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관련

"MB에게 4대강사업은 하나님 위"

道雨 2013. 4. 22. 17:30

 

 

 

        "MB에게 4대강사업은 하나님 위"

MB "4대강 보에 크레인 달면 4대강은 대운하 된다"

 

 

<조선일보>가 22일 뒤늦게 이명박 전 대통령의 4대강사업이 대운하를 염두에 둔 사업이었음을 폭로하며 4대강사업을 질타하고 나섰다. 4대강사업에 비판적인 박근혜 정부 출범후 <조선일보>의 4대강사업 논조가 180도 바뀐 양상이다.

환경 분야를 10년째 담당하고 있다는 박모 <조선일보> 기자는 22일 4대강사업 관련 기사를 통해 환경단체뿐 아니라 기독교·천주교·불교 등 종교계내 일부 단체들까지 나서 4대강 사업 반대 운동의 수위를 높여가던 2010년 봄때 취재 경험을 공개했다.

박 기자에 따르면,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MB는 이런 사태를 어떻게 바라볼까 하는 호기심이 발동, MB 측근 인사에게 “종교계 반발이 곤혹스럽겠다. MB 심경이 좀 바뀔 여지가 있을까?” 물었더니, 예상과 달리 단호한 답변이 돌아왔다.

“천만에! 어림도 없다. MB에게 4대강 사업은 하나님 위에 있거든!”

박 기자는 "당시 MB 측근들 사이에선 ‘하나님 위에 4대강’이란 말이 공공연하게 회자되고 있었다더군요. 이런 신성(神聖) 모독적 발언이 왜 돌았는지는 더 묻지 않았습니다. 3년 넘게 주일예배 주차 안내 봉사를 하고 장로가 된 MB가 그런 말을 했을리 없다는 생각 때문이었지요"라며 "그러나 MB가 ‘4대강 사업은 불가침’이란 메시지로 측근들을 압도한 것만은 분명해 보입니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MB 정부 5년간 4대강 사업을 취재하면서 풀리지 않던 의문이 하나 있었습니다. ‘4대강 사업은 대운하의 전(前) 단계인가, 아닌가’라는 것"이라며 "그러나 올 1월 4일 MB는 4대강 사업을 추진한 인사들을 청와대로 불러 식사를 같이 한 자리에서 ‘속마음’을 드러냈다"고 밝혔다.

박 기자에 따르면, MB는 “4대강에 설치된 보 바깥 쪽(하천변)으로 (선박이 머물 수 있는) 계류장을 설치하고 (배를 들었다 내렸다하는) 크레인을 달면 4대강은 대운하가 될 수 있다. (박근혜 정부 때는 아니더라도) 4대강 사업은 (박근혜 정부) 그 다음 정부 때는 (대운하로) 마무리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박 기자는 "이 말을 들으니 묵은 의문이 풀리는 시원함과 허탈감, 뭔지 모를 배신감이 들었다"며 "대운하 반대 여론에 밀려 ‘준설 2m 이하, 1~2m 높이의 소형 보 4개’라던 당초 계획(2008년 12월 총리실 발표)을 불과 6개월 후 ‘수심 6m에 10m 안팎의 대형 보 16개’(2009년 6월 4대강 살리기 마스터플랜)로 돌변시켰던 과거 MB 정부의 ‘속내’가 그제서야 훤하게 드러났기 때문"이라며 MB에 대한 배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박근혜 정부가 철저한 4대강사업 조사 방침을 밝히고 있는 것을 거론한 뒤, "과연 4대강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요? 어느 시나리오가 현실화할 지 가늠하기 매우 어렵다"며 "다만 어느 쪽으로 귀결되든 각각 조(兆) 단위의 비용이 들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단언했다.

기사를 접한 MB정권때 일관되게 4대강사업에 반대해온 이준구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블로그를 통해 보도내용을 요약한 뒤, "이제 주위 사람들이 왜 그 말도 안 되는 4대강사업을 하려드는 MB를 말리지 못했는지가 거의 분명해진 셈"이라며 "그 기사를 쓴 기자는 이 발언을 전해 듣고 묵은 의문이 풀리는 시원함과 허탈감, 뭔지 모를 배신감이 들었다고 하더군요"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4대강사업의 속내가 무엇이었는지도 얼마 있지 않아 낱낱이 밝혀지리라고 믿습니다. 이 태양 아래 영원한 비밀이라는 건 없는 법이니까요"라며 "늘 말하지만 보수언론이 이제 와서야 4대강사업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나서는 게 정말로 아쉬운 일입니다. 그때 우리에게 힘을 보태 문제점을 적극적으로 지적했다면 그 불행한 사업을 미리 막을 수 있었을 텐데요"라고 유감을 나타냈다.

 

심언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