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인 사찰 관련

“이영호가 보고하자, MB ‘바로 이거야’ 칭찬”

道雨 2012. 4. 3. 11:27

 

 

 

[MB정부 전방위 사찰] 팟캐스트 ‘이털남’서 폭로
장진수 “이영호가 고위 공무원 평가 MB에 직보했다 들어”
“진경락이 ‘이영호는 직보하는 분’이라 말했다”

민간인 불법사찰의 몸통을 자처한 이영호 전 청와대 고용노사비서관이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 업무 보고서를 이명박 대통령에게 직접 보고했다는 증언이 장진수 전 주무관을 통해 나왔다. 이는 그동안 청와대가 부인해왔던 공직윤리지원관실-이영호 전 비서관-이 대통령으로 이어지는 비선 보고라인의 존재를 뒷받침하는 내용이다.

장 전 주무관은 2일 공개된 인터넷 팟캐스트 <이슈 털어주는 남자>에서 “공직윤리지원관실에서 고위 공무원 인사 평가 자료와 순위표를 작성해 고용노사비서관실에 갖다 주면 (이 전 비서관이) 그것을 직보했다고 진경락 전 공직윤리지원관실 기획총괄과장으로부터 들었다”며 “민정수석실에는 스크린 자료만 줬는데 고용노사비서관실에는 (개인별 종합점수를 매긴) 순위표를 첨부해 전달했다”고 밝혔다. 또 그는 “2009년 7월 순위표가 포함된 자료를 이 전 비서관이 보고하고 나서 이 대통령이 ‘바로 이거야’라고 말하며 칭찬했다고 들었다”며 “2010년 5월에는 직보용으로 따로 작성된 보고서를 직접 봤다”고 말했다.

장 전 주무관의 말대로라면, 이명박 대통령은 고위 공무원 인사와 관련된 보고를 소관부서인 청와대 민정수석실 대신 실제 업무와 관련이 없는 고용노사비서관실에서 받은 격이 된다. 장 전 주무관은 진경락 전 과장이 자신에게 ‘이영호 비서관은 직보하는 분’, ‘민정수석실과는 파워게임에서 상대가 안 되기 때문에 우리는 고용노사비서관실과 업무한다’고 말했다고 밝히며, 진 전 과장이 자신에게 ‘이 전 비서관과 이 대통령은 구체적인 얘기를 안 해도 서로 대화가 통하고 알아듣는 사이이기 때문에 굉장히 밀접하다’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이 대통령이 이 전 비서관과 영포라인으로 구성된 공직윤리지원관실을 신뢰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를 바탕으로 민간인 불법사찰과 증거인멸에 관련된 보고가 이영호 전 비서관을 통해 이 대통령에게 직접 보고됐을 것이라는 주장도 설득력을 갖게 된다. 공직윤리지원관실의 문서가 직보용과 민정수석실 보고용으로 나뉘어 작성됐다는 <한겨레>의 보도(3월28일치 1면)에 대해 청와대는 “청와대 안에는 ‘직보 보고서’라는 용어 자체가 없다”고 주장했고, 민간인 불법사찰 의혹을 받고 있는 공직윤리지원관실의 문서에 대해서도 “합법적인 범위 안에서 청와대 민정수석실에서 이 대통령한테 보고할 수도 있는 것”이라고 해명해왔다.

박태우 기자 eh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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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향춘 서울대병원 노동조합 사무국장이 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 느티나무홀에서 열린 민간인 불법사찰 피해자 기자회견에서 “노동조합에서 광우병 사태 때 이명박 대통령을 소재로 벽보를 그렸더니 병원 쪽에서 철거해달라고 바로 요청해왔다”며 불법사찰에 대한 진상 규명을 촉구하고 있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촛불대책 ‘보이지 않는 손’]

 

지원관실 영포라인 배치뒤, 유모차 부대 소환되고, 진보단체 보조금 끊겨
사이버 모욕죄도 추진, 전화·이메일 감청 30% ↑ 

 

2008년 5월 촛불집회 당시 성난 시민들의 촛불에 포위당했던 청와대가 선택한 길은 ‘소통 강화’가 아닌 불법사찰을 통한 ‘신 공안정국’ 조성이었다. 정권과 각을 세웠던 많은 인사들이 집요한 뒷조사를 당했고, 집회에 참여했던 많은 시민들이 처벌당하고 진보단체들의 정부 보조금이 끊기는 아픔을 겪었다. 국가 기관에 의한 통신 감청이 급증하고, 집회의 자유 등 시민적 기본권이 부정되는 등 민주주의가 질식된 시간들이었다.

이번에 공개된 국무총리실의 사찰 자료를 보면 촛불집회 이후 이어진 일련의 조처들의 배후에 공직윤리지원관실의 ‘보이지 않는 움직임’이 있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청와대는 촛불집회 직후인 2008년 7월 국정 장악력을 높이기 위해 공직윤리지원관실을 신설하고, 부서를 담당하는 라인에 이영호 전 청와대 비서관, 이인규 지원관 등 ‘영포 라인’을 배치한다.

청와대는 공직윤리지원관실이 새로 출범한 직후 ‘촛불집회 검거 수범 사례 보고’, ‘문제단체 현황’, ‘인터넷 VIP 비방글’, ‘불법시위 근절대책 건의’ 등과 관련한 보고서를 만들어 제출할 것을 ‘하명’한다. 이후 보고된 자료의 내용은 구체적으로 알 수 없지만, 실제로 추진된 정책들을 살펴보면 보고 내용을 추측할 수 있다. 경찰은 집회에 참가했던 ‘유모차 엄마’들에게까지 소환장을 남발하고, 현장 채증 사진을 주민등록증 사진과 집요하게 대조해가며 시민 잡도리에 나선다. 집회 관리를 위해 예전의 백골단을 떠올리게 하는 ‘경찰관 기동대’도 만들었다. 한동안 4대문 안의 모든 집회를 금지해 위헌 논란을 불러오기도 했다.

또 정부는 인터넷 비판 의견을 잠재우려고 각종 ‘괴담설’을 퍼뜨리고, 인터넷 글에 대한 감시와 처벌을 강화하는 ‘사이버 모욕죄’ 등을 만들 움직임도 보인다. 불법사찰 사건이 처음 불거진 계기가 된 김종익 케이비(KB)한마음 사장 사건도 그가 인터넷 포털 다음에 올린 촛불집회 관련 동영상이 지원관실의 이목을 끌었기 때문이다. 시민들에 대한 감시도 강화돼 2009년 검찰·경찰·국가정보원 등 국가 기관에 의한 시민들의 전화·이메일 감청이 전년에 견줘 30%나 폭증했다.

공직윤리지원관실은 정권에 필요하다고 여겨지는 정책을 자체적으로 파악해 건의하기도 했다. 지원관실의 점검 1팀원 최영호 경위는 2009년 2월24일 ‘자체 제도 개선’ 사항 가운데 하나로 행정안전부에서 지원하는 ‘비영리민간단체 보조금을 보수단체에 지원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 보고한다. 이후 경찰청은 같은 해 5월 촛불집회에 참여했던 1800여개 단체를 모두 폭력단체로 지정해 지원 대상에서 탈락시켰고, 행정안전부는 한글문화연대의 ‘한글 무늬옷 개발 및 보급 사업’ 등을 배제하고, 국민행동본부, 뉴라이트전국연합 등 우파 단체들의 ‘헌법 수호 및 선진 시민정신 함양 운동’ 등의 사업을 대거 선정했다. 돈을 받은 국민행동본부는 2009년 6월 서울 덕수궁 대한문 앞에 설치돼 있던 노무현 전 대통령의 시민분향소를 임의로 철거하는 등 이후 정권을 보위하기 위한 행동대로 나서게 된다.

2009년으로 넘어가며 이들의 활동은 용산참사나 4대강 사업 등으로 확장된다. “용산사태 확산에 대응하기 위해 군포 연쇄살인 사건을 적극 홍보하라”는 청와대 행정관의 ‘홍보 지침’을 폭로한 김유정 민주당 의원을 사찰하거나, “댐을 만들면 수질이 되게 악화”된다는 정보를 <조선일보> 기자에게 제공한 환경부 내 정보 유출자를 ‘색출’하는 일에까지 나선다. 이들의 사찰 범위에는 전직 농림부 장관으로 이명박 정부의 쇠고기 수입 협상을 강하게 비판했던 김성훈 장관뿐 아니라 이명박 정부의 잘못된 뉴타운, 재개발 정책을 비판하던 보수 쪽의 서경석 선진화시민행동 상임대표까지 포함돼 있는 등 좌우 구분도 없었다.

길윤형 기자 charis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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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이 어제 이명박 정권의 ‘민간인 불법사찰’과 관련해 정리된 최종 입장을 내놨다.

 

이상일 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이 발표한 내용을 요약하면, 이명박 정부는 국민에게 사과하고, 권재진 법무장관은 퇴진하고, 노무현·이명박 정권에서 이뤄진 민간인 사찰에 대해 특검을 실시하자는 것이다. 한마디로 이명박 정권의 불법사찰에 대한 진상규명보다는 노 정권을 끌어들이는 ‘이전투구’를 통해 책임회피를 꾀하려는 교묘한 술수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이 사건에 대한 새누리당의 관심은 코앞에 다가온 선거에서 어떻게 하면 부정적 파장을 조금이라도 줄일 수 있느냐는 ‘정치공학’에만 온통 쏠려 있는 듯하다. 민간인 사찰을 증빙하는 문서가 폭로된 이후 시시각각으로 현란하게 변해온 당의 입장이 그것을 잘 보여준다.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은 사찰 문건이 처음 폭로된 지난달 30일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그 일을 저지른 사람이 누구든 상관없이 철저히 수사해 책임 있는 사람을 엄벌해야 한다”는 원론적인 말만 했다.

이런 태도는 다음날 돌변한다. 새누리당은 박 위원장이 직접 주재한 선거대책회의에서 “민간인 사찰 문제는 인권을 유린하고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범죄행위”라고 목청을 높이고, 권 법무장관의 퇴진과 특검을 요구했다. 민간인 사찰에 분노하는 민심을 고려한 수위 조절이었다.

그러나 이날 오후 청와대가 문건의 80%가 노무현 정권 때 작성된 것이라고 역공을 펴자 이번엔 ‘박 위원장도 사찰 피해자’ ‘노무현 정권도 마찬가지’라는 물타기·이전투구 작전으로 돌아섰다. 선거 유불리에 대한 고려 외에는 설명할 길이 없는 극적인 입장 선회다.

 

하지만 새누리당의 이전투구 전략은 핵심을 잘못 짚은 것이다.

누가 민간인을 불법사찰했고, 이로 인해 얼마나 많은 사람이 인권을 유린당했는가 하는 문제는 선거 이전에 ‘민주주의와 인권’의 관점에서 풀어야 할 본질적 사안이다.

더구나 새누리당이 ‘물귀신’ 작전을 펴면서 같이 특검 대상에 넣자고 하는 노 정권 때의 문건은 질이 전혀 다르다. 청와대와 새누리당은 현대자동차 전주공장, 화물연대, 전국공무원노조 동향 파악 문건을 민간인 사찰인 양 말하지만, 문건을 살펴보면 경찰이 정보보고 차원에서 합법적으로 작성한 것임을 쉽게 알 수 있다.

새누리당은 이런 사실을 간단히 확인할 수 있으면서도 ‘그렇게 자신 있으면 특검을 받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공세를 펴고 있다. 이는 스스로 특검의 목적이 진실규명이 아니라 이전투구에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 2012. 4. 3  한겨레 사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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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분석]

4·11 총선의 최대 쟁점으로 떠오른 민간인 불법사찰 사건에 대해 이명박 대통령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이 대통령은 2일 오전 청와대에서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했고, 김용 세계은행 총재 후보자를 접견했다. 이 대통령은 “북한의 로켓 발사와 관련해 서해 꽃게잡이 어선이 걱정된다”고 했고, 김용 후보자한테는 “앞으로 잘할 것”이라는 덕담을 건넸다고 박정하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지난 29일 밤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이 광범위한 민간인 사찰을 벌였다는 자료가 폭로됐음에도, 나흘째 이 사안엔 침묵하고 있는 것이다.

 지원관실 자료가 폭로된 뒤, 청와대 관계자들은 일순 공황상태에 빠졌다. 정권이 이대로 침몰할지 모른다는 공포감도 감지됐다. 그런데 이틀 뒤인 31일 최금락 청와대 홍보수석이 춘추관으로 내려왔다. 반성과 다짐이 있을 것이라는 예상을 뒤집었다. “지원관실 자료 2600건 가운데 2200건, 80%는 참여정부에서 작성됐다”고 했다. 맞는 지적이다. 야당이 2600건 전체가 지원관실 자료라고 어설프게 몰아붙였던 대목에 대한 역공이다. 그리고 다음날엔 한 걸음 나아가 “참여정부 시절 총리실 조사심의관실(지원관실의 전신)에서도 김영환 민주당 의원 등 정치인과 민간인을 사찰했다”고 주장했다.

 2일 청와대 관계자들 말을 들어보면, 이번 역공이 성공적이었다고 자평한다. 정치공학적 측면에서 맞을 수 있다. 이명박 정부의 사찰 의혹은 “검찰 수사를 지켜보자”면서 화살을 피했고, 야당에 대해선 ‘너나 나나 똑같은 놈이다’라고 해 물타기에 성공했다고 평가할 수도 있다. ‘지원관실 2200건’은 경찰청의 단순 감찰 자료였다는 점에서 현 정권의 민간인 사찰과 같은 차원에서 비교할 수 없지만, 총선에서 그렇게 깊게 들여다보지 않는 유권자도 있을 것이다.

 이 대통령은 침묵하면서 장막 뒤로 물러나 있고, 홍보수석을 ‘참여정부 저격수’로 앞세웠다. 여야가 모두 “검찰의 철저한 수사를 지시하라”고 요구했지만, 이 대통령은 최소한의 언급도 없다. 무슨 문제가 생기면 참여정부 탓으로 돌리는 건 지난 4년 동안 무수히 반복해온 것이라 새삼스럽지도 않다.

 문제는 이 대통령과 참모진이 이번 사건의 성격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국가권력이 정치 목적을 달성하려 권력기관을 이용해 민간인들의 뒤를 캤다는 건, 민주주의 근본을 훼손하는 행위다. 뒷돈을 주고받는 부패 사건과 차원이 다르다. 대통령은 정치적 이해득실을 떠나 모든 것을 걸고 진실 규명에 주력해야 한다. 이미 권력을 잃은 참여정부 의혹을 강조할 게 아니라 내 잘못을 먼저 찾아보고 반성해야 한다. 그런데 청와대에선 사찰 자체에 대한 분노나 반성은 찾아볼 수 없고, 정치적 계산만 난무한다.

 여야나 좌우 대립이 아무리 험악해도 정치는 민주주의적 가치라는 토대 위에서 성립한다. 이 대통령이 과연 민주주의자인지 의문이 깊어진다.

안창현 기자 blu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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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B에 영포라인 형사사건 청탁 정황 문건
이력서 형식 파일도 2건…취업 알선 의혹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이 경북 영일·포항 출신 인사(영포라인)들의 형사사건을 청탁하거나 취업 알선에 나섰다는 정황이 2일 드러났다. 권력기관이 민간인 불법사찰과 증거인멸에 나선 것뿐 아니라, 특정 지역 인맥의 ‘해결사’ 노릇까지 담당한 셈이다.

공직윤리지원관실 김기현 경정의 외장메모리장치(USB)에 저장된 기록을 살펴보면, ‘방○○’라는 제목의 파일이 저장돼 있다. 파일은 폭행사건 피해자인 사업가 방아무개(50)씨가 경찰의 사건 처리 방식에 불만을 품고 낸 진정서 형식을 띠고 있다. 이 진정서에는 “(피해자가) 6주 진단서를 제출해 (가해자를) 구속 수사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서면 조사만 했고, 원고의 진술을 받아들이지 않고 피해자에게 불리한 진술을 만들어 가고 있다”고 적혀 있다. 또 “가해자 쪽 경찰관이 가해자에게 코치하여 사건에 개입하고 있다”며 “사건에 개입한 공무원을 파면해야 하고 공무원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진정서를 낸 방씨는 이른바 ‘영포라인’으로, 이명박 대통령 모교인 포항 동지상고 29회 졸업생이다. 공직윤리지원관실이 ‘영포라인’을 관리하기 위해 만든 것으로 추정되는 연락처 파일(<한겨레> 4월2일치 1면)에도 그의 이름이 올라 있다. 방씨는 또 여러 경로로 이 대통령과 연이 닿아 있는 인물로 보인다.

그는 2008년에는 ‘이명박 대통령 감사장’, 2006년에는 ‘이명박 서울특별시장 공로패’ 등을 받았다. 결국 ‘출생지·학연’ 등 이 대통령과 연이 있는 인물에 대해 지원관실이 사건 청탁까지 들어준 것 아니냐는 추정이 가능한 대목이다.

김기현 경정의 외장메모리장치 안에는 지원관실이 ‘영포라인’의 인사 청탁까지 나선 것으로 볼 만한 문건도 들어 있다. 저장된 파일 2800여개 가운데 인사 지원을 위한 ‘이력서’ 또는 ‘자기소개서’ 형식을 띤 파일은 ‘유○○ 이력서’, ‘박○○ 이력서’ 단 2개뿐인데, 두 사람 모두 동지상고 또는 영일 출신인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유씨의 이력서에는 붉은색 글씨로 “금융감독원 입사지원서 접수번호는 ‘703○○20○○’입니다”라고 적혀 있었다. 실제 유씨는 금융감독원 아이티(IT) 4급 경력직 채용에 응시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유씨는 “오래된 일이라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당시 상황을 확인해봐야 알겠다”고 말했다.

노현웅 박태우 기자 golok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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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티엔>(YTN) 노조 조합원들이 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로 정부종합청사 후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의 방송사 사찰 문건 내용을 내용을 보도한 일간신문 스크랩 확대본을 들어 보이며 총리실의 진상 규명과 배석규 사장의 퇴진을 촉구하고 있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참여정부 사찰’ 동조 박근혜 비난

박근혜 새누리당 중앙선대위원장이 ‘사찰 문건 80%는 노무현 정부 것’이라는 청와대 주장에 발맞추고 나선 데 대해, 민주통합당은 2일 맹렬히 비판하고 나섰다. 특히 과거 사찰이 횡행했던 유신시대의 장본인인 박정희 대통령의 딸이 바로 박근혜 위원장이라는 데 초점을 맞췄다.

박지원 민주당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선대위 회의에서 “박정희 유신독재 때부터 지금까지 사찰정신이 아들·딸들에게 잘도 전수되고 있다”며 박근혜 위원장을 겨눴다. 박 최고위원은 “있을 수 없다. ‘부전자녀전’이다”라며 “어떻게 뻔뻔하게 80% 이상이 노무현 정권 때 이뤄진 것이라고 하느냐”고 비판하고, “(사찰 문건에 적힌) 비에이치(BH·청와대) 하명이 ‘봉하하명’인가. 왜 노무현 정부 때 이뤄진 일을 청와대에서 변호사 비용을 대주고, 청와대에서 대포폰을 사주느냐”라고 꼬집었다.

한명숙 민주당 대표는 이날 인천 지역 지원 유세에서 “이명박 정부 4년은 참으로 공포정치였다. 박정희 군사독재정권 당시 중앙정보부의 망령이 대한민국을 떠돌고 있다”며 “항상 뒷조사 당하고 미행당하고 도청당할 수 있는 세상에 여러분이 살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계신가”라고 말했다. 한 대표는 “국민을 사찰하는 나라는 전 세계 민주주의 국가 중 대한민국밖에 없다”며 “정말 야만적이고 야비하고 치졸한 정권”이라고 비난했다. 한 대표는 “4·11 총선은 하늘이 준, 우리나라에 민주주의를 되살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며 “이명박 정부에서 박근혜로 이어지는 과거 세력이 아니라 새로운 시대를 열 미래 세대인 야권단일후보를 선택해 달라”고 호소했다.

민주당은 청와대와 총리실, 검찰이 동시에 대대적 역공을 편 데 대해 ‘관권선거’라며 중단을 요구했다. 박선숙 사무총장은 최금락 청와대 홍보수석의 ‘참여정부 사찰 주장’에 대해, “청와대 홍보수석이 새누리당 대변인인가, 박근혜 위원장의 대변인인가”라며 “물타기로 진실이 가려지지는 않는다”고 비판했다.

김외현 기자 osca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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