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최순실, 측근) 비리

2299등에서 36명 합격자로…결국 최경환 지시였다

道雨 2016. 9. 22. 11:04

 

 

2299등에서 36명 합격자로…결국 최경환 지시였다

 

 

 

전 중진공 이사장 “인턴 채용은 최의원 지시” 폭로

박철규씨 계속 부인하다 끝내 실토
“재응시 권했지만 ‘그냥 하라’ 지시”
‘최의원 무혐의’ 검찰 재수사 불가피


 
박철규 전 중소기업진흥공단(중진공) 이사장이 최경환 새누리당 의원 인턴 출신의 불법 채용 과정에 “최 의원의 지시가 있었다”고 21일 폭로하면서, 최 의원에 대한 검찰의 재수사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최 의원을 고발했던 청년참여연대는 이날 “박 전 이사장이 뒤늦게 진실을 밝혀 검찰의 봐주기 수사가 드러났다. 검찰은 고발인 조사를 한 번도 하지 않고 최 의원에 대해서도 서면조사만 하는 등 부실 수사를 진행했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최 의원 인턴 출신 황아무개씨가 2013년 8월 수차례 성적 조작을 통해 중진공 신입직원으로 합격한 사실이 지난해 뒤늦게 드러나고, 이 과정에서 박 전 이사장이 최 의원을 독대한 사실까지 드러난 뒤 수사에 착수했지만, 지난 1월 박 전 이사장의 진술을 근거로 최 의원을 무혐의 처리했다.

 

 

 

 

황씨는 2013년 하반기 중진공 신입사원 채용에 지원했다. 최종 36명을 뽑는데 4500명의 지원자가 몰려 무려 125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공단은 우선 1차 서류전형에서 170명을 뽑기로 했다.

황씨는 2299등을 했다. 자기소개서와 경력을 조작해서 1200위로 등수가 올랐다. 다시 출신학교와 어학 점수를 조작해 176등이 됐다.

두 차례의 조작에도 황씨가 170등 안에 들지 못하자, 공단은 아예 서류 합격 인원을 176명으로 늘려버렸다.

 

이후 2차 인적성 검사에서도 황씨는 164등을 했다. 36등 안에 들지 못하자 중진공은 결과를 조작해 36등 안에 들도록 만들었다. 그러나 외부 심사위원 중 일부 인사가 강하게 반발하면서, 황씨는 내부적으로 탈락이 결정됐다. 2013년 7월31일 중진공이 아직 최종 합격자를 발표하기 전이었다.

박 전 이사장이 이튿날인 8월1일 국회에서 최 의원을 독대한 이후 황씨는 합격자로 둔갑했다. 최 의원의 합격 지시에 따른 것이다.

 

황씨의 호칭은 인턴이지만 실제로는 최 의원실 직원이었다. 2009년 1월부터 2013년 3월까지 4년 동안 최 의원의 지역구인 경북 경산 지역사무실에서 근무했다.

황씨는 2013년 3월부터 중진공 대구·경북연수원에서 3개월가량 파견직으로 근무하다가, 그해 6월 중진공 신규 채용에 지원했다.

박 전 이사장은 기재부 기획조정실장을 맡은 뒤, 2012년 1월부터 올해 1월까지 공단 이사장을 지냈다.

 

박 전 이사장은 검찰 수사 등에서 8월1일 최 의원과의 독대에 대해 “국회 원내대표실에서 최 의원을 만나긴 했지만, 최 의원에게 차마 황씨에 대한 말을 하지 못하고 그냥 나왔다”고 진술해왔다. 그랬던 그가 이날 열린 자신의 열번째 공판에서 결국 묻어뒀던 진실을 밝힌 것이다.

심지어 독대 당시 다시 한 번 “외부위원이 나중에 문제제기 할 수 있어 의원님께 누가 될 수 있어 말씀드린다. 비정규직으로 있다가 내년에 다시 한 번 응시하면 어떻겠냐”고 했는데도 최 의원은 “그냥 하라”고 말했다고 박 전 이사장은 폭로했다.

 

중진공 채용 비리와 관련해 의혹이 제기된 이들은 최 의원 외에도 여럿이다.

2012~2013년 진행된 중진공의 3차례 공개 채용에서 정우택 새누리당 의원 등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산자위) 소속 의원 3명과 박승춘 보훈처장, 기획재정부 등 경제부처 전·현직 고위 간부 4명 등 모두 8명이 본인 아들 등 지원자 10명에 대한 채용을 청탁한 정황이 드러났다. 최 의원까지 합치면 9명의 고위층이 11명 합격자에 대한 채용 청탁을 한 것이다.

이는 중진공이 당시 세 차례 공채로 뽑은 신입사원 104명 가운데 11%가 넘는 규모였다.

 

 

최현준 기자 haojun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