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들도 앞다퉈 시국선언 "박근혜 하야하라" "거국내각구성하라"
대학생들도 릴레이 시국선언, 주말에 대규모 장외집회도
대학교수들도 '최순실 국정농단' 파동과 관련, 시국선언 대열에 동참했다.
경북대 교수 50명과 비정규 교수 38명은 27일 '민주주의를 사수하고자 하는 경북대 교수 일동' 명의로 "민주주의를 짓밟고 국정을 파탄시킨 박근혜 대통령은 하야하라"며 박 대통령에게 하야를 요구했다.
이들은 "미르재단, K스포츠재단 등과 관련된 각종 비리와 대통령 연설문, 국무회의 자료 사전 유출 등 '최순실 게이트'는 민주적 통치 체제의 기본을 무너뜨린, 경악을 금치 못할 국기 문란 사태"라면서 "국정농단과 국기 문란 책임은 대통령에게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박 대통령은 집권 이후 무능력, 무책임, 불공정, 부정부패, 비리 등으로 국민 삶을 피폐하게 만들었다"며 "국민 자존심에 상처를 입히고 국가를 혼란에 빠뜨린 당사자인 박 대통령이 모든 책임을 지고 하야하는 것이 국가와 민족을 위해 봉사할 수 있는 마지막 길"이라며 거듭 하야를 촉구했다.
성균관대 교수 32명도 이날 성대 교수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발표한 시국선언문을 통해 "현재의 대통령은 국가를 이끌 능력과 양심을 갖추지 못했으므로 탄핵이 마땅하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그러나 임기가 일년여밖에 남지 않았고, 주요 현안들이 산적한 상황에서 탄핵 논쟁만이 바람직한 선택이 아닐 것"이라며 "대통령은 가능한 빨리 내각과 청와대 비서진을 전부 사퇴시키고 거국중립내각을 구성해, 개헌을 비롯한 모든 나랏일의 관리를 새 내각에 일임하라"고 촉구했다.
이밖에 서울대 교수들도 시국선언을 준비하는 등, 각 대학 교수들도 앞다퉈 시국선언에 뛰어드는 양상이다.
전날 이대, 서강대, 부산대, 건국대, 동덕여대, 경희대에 이어 이날도 홍익대, 성균관대, 고려대, 한양대, 중앙대 총학생회 등의 시국선언이 이어지고 있다.
홍익대 총학생회 시국선언문을 통해 "숨어있던 권력이 민낯을 드러냈지만, 대통령은 아직도 짧은 녹화 사과와 책임회피로 일관하고 있다"며 "대통령은 형식적인 사과와 변명으로 성난 민심을 달래려 하지 말고, 진정성 있는 사과와 함께 본인이 관련된 사실들을 털어놓음으로서 국민 앞에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성대 총학생회도 시국선언을 통해 “최순실씨의 국정농단 의혹이 국가적 문제로 확대되고 있다”며 “(의혹이) 사실로 판명되면 이는 민주주의 존립을 위협하는 중대한 사안으로 대통령은 모든 법적ㆍ정치적 책임을 져야한다”며 박 대통령 퇴진을 요구했다.
이밖에 이날 전북, 인천, 여수, 충남 지역의 시민사회단체들이 박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고 나선 데 이어, 주말인 29일에는 민중총궐기투쟁본부가 청계광장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기로 하는 등, 최순실 국정농단에 대한 국민 분노가 들불처럼 확산되는 양상이다.
최병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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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균관대 교수들 시국선언 "거국 중립내각 구성하라"
▲ '거국내각구성' 성균관대 교수 시국선언 '비선실세'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가 일파만파 확산되는 가운데 27일 오전 종로구 성균관대 교수회관에서 박승희, 정현백, 김정탁 등 교수 30여명이 '거국내각구성'을 요구하는 시국선언서를 발표했다. | |
ⓒ 권우성 |
'거국내각구성'
2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성균관대학교 교수회관. 6명의 교수들이 이 여섯 글자를 쓴 흰 종이를 들고 기자들 앞에 섰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첫 대학교수 시국선언이었다.
뜻을 같이 하는 30여 명의 학내 교수들을 대표해 기자회견에 나선 김정탁, 박승희, 정현백 교수 등은 박근혜 대통령을 향해 "탄핵이 마땅하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임기가 1년 정도밖에 남지 않은 점과 주요 현안들이 산적한 상황이라는 점을 들어, 먼저 내각과 청와대 비서진 총사퇴 조치 이후 거국중립내각 구성을 요구했다. "탄핵이 마땅한" 박 대통령이 자리를 지킬 수 있는 마지막 방법이라는 것이다.
"대통령은 가능한 빨리 내각과 청와대 비서진을 전부 사퇴시키고 거국 중립 내각을 구성하여야 한다. 대통령은 개헌을 비롯한 모든 나랏일의 관리를 새 내각에 일임하여야 한다. 이것이 더 이상의 사회 혼란과 국격 추락을 방지하는 길이다. 박 대통령은 이 주장을 받아들일 때 대통령으로서 그나마 나라에 마지막으로 봉사할 수 있을 것이다."
기자회견 이후 정현백 교수(사학과)는 '오마이TV'와 한 인터뷰에서 "정상적인 정치 프로세스를 통해서 진행돼야 할 정치가, 대통령과 사적인 사람의 개입에 의해 왜곡된 것에 경악했다"며 "국민들의 심리적인 공황상태를 극복하고 빨리 수습하는 것이 최선책이라고 생각해서 급하게 기자회견을 준비했다"고 밝혔다.
"국민들을 포함한 저희가 충격이 컸다. 정치의 정상화가 중요하다. 박근혜 대통령에게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
이어 백 교수는 지난 25일 박 대통령의 이른바 '녹화 사과'에 대해 "여전히 문제의 본질을 모르는 무능한 정치 지도자"라고 일갈했다. 국민들이 왜 하야나 탄핵까지 요구하는지 이해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는 "박 대통령의 변명 자체도 논리적으로도 앞뒤가 맞지 않고, 증거를 통해서 금방 반박될 수 있었다"며 "이런 점에서 현 정부의 무능, 관료 체제의 무능까지도 같이 볼 수 있다"고 비판했다.
"조력자들의 책임도 물어야"
또한 백 교수는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 협조한 관료들의 책임도 분명이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의 일탈된 정치 행태도 심각한 문제지만, 이것에 대해서 조력자로 일한 관료들의 무책임성, 정치적 일탈 등을 밝히는 과정도 병행돼야 한다. 저희는 박 대통령에게 책임을 물으면서 관료들의 무책임성이 그대로 넘어가 버리는 것을 대단히 경계한다."
그는 최순실씨가 <세계일보> 인터뷰에서 지금은 건강 문제로 한국으로 돌아갈 상황은 아니라고 밝힌 것과 관련, "오만방자하기 짝이 없다"며 "내가 아프면 못 간다는 거 아니냐, 예상했던 반응"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최순실 게이트'를 밝히는 것도 (세월호 참사의 진상규명만큼) 긴 싸움이다, 국민들의 적극적인 지원과 치열한 감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날부터 대학생들의 시국선언이 봇물 터지듯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백 교수는 성균관대를 시작으로 다른 대학 교수들의 시국선언도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 박정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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