모두 녹화되어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수원지검은 1313호 진술녹화실의 숨겨진 CCTV의 유무와, 해당 CCTV가 존재한다면 포렌식을 통한 '연어 음주' 영상의 복원 가능 여부에 대해 밝혀야 할 것이다. 이에 더해 피조사자가 인지할 수 없는 CCTV를 숨겨 설치한 의도 역시 밝혀주실 것을 요청드린다"고 했다.

김 변호사는 제한적으로 공개한 검찰의 출정기록에 대해서도 형평성 문제를 제기했다. 김 변호사는 "수원지검은 정보의 우위를 바탕으로 이화영 피고인 측의 주장을 선별해 반박하는 데 사용하고 있다"면서 "이와 같은 검찰의 정보우위에 기반한 진실게임이 매우 부적절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부당한 상황의 개선을 위해, 출정기록 등 정보가 확보되기 전까지 구체적인 반박, 특히 ‘연어 음주’ 날짜에 대한 반박은 하지 않고자 한다"고 했다.

다만 김 변호사는 "그간 이화영 피고인 측이 '연어 음주' 시기로 추측되는 일자를 지정하면 그 날짜의 출정기록 등을 제한적으로 공개한 검찰의 태도로 미뤄, 추정 일자를 다시 제시한다"면서, 2023년 5월 2일부터 2023년 6월 30일 사이의 출정기록 27일치 분량을 모두 공개하라고 검찰에 요구했다. 추정되는 기간 전체의 출정기록을 검토하면, 날짜를 둘러싼 양측의 공방은 어느 정도 정리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검찰이 이를 공개할지는 미지수다.

 

* 8개월간 도피 끝에 태국에서 붙잡힌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이 17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 2023.1.17 [공동취재] 연합뉴스

 

 

 

민주 "수원지검 술파티 허위 해명"

이 전 부지사 측과 검찰 측의 '연어 술파티' 의혹 공방이 거세지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은 수원지검의 '술 파티' 의혹 해명이 사실과 다르다는 주장을 내놨다.

민주당 검찰독재정치탄압대책위원회는 이날 수원지검이 지난 17일 기자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에서 '술 파티'가 허위라고 주장하며 "조사에 입회한 변호사(민주당 법률위원회 소속 포함) 상대로 확인 결과, 음주나 진술 조작 사실이 없었다고 명확히 진술하고 있다"고 근거를 제시한 데 대해 '허위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대책위는 "검찰이 민주당 소속 법률위 변호사라고 지목한 인물로 예상되는 A변호사는 전날 라디오 '김치형의 뉴스하이킥'에 출연해, 2023년 6월12일 이화영 전 부지사 변호인을 사임하였기 때문에, 이후에 벌어진 진술조작 연어, 술 파티 관련해서 알고 있는 게 없다고 밝혔다"면서, "A변호사는 6월12일 변호인 사임을 해 6월말에서 7월 사이에 벌어진 수원지검 진술조작 연어, 술 파티 내용을 알 수 없는데도 불구하고, '그러한 사실이 없었다' 고 명확히 진술했다고 (검찰이) 허위사실도 유포한 것으로 보여진다"고 지적했다.

대책위는 "A변호사는 현재 민주당 법률위원회 소속이 아니라 타정당 소속"이라며 "수원지검은 과거 민주당 법률위 소속이었지만 현재는 다른 당에 입당해 정치활동을 하는 변호사를 현재 민주당 법률위 소속인 것처럼 표기하는 것은, 마치 민주당 소속 변호사도 수원지검의 주장에 동조한다는 허위사실을 유포하려는 의도가 아니냐"고 따졌다.

그러면서 "수원지검이 허위사실로 진실을 왜곡했다는 정황이 더 밝혀졌기 때문에, 대검은 즉각 수원지검 진술조작 연어, 술 파티 감찰에 나서야 할 것"이라며 "만약 검찰 수뇌부가 또 다시 제 식구 감싸기로 감찰을 거부한다면, 국정조사, 특검을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했다.

민주당이 언급한 A변호사는 설주완 변호사다. 당시 변호인 가운데 민주당 법률위 소속은 현근택, 설주완 변호사 등 2명이었으나, 현 변호사는 이른바 '재판자료 유출 사건'으로 수사 초기에 사임했고, 설 변호사는 지난해 3월부터 그해 6월12일까지 민주당 소속 변호사로 이 전 부지사 변호를 한 뒤, 새로운미래로 당적을 옮겨 전략기획실장을 맡았다. 설 변호사는 '검찰 회유'에 가담했다는 의혹 제기에 대해 '허위 주장'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앞서 김 변호사는 지난 17일 한 유튜브 채널에 나와 "이화영 전 부지사님이 '설주완 변호사가 와서 검찰에 협조하라고 지속적으로 얘기했다'고 한다. 심지어 정리된 페이퍼를 주면서 이렇게 '진술을 해라'라고 했다더라"고 주장했고, 이에 대해 설 변호사는 "이화영 측 변호인 김광민 변호사는 제가 이화영에게 검찰 측 의도대로 진술하라고 했다는 허위의 주장을 하고 있다"며, 김 변호사를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김성진 기자mindle1987@mindlenews.com



출처 : 세상을 바꾸는 시민언론 민들레(https://www.mindl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