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정부 전방위 사찰] 팟캐스트 ‘이털남’서 폭로
장진수 “이영호가 고위 공무원 평가 MB에 직보했다 들어”
“진경락이 ‘이영호는 직보하는 분’이라 말했다”
민간인 불법사찰의 몸통을 자처한 이영호 전 청와대 고용노사비서관이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 업무 보고서를 이명박 대통령에게 직접 보고했다는 증언이 장진수 전 주무관을 통해 나왔다. 이는 그동안 청와대가 부인해왔던 공직윤리지원관실-이영호 전 비서관-이 대통령으로 이어지는 비선 보고라인의 존재를 뒷받침하는 내용이다.
장 전 주무관은 2일 공개된 인터넷 팟캐스트 <이슈 털어주는 남자>에서 “공직윤리지원관실에서 고위 공무원 인사 평가 자료와 순위표를 작성해 고용노사비서관실에 갖다 주면 (이 전 비서관이) 그것을 직보했다고 진경락 전 공직윤리지원관실 기획총괄과장으로부터 들었다”며 “민정수석실에는 스크린 자료만 줬는데 고용노사비서관실에는 (개인별 종합점수를 매긴) 순위표를 첨부해 전달했다”고 밝혔다. 또 그는 “2009년 7월 순위표가 포함된 자료를 이 전 비서관이 보고하고 나서 이 대통령이 ‘바로 이거야’라고 말하며 칭찬했다고 들었다”며 “2010년 5월에는 직보용으로 따로 작성된 보고서를 직접 봤다”고 말했다.
장 전 주무관의 말대로라면, 이명박 대통령은 고위 공무원 인사와 관련된 보고를 소관부서인 청와대 민정수석실 대신 실제 업무와 관련이 없는 고용노사비서관실에서 받은 격이 된다. 장 전 주무관은 진경락 전 과장이 자신에게 ‘이영호 비서관은 직보하는 분’, ‘민정수석실과는 파워게임에서 상대가 안 되기 때문에 우리는 고용노사비서관실과 업무한다’고 말했다고 밝히며, 진 전 과장이 자신에게 ‘이 전 비서관과 이 대통령은 구체적인 얘기를 안 해도 서로 대화가 통하고 알아듣는 사이이기 때문에 굉장히 밀접하다’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이 대통령이 이 전 비서관과 영포라인으로 구성된 공직윤리지원관실을 신뢰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를 바탕으로 민간인 불법사찰과 증거인멸에 관련된 보고가 이영호 전 비서관을 통해 이 대통령에게 직접 보고됐을 것이라는 주장도 설득력을 갖게 된다. 공직윤리지원관실의 문서가 직보용과 민정수석실 보고용으로 나뉘어 작성됐다는 <한겨레>의 보도(3월28일치 1면)에 대해 청와대는 “청와대 안에는 ‘직보 보고서’라는 용어 자체가 없다”고 주장했고, 민간인 불법사찰 의혹을 받고 있는 공직윤리지원관실의 문서에 대해서도 “합법적인 범위 안에서 청와대 민정수석실에서 이 대통령한테 보고할 수도 있는 것”이라고 해명해왔다.
박태우 기자 ehot@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