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방사선 촬영 검진의 문제점

道雨 2011. 9. 6. 16:16

 

 

 

           건강한 ‘건강검진’의 조건
 

 

 

[ 김양중의 건강수첩 ]

 

 

최근 한국소비자원이 서울시내 9개 주요 대학병원의 건강검진에 대한 소비자 만족도 등을 조사해 발표한 결과가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내용은 삼성서울병원과 서울대 헬스케어 강남센터의 종합건강검진 상품이 가장 만족도가 높다는 것이다. 특히 삼성서울병원은 검진 상품이 다양하고, 항목 선택이 용이하다는 점 등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고, 서울대 헬스케어 강남센터는 가격이 적정하고 의료진에 대한 만족도가 높았다.

소비자원은 병원들이 검진 병동을 새로 짓거나 개선해 시설에 대한 만족도는 높지만 가격에 대한 만족도는 전반적으로 떨어져 개선이 필요하다고 밝히기도 했다.

 

소비자원의 특성상 검진 상품에 대한 서비스 만족도를 조사했겠지만, 사실 검진 상품과 관련해 더 중요한 정보는 적정한 검진 항목으로 검사했는지에 대한 평가다. 또 검진 결과가 정확한지, 조기검진으로 생명을 연장시키는 효과가 있는지에 대한 평가도 꼭 필요하다.

 

 

검진이 필요하다는 평가를 받으려면 몇몇 조건을 갖춰야 한다.

해당 인구 집단에서 비교적 많이 발생하는 질환에 대한 검진이어야 하고, 병의 초기에 발견한 뒤 적절한 치료 방법이 있어 실제로 조기 발견에 따른 생명 연장 효과가 있어야 하며, 검진 과정이 안전해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에 꼭 포함되는 조건 하나는 바로 가격인데, 가격이 너무 높아 실제 질병 위험이 높은데도 경제적인 부담으로 검진을 포기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번 소비자원의 조사결과처럼 병원들이 값비싼 건강검진 항목을 많이 넣어 검진비가 매우 높다면, 실제 질병에 걸릴 위험이 높은 저소득층보다는 경제적인 여유가 있는 사람들만 검진을 받게 되는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대형 병원의 건강검진 항목이 적절한지에 대한 평가는 관련 학회에서 몇 차례 나온 바 있다.

학회의 평가 결과는 세계적인 검진 권고안보다 과잉 검진이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컴퓨터단층촬영(CT), 각종 초음파, 자기공명영상(MRI), 자기공명 혈관촬영술(MRA), 양전자방출단층촬영술(PET) 등 매우 값비싼 검사다.

또 아직 검진 항목으로서 적절한지에 대한 의학적인 근거가 없는 각종 종양 표지자도 포함돼 있었다.

 

사실 이런 고가의 검사들은 어떤 증상이 있어 기본적인 검사를 통해 특정 질환이 의심될 때 확진을 위해 하거나 치료 뒤 경과 등을 관찰하기 위해 필요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문제는 CT나 PET 등은 방사선 노출량이 매우 높아 불필요하게 검진을 자주 받다가는 오히려 암에 걸릴 위험이 높아진다는 사실이다.

CT의 경우 가슴 부위를 찍으면 한 번에 7mSv(밀리시버트)의 방사선에 노출되는데, 이는 연간 방사선량 허용 권고치(1mSv)의 7배에 이르는 수치다.

여러 연구 결과, 1만명이 1mSv 이상의 방사선을 쬐면 1명 정도가 암에 걸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에, CT를 포함해 방사선 검사를 무턱대고 받아서는 곤란하다.

 

소비자들은 이런 내용을 알기 힘들기 때문에 경제적인 수준이나 병원 명성 등에 따라 병원의 검진 상품을 선택하기 쉬운데, 이런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검진 항목의 적절성에 대한 신뢰성 있는 기관의 평가가 꼭 필요하다.

 

 

<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himtrain@hani.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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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의 글은 , 『의사가 된 후에야 알게된 위험한 의학, 현명한 치료』(김진목 저)에서 발췌한 내용입니다.

 

 


*** 방사선 촬영 검진의 문제점

 

 

검진에 주로 사용되는 X선 촬영은 이미 그 자체에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 적은 양의 방사선이라도 인체에 비추게 되면 유전자를 손상시키고, 후대에까지 악영향이 미칠 우려가 있다. 

뿐만 아니라 당뇨병, 심장병, 뇌졸중, 고혈압, 백내장, 암 등의 성인병을 부추기는 하나의 요인이라고 많은 연구자들이 밝히고 있다.

 

물론 1회 검사 시 X선 피폭량이 개인 건강을 염려할 만큼 크지는 않다. 그러나  방사선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은 개인의 평생 피폭선량에 따라 증가하기 때문에 가능한 한 피하는 것이 미래의 건강을 위해 바람직하다.

그러나 실제 병원에서는 방사선 검사를 마치 혈압 측정이나 체온을 재듯이 평상 검진의 하나로 가볍게 취급하고 있다. 꼭 필요한 상황에서 이용해야 하는 X선 촬영이 잦은 정기검진으로 남용되면서, 방사선 노출의 심각성은 가중되고 있다. 

 

2006년 <월스트리트 저널>에 따르면, 흉부 X선 촬영시 방사선량은 0.01~0.1mSv(밀리시버트), 맘모그램 촬영의 경우 0.8mSv, 두경부 CT의 경우 2mSv, 복부-골반 CT의 경우 10mSv, 관상동맥 혈관조영술의 경우 18mSv, 전신 스크리닝 CT의 경우 12~25mSv 정도로 나타났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핵폭탄의 방사선량이 평균 20mSv였다는 사실과 비교한다면 진단용 방사선을 결코 가볍게 생각할 수 없을 것이다.

 

특히 오늘날 일반화된 CT촬영의 경우 방사선 피폭량이 크다. 미국 콜롬비아 대학의연구팀이 미국의 전문지인 <레디오로>에 발표한 연구 결과를 보면, CT의 피폭선량은 유방암 X선 검사의 100배로, 한번 검사에 1200명 가운데 1명을 암으로 사망하게 할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2002년 영국에서 실시한 조사자료에서는 CT 검사로 인한 방사선량이 같은 부위를 X선 촬영했을 때보다 최대 400배까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MRI는 방사선 노출의 위험은 없으나 아주 강력한 자기장이 나오므로 또 다른 부작용의 위험이 있으며, PET도 몸 안에 미량이나마 방사선 물질이 들어가기 때문에 특이체질의 경우 부작용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검사를 많이 하고 자주 하면, 그만큼 검사 부작용이 발생할 위험성이 높아진다.

진단 장비에 의한 방사선 피해 외에도 검사약물로 인한 쇼크사, 내시경 검사로 인한 출혈 등, 실제 검사 과정에서 부작용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검사는 안전할 것이라는 생각은 착각이다.

 

 

오늘날 의학계는 검사 방법만 빠르게 발전하고 치료면에서는 발전이 거의 없다보니, 질병을 조기에 발견해 그만큼 심리적으로 고통스런 시간을 늘리는 경우가 많다.

질병을 조기에 발견하거나 예방 조치를 취하더라도, 이것이 실제로 고통을 줄이고 생명을 연장하지 못하는 경우가 태반이다.

결국 조기 발견이 마음마저 병들게 하고, 이로 인한 스트레스가 병을 더 악화시키기도 한다.

 

병의 조기 발견은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이와 더불어 늦은 발견이라도, 혹은 때늦은 병이라도 낫게 할 수 있는 치료법의 개발이 더욱 절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