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주보와 제방, 강물이 샘처럼 흘러나와"
환경연합 "홍수때 붕괴 도미노 현상으로 이어질 수도"
경북 상주보 누수 현장을 답사한 대구환경운동연합이 25일 상주보는 물론, 주변 콘크리트 제방에서도 심각한 누수 사태가 발생하고 있다며 안전에 이상이 없다는 정부의 안이한 대응을 질타하고 나섰다.
대구환경운동연합은 성명을 통해 상주보의 현재 상황과 관련, "지난 10월 중순부터 시작된 상주보 담수로 길이 230미터 높이 11미터의 고정보의 거의 전 구간에서 보의 균열된 틈 사이로 강물이 새어나오고 있다"며 "누수를 막기 위해서 시공사에서는 균열된 틈 사이로 발포우레탄을 넣어 응급 방수 작업을 시도했지만, 한 곳을 막으면 다른 곳에서 누수가 되는 식으로 고정보 전 구간에서 심각한 누수현상을 보이고 있다"고 심각성을 전했다.
실제로 환경연합이 공개한 사진에 따르면, 보 외곽면이 시공사인 현대산업개발의 긴급 보강공사에도 불구하고 강물로 흠뻑 젖어 있었다.
환경연합은 "곧 한파가 몰아닥치면 강물이 얼 것이고, 고정보 안을 통과한 강물도 얼어붙어 더 심각한 균열을 가져와 보 자체의 붕괴로까지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보 붕괴를 우려했다.
▲ 상주보의 심각한 누수 현장. ⓒ환경운동연합 제공 |
환경연합은 보 뿐만 아니라, 보 옆의 콘크리트 제방에서도 더 심각한 누수현상이 발생중임을 전하기도 했다.
환경연합은 "고정보의 누수도 심각하지만 고정보 옆 콘크리트 제방(낙동강 우안)의 누수 현상은 더욱 심각해 누수된 강물이 샘처럼 흘러내리고 있고, 이 누수현상은 콘크리트 제방 거의 대부분에서 일어나고 있다"며 "이곳은 보구조물과 접면을 형성하는 곳으로 토목전문가들은 이러한 곳이 강물의 강한 수압에 특히 취약한 곳으로 지목한 바 있다. 그런데 이곳에 심각한 누수현상이 일어나고 있으니 그 상황은 더욱 심각해 보인다"고 우려했다.
환경연합은 "문제의 상주보는 지난 5월과 6월 두 차례에 걸쳐 좌안 제방이 붕괴되었던 곳으로 상주보는 이제 보 자체의 붕괴까지 우려되는 상황이 된 것"이라며 거듭 보 붕괴를 경고했다.
환경연합은 상주보뿐 아니라, 낙동강에 세워진 8개 보 전체의 안전에도 강한 의문을 제기했다.
환경연합은 "낙동강 8개의 초대형보 대부분 상주보와 같은 방식의 콘크리트 분할 타설(원자력발전소와 같이 일체형 타설이 아닌)로 보구조물이 축조되었다. 따라서 층층이 놓인 콘크리트의 틈 사이로 균열이 생긴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보이고, 이것은 다른 보에서도 비슷한 현상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그렇다면 앞으로 집중호우시 불어난 강물이 엄청난 에너지를 쏟아낼 때 자칫 붕괴 도미노 현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낙동강의 맨 윗쪽에 있는 상주보가 붕괴하면 나머지 7개의 보로 연쇄적으로 붕괴하면서 사상 초유의 대재앙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경고인 셈.
환경연합은 결론적으로 "이것은 4대강사업에 따른 재앙의 전조다. 흐르는 강물을 인위적으로 막아 그 위에 거대한 댐을 세울 때부터 재앙은 사실상 예견되었다. 그것도 단 2년 만에 이 거대한 토목공사를 졸속으로 밀어붙인 정부가 아닌가"라며 "정부는 상주보를 비롯한 4대강 초대형보에 대한 긴급 정밀 안전진단을 즉각 실시해야 할 것이고, 지금이라도 보 붕괴와 같은 더 큰 재앙이 닥치기 전에 이 위험한 4대강 초대형보를 즉각 철거해야 할 것"이라며 16개 보의 전면 철거를 주장했다.
김혜영 기자
토목전문가 "홍수때 상주보 붕괴할 수도"
MBC "발포 우레탄 주입해도 물 계속 스며나오고 있어"
4대강 16개 보 중 하나인 경북 상주보 누수 사태와 관련, 보의 안전성에는 문제가 없다는 정부 해명에도 불구하고 홍수때 상주보가 붕괴할 수도 있다는 전문가들의 경고가 잇따르고 있다.
MBC <뉴스데스크>는 24일 밤, "낙동강 8개 보 가운데 가장 상류에 위치한 상주보. 물이 새는 벽면에 발포 우레탄을 주입하고 있으나 수압을 견디지 못해 계속해서 물이 스며나온다"며 심각한 현지상황을 전했다.
MBC에 따르면, 물이 새는 곳은 수십 곳에 이르며, 200미터가 넘는 콘크리트 고정보 구간중 약 100미터에 걸쳐 균열에 의한 누수현상이 발견되고 있다. 누수가 집중된 층은 비교적 상단부인 높이 8미터 지점이며, 하단부가 더 센 수압을 받지만 물에 잠겨있어 균열 여부조차 확인이 쉽지 않은 상태다.
누수는 높이 11미터의 보를 한번에 1.5미터씩 7번에 걸쳐 완성하는 과정에서, 다섯 번째와 여섯번째 콘크리트 층 사이에 틈이 벌어졌기 때문에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시공사인 현대산업개발의 강성호 현장소장은 "우레탄 방수를 시행했는데, 원칙적으로는 사실 완벽하게 시공되면 물이 안 새어나오게 되어 있는데..."라며 부실공사를 사실상 시인했다.
이영재 경북대 토목공학과 교수는 이와 관련, "한번 큰 홍수가 쳤을 때는 그 수압의 에너지가 너무 세기 때문에 나중에 (상주보) 구조물을 붕괴시킬 수 있는 위험까지..."라며 내년 홍수때 상주보 붕괴 가능성을 경고했다.
김성만 녹색연합 활동가도 24일 한겨레 환경웹진에 올린 글을 통해 상주보 누수 원인과 관련, "상주보는 지난 1월에 영하 15도까지 내려가는 날씨에도 공사를 강행했다. 콘크리트는 적절한 온도에서 타설하고 굳히기를 해야만 강도를 유지할 수 있다"며 한겨울 타설을 원인으로 추정했다.
그는 더 나아가 "그럼 상주댐 만의 문제일까? 결코 아니다. 왜냐하면 모든 공사가 같은 시기에 시작되었고, 같은 시기에 마무리되어야 했기 때문"이라며 "댐들이 이제 물을 채우기 시작했고, 상주댐이 비교적 빨리 물을 채운 탓에 일찍 문제가 드러났을 것이다. 어떤 문제인지 남한강의 댐들은 아직도 물을 채우지 않고 있고, 낙동강의 하류쪽 댐들도 아직까지 비워둔 채로 있다"며 다른 보들의 안전성에도 강한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생각해 보겠다(재해대비는 항상 최악을 염두에 둬야 합니다). 상주댐을 비롯하여 낙동강 8개의 댐이 연쇄적으로 붕괴한다면, 8개의 댐이 담수하고 있는 6.7억m³의 물이 하구로 닥치게 된다"며 "더군다나 4대강 사업 마스터플랜에서도 지적하고 있듯이, 현재의 제방들은 대부분 투수율이 높은 모래를 많이 포함하고 있다고 한다. 이는 계획된 것보다 높은 압력을 받았을 때는 붕괴할 위험이 굉장히 높다는 걸 뜻한다. 많은 물이 닥치고, 그리고 제방까지 무너져 버린다면, 상상할 수 없는 재해가 일어날 것이다. 만약 최악의 시나리오 대로 참사가 일어난다면, '단군 이래' 최악의 참사가 될 것이 자명한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대구환경운동연합도 25일 논평을 통해 "낙동강 상주보에서 물이 새는 것은 4대강 사업에 따른 재앙의 전조"라며 "조만간 한파가 닥치면 보 안에 스며든 강물이 얼어붙어 더 심각한 균열이 발생해 보의 붕괴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했다.
환경연합은 "흐르는 강을 인위적으로 막아 그 위에 거대한 댐을 세울 때 재앙은 예견된 만큼 정부는 상주보를 비롯한 4대강 유역에 포함된 보에 대한 정밀 안전진단을 실시하고, 더 큰 재앙이 닥치기 전에 초대형보를 철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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