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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쪽 날개벽에 폭 5~20㎝ 균열
박창근 교수 “본체도 조사해야” 시공사 “미세한 틈…접착할 것”
‘4대강 사업’으로 낙동강 상류에 조성한 경북 상주보에 이어 구미보에서도 물이 새나와, 누수 원인과 보의 안전성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27일 구미보를 둘러본 박창근 관동대 교수(토목공학)와 구미보 시공업체 등의 설명을 종합하면, 구미보의 수문 양쪽에 설치한 날개벽 2개 가운데 상류 쪽에서 볼 때 왼쪽 날개벽에서 폭 5~20㎝가량의 균열이 맨 아래에서부터 높이 11m 꼭대기까지 발생했다. 물은 날개벽 아래쪽 틈에서 새나오고 있다.
박 교수는 “보 아래를 파고 나면 생기는 웅덩이에 치마 모양처럼 50~100m 콘크리트를 깔아야 하는데, 돌을 싼 망태로 채운 상태에서 모래를 자꾸 파내자 돌망태 사이로 빠져나온 물이 날개벽 틈으로 흘러나온 것으로 보인다”며 부실시공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날개벽의 돌망태와 콘크리트 보가 만나는 직각 부위도 물 하중을 견디지 못해 2~3㎝쯤 주저앉았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이런 현상이 계속되면 보 본체에도 영향을 줄 수 있으며 본체를 떠받치는 기초 가운데 한 개라도 무너지면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며 “보 본체 기초부위 등을 정밀조사한 뒤 물을 가둬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교수의 주장에 대해 시공업체인 포스코건설은 “부실공사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균열 부위는 보 본체와는 관련 없는 날개벽의 콘크리트 이음부라는 것이다. 포스코건설 관계자는 “날개벽 이음부에는 원래 미세한 빈틈이 있는데 이곳으로 물이 새나오는 것”이라며 “접착제를 붙이면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날개벽의 돌망태와 보 본체가 만나는 직각 부위도 내려앉지 않았다고 박 교수의 주장을 부인했다.
구미보는 다음달 15일 완공 예정인데, 지난 15일 맹형규 행정안전부 장관, 심명필 국토해양부 4대강살리기추진본부장, 김관용 경북지사 등이 참석한 가운데 ‘낙동강 새물결맞이 구미보 축제한마당’을 열어 주민들한테 보를 개방한 뒤 다음날 폐쇄해 전시행정이라는 비난을 샀다.
상주보에서도 이달 초부터 물을 채우던 중 14일부터 콘크리트 고정보의 경사면 여러 곳에서 물이 샜다. 누수는 높이 11m 가운데 아래서부터 8m 높이까지 일어났다. 국토해양부는 “고정보 콘크리트 구조물 시공 이음 부위에서 일부 물번짐 현상이 발견된 것으로, 방수공사를 하고 있다”며 “보의 구조적 안전성에는 문제없는 것으로 판단하지만 안전성 확인 차원에서 안전진단을 하겠다”고 밝혔다.
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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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주보와 제방, 강물이 샘처럼 흘러나와"
환경연합 "홍수때 붕괴 도미노 현상으로 이어질 수도"
경북 상주보 누수 현장을 답사한 대구환경운동연합이 25일 상주보는 물론, 주변 콘크리트 제방에서도 심각한 누수 사태가 발생하고 있다며 안전에 이상이 없다는 정부의 안이한 대응을 질타하고 나섰다.
대구환경운동연합은 성명을 통해 상주보의 현재 상황과 관련, "지난 10월 중순부터 시작된 상주보 담수로 길이 230미터 높이 11미터의 고정보의 거의 전 구간에서 보의 균열된 틈 사이로 강물이 새어나오고 있다"며 "누수를 막기 위해서 시공사에서는 균열된 틈 사이로 발포우레탄을 넣어 응급 방수 작업을 시도했지만, 한 곳을 막으면 다른 곳에서 누수가 되는 식으로 고정보 전 구간에서 심각한 누수현상을 보이고 있다"고 심각성을 전했다.
실제로 환경연합이 공개한 사진에 따르면, 보 외곽면이 시공사인 현대산업개발의 긴급 보강공사에도 불구하고 강물로 흠뻑 젖어 있었다.
환경연합은 "곧 한파가 몰아닥치면 강물이 얼 것이고, 고정보 안을 통과한 강물도 얼어붙어 더 심각한 균열을 가져와 보 자체의 붕괴로까지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보 붕괴를 우려했다.
▲ 상주보의 심각한 누수 현장. ⓒ환경운동연합 제공 |
환경연합은 보 뿐만 아니라, 보 옆의 콘크리트 제방에서도 더 심각한 누수현상이 발생중임을 전하기도 했다.
환경연합은 "고정보의 누수도 심각하지만 고정보 옆 콘크리트 제방(낙동강 우안)의 누수 현상은 더욱 심각해 누수된 강물이 샘처럼 흘러내리고 있고, 이 누수현상은 콘크리트 제방 거의 대부분에서 일어나고 있다"며 "이곳은 보구조물과 접면을 형성하는 곳으로 토목전문가들은 이러한 곳이 강물의 강한 수압에 특히 취약한 곳으로 지목한 바 있다. 그런데 이곳에 심각한 누수현상이 일어나고 있으니 그 상황은 더욱 심각해 보인다"고 우려했다.
환경연합은 "문제의 상주보는 지난 5월과 6월 두 차례에 걸쳐 좌안 제방이 붕괴되었던 곳으로 상주보는 이제 보 자체의 붕괴까지 우려되는 상황이 된 것"이라며 거듭 보 붕괴를 경고했다.
환경연합은 상주보뿐 아니라, 낙동강에 세워진 8개 보 전체의 안전에도 강한 의문을 제기했다.
환경연합은 "낙동강 8개의 초대형보 대부분 상주보와 같은 방식의 콘크리트 분할 타설(원자력발전소와 같이 일체형 타설이 아닌)로 보구조물이 축조되었다. 따라서 층층이 놓인 콘크리트의 틈 사이로 균열이 생긴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보이고, 이것은 다른 보에서도 비슷한 현상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그렇다면 앞으로 집중호우시 불어난 강물이 엄청난 에너지를 쏟아낼 때 자칫 붕괴 도미노 현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낙동강의 맨 윗쪽에 있는 상주보가 붕괴하면 나머지 7개의 보로 연쇄적으로 붕괴하면서 사상 초유의 대재앙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경고인 셈.
환경연합은 결론적으로 "이것은 4대강사업에 따른 재앙의 전조다. 흐르는 강물을 인위적으로 막아 그 위에 거대한 댐을 세울 때부터 재앙은 사실상 예견되었다. 그것도 단 2년 만에 이 거대한 토목공사를 졸속으로 밀어붙인 정부가 아닌가"라며 "정부는 상주보를 비롯한 4대강 초대형보에 대한 긴급 정밀 안전진단을 즉각 실시해야 할 것이고, 지금이라도 보 붕괴와 같은 더 큰 재앙이 닥치기 전에 이 위험한 4대강 초대형보를 즉각 철거해야 할 것"이라며 16개 보의 전면 철거를 주장했다.
김혜영 기자
토목전문가 "홍수때 상주보 붕괴할 수도"
MBC "발포 우레탄 주입해도 물 계속 스며나오고 있어"
4대강 16개 보 중 하나인 경북 상주보 누수 사태와 관련, 보의 안전성에는 문제가 없다는 정부 해명에도 불구하고 홍수때 상주보가 붕괴할 수도 있다는 전문가들의 경고가 잇따르고 있다.
MBC <뉴스데스크>는 24일 밤, "낙동강 8개 보 가운데 가장 상류에 위치한 상주보. 물이 새는 벽면에 발포 우레탄을 주입하고 있으나 수압을 견디지 못해 계속해서 물이 스며나온다"며 심각한 현지상황을 전했다.
MBC에 따르면, 물이 새는 곳은 수십 곳에 이르며, 200미터가 넘는 콘크리트 고정보 구간중 약 100미터에 걸쳐 균열에 의한 누수현상이 발견되고 있다. 누수가 집중된 층은 비교적 상단부인 높이 8미터 지점이며, 하단부가 더 센 수압을 받지만 물에 잠겨있어 균열 여부조차 확인이 쉽지 않은 상태다.
누수는 높이 11미터의 보를 한번에 1.5미터씩 7번에 걸쳐 완성하는 과정에서, 다섯 번째와 여섯번째 콘크리트 층 사이에 틈이 벌어졌기 때문에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시공사인 현대산업개발의 강성호 현장소장은 "우레탄 방수를 시행했는데, 원칙적으로는 사실 완벽하게 시공되면 물이 안 새어나오게 되어 있는데..."라며 부실공사를 사실상 시인했다.
이영재 경북대 토목공학과 교수는 이와 관련, "한번 큰 홍수가 쳤을 때는 그 수압의 에너지가 너무 세기 때문에 나중에 (상주보) 구조물을 붕괴시킬 수 있는 위험까지..."라며 내년 홍수때 상주보 붕괴 가능성을 경고했다.
김성만 녹색연합 활동가도 24일 한겨레 환경웹진에 올린 글을 통해 상주보 누수 원인과 관련, "상주보는 지난 1월에 영하 15도까지 내려가는 날씨에도 공사를 강행했다. 콘크리트는 적절한 온도에서 타설하고 굳히기를 해야만 강도를 유지할 수 있다"며 한겨울 타설을 원인으로 추정했다.
그는 더 나아가 "그럼 상주댐 만의 문제일까? 결코 아니다. 왜냐하면 모든 공사가 같은 시기에 시작되었고, 같은 시기에 마무리되어야 했기 때문"이라며 "댐들이 이제 물을 채우기 시작했고, 상주댐이 비교적 빨리 물을 채운 탓에 일찍 문제가 드러났을 것이다. 어떤 문제인지 남한강의 댐들은 아직도 물을 채우지 않고 있고, 낙동강의 하류쪽 댐들도 아직까지 비워둔 채로 있다"며 다른 보들의 안전성에도 강한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생각해 보겠다(재해대비는 항상 최악을 염두에 둬야 합니다). 상주댐을 비롯하여 낙동강 8개의 댐이 연쇄적으로 붕괴한다면, 8개의 댐이 담수하고 있는 6.7억m³의 물이 하구로 닥치게 된다"며 "더군다나 4대강 사업 마스터플랜에서도 지적하고 있듯이, 현재의 제방들은 대부분 투수율이 높은 모래를 많이 포함하고 있다고 한다. 이는 계획된 것보다 높은 압력을 받았을 때는 붕괴할 위험이 굉장히 높다는 걸 뜻한다. 많은 물이 닥치고, 그리고 제방까지 무너져 버린다면, 상상할 수 없는 재해가 일어날 것이다. 만약 최악의 시나리오 대로 참사가 일어난다면, '단군 이래' 최악의 참사가 될 것이 자명한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대구환경운동연합도 25일 논평을 통해 "낙동강 상주보에서 물이 새는 것은 4대강 사업에 따른 재앙의 전조"라며 "조만간 한파가 닥치면 보 안에 스며든 강물이 얼어붙어 더 심각한 균열이 발생해 보의 붕괴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했다.
환경연합은 "흐르는 강을 인위적으로 막아 그 위에 거대한 댐을 세울 때 재앙은 예견된 만큼 정부는 상주보를 비롯한 4대강 유역에 포함된 보에 대한 정밀 안전진단을 실시하고, 더 큰 재앙이 닥치기 전에 초대형보를 철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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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녕함안보도 누수, 낙동강 8개 보 중 3개 '위험'
환경단체 "겨울내내 얼었다 녹았다 하면서 보 붕괴할 것"
28일 환경운동연합과 경남도 낙동강특위 등에 따르면 경북 상주보, 구미보에 이어 경남 창녕함안보에서도 콘크리트로 조성된 고정보 벽면에서 물이 새는 누수현상이 발견됐다.
환경운동연합의 현장조사 결과 창녕함안보의 경우 수문을 열고 닫을 수 있는 가동보를 제외한 양 옆의 고정보에서 콘크리트 이음매 부분으로 물이 스며든 흔적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현재 물이 스며나오는 현상은 높이 10m인 창녕함안보 고정보의 윗 부분에서 3m 정도 아래까지 목격되고 있다.
창녕함안보는 지난달말 개방행사를 위해 관리수위 5m까지 물을 채우자, 상류의 농경지가 침수돼 보리 파종을 못하는 것은 물론, 가축 사료로 쓸 볏짚까지 젖는 침수피해가 발생한 지역이기도 하다.
이에 대해 한국수자원공사 4대강사업본부 경남1지구건설단은 28일 해명자료를 통해 "고정보 콘크리트 시공 이음부 일부 부위에서 물비침 현상이 발견됨에 따라 보수공사를 시행 중"이라며 "보의 구조적 안정성에는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창녕함안보는 지난달 29일 대대적인 보 개방행사를 갖고 일반에게 공개돼 있는 상태다. 현재 시공사인 GS건설은 지수제를 이용해 고정보 보수 작업을 하고 있으며, 이달 내로 작업을 끝낼 계획이다.
반면에 4대강사업저지 낙동강지키기 경남본부 측은 보도자료를 통해 "노동자들의 안전도 배려하지 않고 꽁꽁 얼어붙은 겨울에도 공사를 한다고 난리더니 결국 부실시공으로 함안보도 물이 새고 있다"며 "함안보를 뚫고 새어나온 물은 겨울 내내 보의 시멘트를 얼렸다 녹였다 하며 보를 부수어 버리고 말 것"이라고 경고했다. 경남본부는 "더 큰 재앙을 국민에게 안기기 전에 정부는 함안보를 철거하는 것이 최선의 대책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환경운동연합도 이날 성명을 통해 "4대강 사업의 핵심인 보에서 연일 충격적인 소식이 들리고 있다"며 상주부·구미보·창녕함안보의 잇딴 누수 소식을 거론한 뒤, "환경운동연합과 대한하천학회 등에서는 오로지 속도전에 올인한 4대강 사업에 대해 최소한 법적으로 제시된 공사 중지 기만만이라도 지켜줄 것을 여러 차례 촉구했지만 정권은 홍수기, 혹서기, 혹한기 등을 가리지 않고 365일 24시간 공사를 강행했다"며 이를 속도전의 산물로 규정했다.
환경연합은 "정권은 지금까지 발생한 누수와 균열은 ‘별일 아니다’, ‘해결 가능하다’는 식의 뻔한 답변만 하고 있다"며 "하지만 그리 간단한 문제로 보이지 않는다. 당장 물이 얼어 버리는 혹한기가 다가오고 있다. 물이 얼면 부피가 증가해 조금의 균열도 커질 수밖에 없으며, 거기에 담수로 물의 압력이 높아지면 부분 유실 및 붕괴까지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재앙을 경고했다.
환경연합은 "정권은 안전 진단을 말하고 있지만 야당 및 민간 진영 참여에 대해서는 언급을 안 하고 있다"며 "현재 벌어지는 사태는 감춘다고 감출 수 없기 때문에 야당과 민간 진영이 참여한 정밀 진단이 반드시 선행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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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애 의원 "구미보 균열에서 물 콸콸 쏟아져"
"모래주머니로 균열 막아놔. 기초부터 설계 결함"
대구경북녹색연합과 함께 27일 지반이 침하되면서 균열이 생긴 낙동강 구미보를 찾은 김진애 민주당 의원은 "(상주보보다) 구미보 더 큰 문제!"라며 심각한 현지상황을 전했다.
토목전문가인 김진애 의원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이같이 전한 뒤, "눈속임 개방후 보하류 바닥 세굴이 심해서 다시 공사하려 물을 빼자 보 균열(에서의) 누수는 물론 물 콸콸 쏟아집니다. 수문 닫지도 못하고..기초부터 설계결함"이라고 질타했다.
그는 몇시간 뒤 다시 올린 글을 통해서도 "언론사들이 달려와서 다시 구미보로 왔는데 현장사무소가 모래주머니로 콸콸 나오는 균열을 막아놨더군요.속 보여라!"라며 균열 숨기기에 급급하고 있는 시공사 포스코건설을 비꼬았다.
그는 또한 "'구미보, 볼 게 없지요?' 식당주인의 말씀! 볼거는커녕 흔들흔들 안전! '큰일이네요! 왜 저런 짓을해서 화를 키웁니꺼?'"라고 개탄했다.
박태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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