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모음

지금이 제일 행복해 (오봉렬)

道雨 2007. 6. 8. 19:58
 

            지금이 제일 행복해



북클럽에서 책이 보내져 왔다.

시집 첫 장에 쓰인 글

‘오! 환한 목소리 ... 詩였어.’

난 지금 행복해.


친구에게서 전화가 왔다.

일요일에 전화하니 안 받더라고.

이번 주말에 동기생 모임이 있단다.

난 지금 행복해.


또 다른 친구에게서 전화가 왔다.

오늘 저녁 부부동반 야간 등산가자고.

다른 예정이 있어 못 가니 다음에 가겠구마고.

그래도 난 지금 행복해.


선천성 녹내장으로 시각장애인 자매가 있다.

언니는 이미 실명되어 볼 수가 없고, 동생도 점점 나빠지고 있다.

언니를 따라 곧 실명하게 될 것을 알고 있는 동생의 말

“난 지금이 제일 행복해.”



          2004. 4. 13       오 봉 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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