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관련

세월호 그날 청와대의 ‘큰일’은 국민생명 아닌 VIP 심기

道雨 2014. 7. 4. 11:08

 

 

 

 

세월호 그날 청와대의 ‘큰일’은 국민생명 아닌 VIP 심기
사고 8시간 지나도록 배 안에 학생 갇혀 있다는 사실 몰랐던 박근혜
육근성 | 2014-07-03 16:28:10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세월호 사고 당일 해경과 청와대가 핫라인을 통해 주고받은 전화 통화 녹취록(416~17)이 공개됐다. 그동안 야당의 녹취록 공개 요구를 묵살하며 버티던 해경이 국정조사특위의 해경 기관조사 몇 시간 앞두고 제출한 것이다.


구조 370명 아닌 166청와대는 대통령까지 보고됐으니 큰일

 

너무 황당해 치가 떨릴 정도다. 무능하고 무책임한 정부일 줄 짐작은 하고 있었지만 이정도 일 줄은 정말 몰랐다. ‘단원고 학생 전원구조오보의 발원지가 다름 아닌 해경이었고, 청와대는 해경의 보고만 믿고 손을 놓고 있었다.

녹취록에 의하면 해경이 청와대에 현재까지 확인된 생존자는 370이라고 보고한 시각은 사고 접수 4시간이 지난 오후 14. 15분 뒤 생존자에 대한 2차 보고가 이뤄진다. 해경은 소방본부가 (생존자 수를) 354명이라고 해서 확인 중이라고 보고했다.

 

오후 141분 세 번째 보고가 접수된다. “(생존자수가) 늘어날 수도 줄어들 수도 있다고 보고하자 청와대는 이 보고를 생존자가 추가될 수 있다고 이해한 모양이다. 실종 혹은 사망자 수가 100명을 넘지 않을 수 있다고 판단한 청와대는 느긋한 반응까지 보였다.

청와대가 안도할 그 시각 해경 상황실에서는 야단법석이 난 상태였다. 190명이 추가 구조됐다는 게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된 것이다. 전남도청과 목포해경 상황실은 추가 구조(190)은 없고 파악된 구조 인원은 169명밖에 없다” “진도군청에 확인해보니 그런 거(추가 구조)는 근거없는 얘기라는 반박 보고가 접수된 건 오후 133분이었다.

당황한 해경은 오후 224분 청와대에 사망자 2명 포함해 166명이 육지로 들어왔다며 정정보고를 한다. ‘190명 추가구조 없다는 사실을 확인지 50분 지나서였다. 우왕좌왕하며 청와대에 사실을 알리는 것을 늦춘 것이다.


'배 안에 갇힌 탑승자' 떠올리는데 5시간 걸려

 

정정보고를 접한 청와대의 반응은 경악 그 자체였다. “큰일났다. 대통령까지 보고 다 끝났다며 당황해 했다. 물속에 갇힌 수백 명 탑승자들에 대한 생사보다 대통령 한 사람의 눈치를 보는 게 우선이었다.


그리고 나서야 침몰한 배 안에 갇힌 불쌍한 국민들을 생각해 냈다. “나머지 310명은 다 배 안에 있을 가능성이 높은 거 아닙니까? 이거 여파가 크겠는데라며 배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탑승자에 대해 언급한 건 사고 발생 다섯 시간 반, 배가 완전히 물속에 잠긴 뒤 네 시간이 경과된 때였다. 수시간 동안 배안에 갇힌 승객들을 떠올리지도 않았다니 어안이 벙벙할 뿐이다.



해경의 엉터리 늑장 보고만 문제였을까. 그렇지 않다. 박 대통령의 행태 또한 해경보다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 않다. 304명이 배안에 갇혀 있다는 게 확인된 지 한참이 지난 오후 510분 안전행정부에 마련된 중대본을 찾은 박 대통령은 이렇게 다그쳤다.

학생들이 구명조끼를 입고 있었다는데 그렇게 찾기 어렵습니까?”

구명조끼 입고 바다로 뛰어든 학생들을 왜 건져 올리지 못하느냐는 추궁이다. 그때까지 학생들 대부분이 침몰한 배 안에 갇혀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는 얘기다. 국민 모두가 알고 있던 사실을 대통령이 모르고 있었다니 기가 막힐 노릇이다.

 

 

사고 8시간 뒤까지 배 안에 갇힌 학생 있다는 사실 몰랐던 박근혜

대통령이라도 일찌감치 배에 상당수의 탑승자가 갇혀있다는 사실에 주목했더라면, 구조 방식뿐 아니라 결과까지 달라졌을 것이다. 해경의 무능과 청와대의 안일만 탓할 게 아니다. 대통령도 자신의 어처구니없는 행태에 대해 국민에게 깊이 사죄해야 한다.


 

국민 안위는 뒷전이고 대통령의 눈치만 살피는 건 새누리당 의원들도 마찬가지다. 국정조사특위 해경 기관보고에서 새누리당 조원진 의원이 새정치민주연합 김광진 의원의 발언을 문제삼았다. 그러자 여당 위원들이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김광진 의원이 특위위원직을 사퇴하지 않으면 회의에 참여하지 않겠다며 기관보고를 보이콧했다.


 

문제의 발언은 녹취록에 등장하는 VIP(대통령) 관련 내용이었다. 김 의원이 해경과 청와대가 주고받은 전화통화 녹취록에 등장하는 내용이라며 이런 주장을 했다. ‘청와대가 사고수습보다는 대통령의 지시에만 신경을 썼다는 지적이다.


 

“‘내가 요청하는 게 아니다. VIP가 그걸(특정 영상) 제일 좋아하고 그게 제일 중요하니까 그것부터 해라고 끊임없이 말합니다. 다른 일을 할 수가 없게 만들지요. TV화면에 나오는 것 이걸로 가능하냐 묻지만 VIP는 계속 다른 화면만 요구합니다.”


 

그러자 조원진 의원이 “VIP께서 이 화면 좋아하지 않고 다른 화면 좋아한다는 그런 내용 녹취록에 없다며, 없는 사실을 있는 것같이 공개된 자리에서 말해도 되냐고 문제를 제기한 것이다. 논란이 된 부분에는 ‘VIP가 이 그걸(청와대가 요구한 특정 영상) 좋아한다는 표현은 등장하지 않는다.



<새누리당이 문제 삼은 녹취록 부분. 영상 달라고 다그친 건 틀림없는 사실이다.>

 

그날 청와대에게 큰일300명 국민생명 아니라 VIP의 심기

문제가 된 녹취록 단락의 전후를 살펴보면 청와대가 사태 수습보다는 특정 영상확보에 더 신경을 쓴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여지가 충분하다. 김 의원이 녹취록 내용을 그대로 인용한 건 아니지만, 문맥의 의미를 풀어보면 그의 주장이 틀렸다고 보기 어렵다. 특위위원직 사퇴를 주장하며 회의를 중단시킬 정도는 아니었다.

세월호 사고 당일 청와대의 눈에는 물속에 갇힌 300여명 탑승객이 보이지 않았나 보다. 그들이 주시했던 건 오직 VIP였다. 국민의 안전보다 대통령의 심기가 더 중요했다는 얘기다. 이러니 사고난지 다섯 시간 지나서야 침몰한 배안에 수백명 의 국민이 갇혀 있다는 사실에 주목했던 거다.


 

그들이 300여명 국민의 목숨보다 더 중요하게 여긴 VIP는 어땠을까. 사고 8시간 경과한 뒤에도 둔원고 학생들이 배 안에 갇혀 있다는 걸 모르고 있었다.

그날 청와대에게 큰일이란 300여명 국민의 생명이 아니라 VIP의 심기였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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